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속으로

January 24th, 2013

늘 마음에 오래 전에 옮겨 놓은 디외도네의 한 마디

A mathematician, then, will be defined in what follows as someone who has published the proof of at least one non-trivial theorem.

가 부담이 되었던 것 같다. 새 논문의 초고가 점차 모습을 드러내면서, 이제야 짓눌린 어깨가 좀 가벼워진다. 세상의 인정과 무관하게, 지금 나는 내가 해낸 것에 만족감을 느낀다.

(악명 높은 E.T. Bell의 글인 만큼 진실인지 의심되지만) 야코비가 했다는 다음과 같은 말도 잘 잊혀지지 않는다.

Young mathematicians ought to be pitched "into the icy water to learn to swim or drown by themselves. Many students put off attempting anything of their own account until they have mastered everything relating to their problem that has been done by others. The result is that but few ever acquire the knack of independent work."
--E.T. Bell, Men of Mathematics (in describing the opinion of Carl Jacobi)

나는 정말로 얼음물에 던져진것 같았고, 수학자가 되기 전에 빠져 죽을 위기의 순간들이 지금까지 계속되었다고 느껴지는데, 그래도 이젠 마침내 수영하는 법을 터득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제부터 시작이지만.

이제는 골방에서 나와 세상 속으로 들어가고 싶다.

사람을 키우고 싶다. 학생들도 가르치고 싶고, 아이도 키우고 싶다.

세상은 나를 사 가시라.

대선 개표 로지스틱 음모론

December 30th, 2012

수학노트에 2012년 대선 개표와 로지스틱 곡선 라는 항목을 만들어 두었다. 나는 로지스틱 음모론이 아니라, 사인함수가 숨어있는 음모론같다.

2011년에 다음과 같은 트윗이 트위터 상에서 RT되어 퍼져가던 것을 기억한다

당신이 태어난 해의 끝 두자리에 금년의 당신 나이(만나이)를 더 해보세요. 전 세계 모두가 다 111이란 결과를 얻게 될거예요

뭔가 딱 맞아떨어져 놀랍다는 이러한 계산들이 실은 앞으로 한발, 뒤로 한발 움직이면 제자리라는 것과 본질적으로 다를 게 없다.

수학노트 가입

December 29th, 2012

스프링노트의 수학이 알고싶은 중고대딩들을 위한 수학 노트는 이제 http://wiki.mathnt.net/ 로 옮겨졌다. 스팸이 계속 유입되기 때문에 좋은 방법이 마련되기 전까지 무한정 가입을 열어두기는 어렵다. 함께 할 사람들은 로그인 / 계정 만들기를 눌러 서둘러 가입을... 한국시간으로 해가 바뀌기 전까지만 열어둘 예정이다.

근황

September 10th, 2012

* 우편물 하나를 받았다.

마음이 아프다는 핑계로,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열심히 살지 못했던 날들이 참 많았다. 내 맘과 싸우느라 얼굴에 생기는 다 사라지고, 그늘만 남은 것 같다. 그러는 사이에 가까웠던 사람들에게 상처도 많이 줬고, 실망도 많이 안겼다. 이룬 것은 보잘 것이 없어, 부끄럽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이제 그만 내려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날들이 참 많았던 시간이지만, 비틀비틀거리면서 여기까지 왔다.

* 미국을 떠나 독일행 비행기를 타기 전 2주 정도가 남았다. 행선지는 본(Bonn)이다.

* 마음이 몹시 쓸쓸하다. 몇해동안 어렵게 어렵게 가라앉혀, 뱃속 깊이 눌러놓은 우울과 슬픔이 감정의 요동을 타고 다시 목구멍으로 넘어오려 한다. 세상에 내 몸과 마음이 편히 기대어 쉴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좋겠다.

스프링노트 수학노트의 탄생과 관련하여

August 13th, 2012

지난 글
스프링노트 서비스 종료
스프링노트의 ‘정치개혁연구’ 단상

스프링노트의 수학이 알고싶은 중고대딩들을 위한 수학 노트 는 2008년 10월 13일 '수학과 학부생을 위한 노트' 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었다. 바로 전인 그 해 9월의 대학교 수학과에서는 무엇을 배우나 에 대한 포스팅이 있었고, 그 질문을 염두에 두고 있던 상태에서 얼마 지나지 않아 스프링노트에 판을 벌리게 되었다.

때마침 스프링노트에서 '도전! 나도 스프링노트의 달인'이라는 이름의 이벤트를 진행하였고, 순위가 오른 김에 등수 안에 드는 것을 목표로 하여 반짝 열을 냈다. 초기의 컨텐츠는 이 덕분에 다소 빠른 속도로 만들어졌다. 결과는 스프링노트 이벤트 – 아이팟 당첨.

수학노트의 탄생과 관련이 있는 나의 생각들은 수학노트가 만들어진 때를 전후로 한 여러 블로그 포스팅 속에 짤막짤막하게 담겨 있다.

  • 교육에 대한 몇가지 생각 (2008년 1월)
  • 바른 지식이 삶을 더 풍요롭게 하고, 삶의 질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것을 믿으며, 나의 지식을 공유하고, 다른 사람의 성장을 돕는다
  • 드무아브르의 중심극한정리(iv) : 가우시안의 눈부신 등장 (2008년 7월)
  • 잠시 여담이지만, 이렇게 중고딩 교과서에 ‘~임이 알려져 있다’라고 하는 부분은 사실 교사에게도 학생에게도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나의 경험으로 볼 때, 이 순간이야말로 선생님들이 어린 아이들의 가슴 속에 세상에 매우 긍정적인 야망을 심어줄 수 있는 좋은 찬스인 것이다. 바로 이런 곳에 더 높은 수준의 학문을 향한, 학생들이 밟을 수 있는 디딤돌이 놓여져 있는 사회가 건강하고 튼튼한 것이라는 믿음하에 이 글은 작성되고 있다.
  • 청소년을 위한 모노드로미 (2008년 8월)
  • 두 책이 각각 고등학생과 대학1학년을 대상으로 행해진 강의록이라고 하니, 그야말로 ㅎㄷㄷ이라 할 수밖에. 둘다 모두 굉장히 격조가 있고 품격이 높은 수학이라고 할 수 있고, 결코 만만한 내용이 아니다. 수학과의 학부에서 배우는 개별과목들의 중요 개념들이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19세기 수학의 높은 성취물들이기 때문에, 수학과의 학부 4학년들에게 가르치는 일도 그리 쉬울 것 같지는 않다.하지만 다소 어려움이 있을지라도 바로 이런 수학들을 학부생들에게 가르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본다. 이런 맛을 봐야 수학이 멋있는 것을 안다.
  • 싸부와 위키피디아 (2008년 9월)
  • 오늘 싸부와 잠시 대화를 나누었는데, 이런 저런 페이퍼의 존재를 알려주는데, 지은이만 알고 제목을 모르겠다더니, 알려준다고 검색에 들어간다. 그러면서 뚝딱뚝딱 하더니, 위키피디아의 한 엔트리의 편집 모드로 들어가더니 아래에 있는 참고문헌 부분에다가 무언가를 적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는 위키에 올렸으니 가서 찾아보면 된다고 한다.  (...)이 사람은 위키피디아를 자기 개인용 노트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참고문헌을 적어놓으면, 유용하다나 –;;;
  • 수학노트와 지역불균형 (2009년 11월)
  • 지방의 고등학생이었던 나는 그 시절에 이런저런 경험들을 통해 이미 나의 수학 실력과 서울에 있는 많은 아이들의 수학 실력에 차이가 많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 나는 내가 느낀 결핍의 문제들은 해결을 해봤으면 하는 마음이다. 어떤 의미로는 수학노트는 변방의 마음에서 태동한 것임을 나는 말해두고 싶다.

이러한 생각들이 나의 머리에서 곧 흐릿해진 이후에도 수학노트가 (정치개혁연구와 마찬가지로 사실상 1인 프로젝트였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굴러갈 수 있었던 데는

  • 노트를 만드는 것이 나 자신의 공부에 유용한 측면들이 있었다는 점
  • 나름 전문성을 가진 분야에서 잉여력을 발휘하기는 크게 어렵지 않다는 점

과 같은 요인들이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