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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만의 제타함수 (5) : 지수의 실수로의 확장

Sunday, March 30th, 2008

이 글은 다음 글들에 이어지는 시리즈의 다섯번 째 글이다.

글 싣는 순서

리만의 제타함수 (1)
리만의 제타함수 (2) : 수의 체계
리만의 제타함수 (3) : 실수란 무엇인가
리만의 제타함수 (4) : 지수법칙

후속편 오래 기다리신 분들께는 정말 죄송. 조국의 미래가 풍전등화인지라 -_-;; 아무튼 다시 연재물 시작.

지난 번에는 지수법칙을 설명했다. 지수법칙이 자연수 범위, 정수 범위, 유리수 범위로 확장되는 것을 다뤘다. 이제 지수를 실수범위까지 확장하려 한다. 그리하여 지난 번에 마지막으로 남긴 질문은 바로 이것.

[math]2^{\sqrt{2}}[/math]

를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

이 질문은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내가 옛날에 고딩시절 고등학교 수학 교과서에서 읽은 적이 있다. 검색을 해 보니, 웹상에 올려진 해당 교과서 부분은 이렇게 서술되어 있다. (참조한 링크)

유리수 지수까지는 지난 번 글에서 보듯이 잘 정의가 되어 있으므로,

[math]2^1, 2^{1.4}, 2^{1.41}, 2^{1.414}, 2^{1.4142}[/math]

는 아무런 하자가 없는 실수들이다. 문제는 그 다음 구절에 있다.

...은 점점 일정한 값에 가까워진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그 값을 [math]2^{\sqrt2}[/math]으로 정한다.

이 정의는 명확해 보이는가? 고등학교 수학 교과서가 실수지수를 이렇게 에둘러 정의했다는 사실, 알고 있었는가? 고등학교 수학교과서는 왜 더 명확한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어찌어찌하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는 것을 언급하며 은근슬쩍 정의를 하고 있는 것일까? 바로 이 지점에서, 내가 지난 '리만의 제타함수 (2) : 수의 체계'에서 했던 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러면 이제 나는 중고교수학에 있는 모두 쉬쉬했던 비밀 하나를 말하려 한다. 그것은 바로 중고등학교 수학 교과과정에서는 ‘실수’가 무엇인지 제대로 안 가르쳐준다는 것이다!!

실수가 무엇인지 고등학교에서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기 때문에, 실수지수를 정의하는 부분도 정확히 가르칠 수 없다. 하나 주의할 것은 내가 지금 고등학교 교과서를 비난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실수를 제대로 설명한다는 것은 쉬워보이지만 그게 또 아주 쉽지만은 않다. 실수의 정의는 대학교 수학과 '해석개론'이라는 과목에서 제대로 배우게 된다. 대학 1학년들이 배우는 미적분학에서도 사실은 '실수'를 피하고 지나간다.

'리만의 제타함수 (3) : 실수란 무엇인가'에 따르자면, 결국 실수란 무한소수들 아니던가? 그렇다. 그러나 그보다 더 이전에 실수에 알아야 할 사실이 있다. 우리는 유리수를 크기에 따라 일렬로 세울 수 있다. 실수의 가장 근본적인 이미지는 이 크기에 따라 일렬로 늘어선 유리수들 사이사이의 구멍을 모두 메운 것이다.

그렇다면 수직선상에서 유리수의 구멍을 메워 얻어진 실수는 유리수와 무엇이 다른 것일까?

[math]1, 1.4, 1.41, 1.414, 1.4142, \cdots [/math]

로 진행되는 '유리수' 수열을 생각해보자. 이 수열은 알다시피 루트 2에 점점 가까워진다. 루트 2는 그런데 유리수가 아니다. '유리수'로 구성된 수열은 유리수를 벗어나 '무리수'로 수렴할수도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유리수와 실수의 세계를 갈라놓는 성질이다. 어딘가로 점점 가까워지는(?) '실수' 수열은 반드시 '실수'로 수렴한다. 실수 밖으로 절대 벗어나지 않는다! 바로 이 성질을 갖기 위해서, 유리수의 구멍들을 모두 메워 실수를 만들어 낸 것이다. 이를 실수의 '완비성'이라고 한다.

이 완비성은 이것말고도 여러가지 버전으로 나타나는데, 한 가지 버전은 다음과 같이 서술된다.

단조증가하는 유계수열은 수렴한다

좀더 풀어쓰자면,

어떤 수열이 계속 증가하고, 등장하는 모든 수 어떤 고정된 수보다 작다면, 그 수열은 수렴한다

이제 위의 교과서에 등장한 수열을 다시 보면,

[math]2^1, 2^{1.4}, 2^{1.41}, 2^{1.414}, 2^{1.4142}, \cdots [/math]

로 진행되는 '실수'들의 수열은 보다시피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모두 [math]2^2=4[/math]보다는 작다. 따라서 수렴하고 따라서 '실수'하나를 정의한다. 그러므로 바로 이 '완비성'이라는 것이, 고등학교 수학 교과서가 그냥 '알려져있다'고 언급하고 넘어가는 부분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내가 한 논의들을 꼼꼼히 읽어보면, 나는 '수렴'이라는 말도 사실은 정의한 적이 없다)

나는 지난번 글의 마지막 부분에서 실수지수를 정의하는 작업은 이전의 작업과 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언급했다. 위의 논의에서 보듯이 실수의 정의와 실수지수의 정의는 '극한'의 개념을 건드리고 있고, '완비성'이라는 개념을 필수적으로 요구한다.

제목은 리만의 제타함수인데, 자꾸 실수의 정의에서 맴돌고 있으니, 조금 재미가 떨어지고 힘이 든다. 다음 번에는 좀더 구체적인 진짜 수학을 얘기하려 한다. 다음 주제는 자연상수 'e'. 글쓰기도 힘든데, 다음부터는 동영상 강의를 짧게 시도해보는게 어떨지 고민하고 있다. 독자들의 반응을 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