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inmetz, Charles P.
Mathematics is the most exact science, and its conclusions are capable of absolute proof. But this is so only because mathematics does not attempt to draw absolute conclusions. All mathematical truths are relative, conditional.
In E. T. Bell Men of Mathematics, New York: Simona and Schuster, 1937.

펠릭스 클라인 : Lectures on the Icosahedron and the Solution of Equations of the Fifth Degree

20세기 수학의 궤도를 제시한 힐버트의 역사적인 1900년 국제수학자대회 연설의 초반부에는 이러한 언급이 있다. (Mathematical Problems, Lecture delivered before the International Congress of Mathematicians at Paris in 1900 By Professor David Hilbert)

But it often happens also that the same special problem finds application in the most unlike branches of mathematical knowledge. So, for example, the problem of the shortest line plays a chief and historically important part in the foundations of geometry, in the theory of curved lines and surfaces, in mechanics and in the calculus of variations. And how convincingly has F. Klein, in his work on the icosahedron, pictured the significance which attaches to the problem of the regular polyhedra in elementary geometry, in group theory, in the theory of equations and in that of linear differential equations.

세르의 Extensions icosa’edriques (OEuvres Collected Papers, Vol. III, 1972-1984, 550-554) 의 마지막 부분에는 이러한 언급이 있다.

I’ll stop here. But I am aware that the remarks above barely scratch the subject : there is so much more in Klein’s book, and in Fricke’s! Invariants, hypergeometric functions, and
everywhere, a wealth of beautiful formulae!

여기서 언급되고 있는 책이 바로 펠릭스 클라인의 책 Lectures on the Icosahedron and the Solution of Equations of the Fifth Degree 이다. 정이십면체와 5차 방정식이 제목에 등장하고 있는데, 이들 외에도 invariant theory, hypergeometric differential equations 같은 19세기 수학의 높디 높은 성취물들이 모두 함께 정이십면체를 주제로 하여 펼쳐지는 멋진 책이다. 내 말을 믿지 말고, 힐버트와 세르의 말을 들으세요.

1884년 5월 24일로 기록되어 있는 서문의 날짜를 보았다. 쓰여진지 100년도 더 지난 책인데, 역사를 공부하는 것도 아니고 이런 걸 읽을 필요가 있을까 물을 수 있겠다. 그에 대한 답은 나도 확실히 모른다. (어쨌든 힐버트와 세르는 적어도 읽었다) 그냥 나는 오래전부터 이 책을 읽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랬다. 학부생 때 이 책을 집어들었을 때는 사실 눈에 들어오는 것이 없어 그냥 밀어뒀던 기억이 있다. 내용도 어려웠거니와, 쓰여진 지 오래된 책은, 그 형식에서도 요즘 책들과는 또 다른 점들이 많이 있다. 어쨌든 한참이 지난 오늘 다시 이 책을 펼쳐보니, 한 100페이지까지의 내용을 파악한 바로는, 거의 다 이해할 있는 것 같아서, 조금 기분이 좋아졌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책을 읽는 도중 등장한 하나의 공식을 보는 순간, Kleinian singularity 에 대한 Mckay correspondence 를 좀더 일반화할 수 없을까 하는 문제를 생각해 보게 됐다. 처음에는 뭔가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이 컸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자꾸 개꿈인 것 같다. 내일 좀더 생각해 봐야겠다.

어쨌든, Klein의 책을 읽다가 Kleinian singularity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이 신기했다. 그러고보니, Kleinian singularity 라는 말 자체가 이 책에서 기원한 듯 하다. 이런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 나는 고전을 읽는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책들은 그냥 교과서와는 다르게, 어디를 향해 걸어가야 하는지를 말해준다고 나는 느낀다. 그리고 그것은 아마도 책에 혼이 담겨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훌륭한 내용들을 좀 현대적인 버전으로 새로 써서, 학부생들에게 가르친다면, 그제서야 좀 제대로 된 대학의 수학교육이 이루어질수 있지 않을까. 지금처럼 학부생 교육에 철학도 없이, 각 과목들만 무책임하게 가르치는 식으로는, 수학자를 키우기는 커녕 수학과를 나오고도 수학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만 만들어 졸업시킬 뿐이라고 본다. 대학에서 수학을 배웠다고는 하는데, 타원함수도 모르는 애들을 키워서 뭐할거냐고.

아무튼 결론은 이 책은 (물론 나머지도 마저 봐야겠지만) 훌륭한 책이라는 것, 그리고 학부생들은 이런 책들을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공부의 방향을 잡아보면 어떨까 생각이 든다. 나의 견해로는, 학부생들도 (지도를 잘 받는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물론 문제는 교수들이 지도를 잘 안 (못?) 해줄 거라는거… 책 쓰여진게 1884년이라니, 우울한 코리아의 현실이 생각나 또 한숨이 나온다.

EBS 다큐 ‘피타고라스 정리의 비밀’ 단상

이전에 한국에서 제작된 수학다큐가 있었는가 잘은 모르겠지만, 이번 EBS 다큐는 어떤 의미에서는 새로운 장을 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국내 최초의 수학드라마는 ‘눈의 여왕’ ㅋㅋ (문근영 기하학 맨 아래 코멘트 참조).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소재를 가지고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간 좋은 작품을 만든것 같아 흐뭇하구요. 그동안 이 블로그에서 언급했던 주제들도 참 많이 등장했던 것 같네요.

미분기하학을 전공한 서울대의 김홍종 교수님이 자문 및 감수를 했다니, 스토리가 “피타고라스의 정리 -> 비유클리드기하학 -> 아인슈타인 일반상대성이론” 으로 진행된 것이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을 들자면, 피타고라스를 말하면서 음악을 언급하지 않았다는거, 조금 안타까운 점이 있네요. 사실 피타고라스의 위대한 업적 중의 하나는 음악 속에서 수학을 발견했다는 것이죠. 서로 조화를 이루는 음들과 자연수의 비가 관계가 있다는 발견말입니다. 다큐에서도 언급을 했지만 피타고라스의 믿음 ‘모든 것은 수다’ 를 말할 때, 피타고라스에게 있어서 ‘수’라는 것은 유리수의 범위까지만을 말한다고 하죠. 피타고라스가 음악 속에서 발견했던 자연수의 비, 그 사실이야말로 피타고라스의 믿음을 떠받쳐준 자연의 신비였고, 루트2가 무리수라는 것이 발견되었을 때, 그것이 학파 내의 살인으로까지 이어졌다는 사실은, 이러한 배경을 알 때, 좀더 제대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음악 속에 수학이 있다는 사실 - 저는 사실 이걸 대학에 와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대학교 1학년 시절, 기숙사 방 PC앞에 쭈그려 앉아 보던 도올의 논어이야기에서 도올이 음계라는 것이 1부터 2 사이를 어떻게 나누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고 말하던 때가 있었던 것 같네요. 사실 중고등학교의 수학선생님들이 대학에서 교육받는 방식을 생각해 본다면, 그런 사실을 대학생이 될때까지 아무도 언급해주지 않았다는 사실이 하나도 놀랍지 않습니다만, 어쨌든 문제가 있는 교육이라고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의 중고등학교 시절 수학교육은 지금껏 수학 자체의 지식을 전달하는데만 집중을 해왔지만, 앞으로의 수학교육은 수학이라는 학문이 우리의 문명, 역사, 사회 속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잘 전달해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다음번 수학다큐를 제작한다면, 피타고라스가 음악 속에서 발견한 수의 비밀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봐도 재밌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독특한 수학문명을 건설했던 고대 그리스의 음악은 과연 어떠했을 것이며, 유리수의 비율에 기초한 순정률과 무리수의 세계로 발을 뻗은 평균율 음계의 대비, 음은 왜 하필 12개인가, 동양의 음계와 서양의 음계의 비교, … , 푸리에의 해석학이 가져온 혁명, 컴퓨터가 열어 주고 있는 새로운 음악의 가능성, CAN ONE HEAR THE SHAPE OF A DRUM? 등등 말이죠. 소리와 영상을 모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큐야말로 이런데 있어서는 가장 훌륭한 매체가 아닐까요.

어쨌든 앞으로도 수학을 주제로한 이런 좋은 다큐 제작과 같은 노력들이 중단없이 계속된다면, 언젠가는 우리도 BBC다큐가 부럽지 않고, ‘박사가 사랑한 수식’ 부럽지 않은 날이 올텐데 말이죠. 교양있는 수학자와 수학교사 한 10명 정도만 의기투합, 팀을 만들어 활발하게 움직인다면, 엄청난 파괴력이 있을것 같다는 생각을 가끔 하는데 말이죠…

대학교 수학과에서는 무엇을 배우나

대학교의 수학과(또는 수학교육학과) 학부에서는 보통 다음과 같은 과목들이 제공됩니다.

미적분학
다변수미적분학
정수론
선형대수학
추상대수학
상미분방정식
편미분방정식
해석개론
복소해석학
실해석학
미분기하학
일반위상수학
대수적위상수학
집합론과 수리논리
기타 응용수학 토픽 과목

학부 수학에는 어떤 과목들이 있고 도대체 뭘 배우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되므로, 앞으로 기회가 될 때마다, 각 과목에 대해 짤막하게나마 소개글들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일감이 많으니 다른 수학블로거들도 동참하시면 좋겠다능…

위상수학과 미분기하 입문자를 위한 추천 도서

대학의 수학과 학부에서는 위상수학과 미분기하학을 따로 떼어서 가르친다. 그런데 이런 교육에는 다소 문제점이 있다. 일찍부터 위상과 기하, 그 둘을 함께 놓고 공부해야 제대로 된 안목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미분기하학을 처음 접하게 되면, 계산이 보통 지저분한 것이 아니라서, 눈알만 뱅글뱅글 돌고 핵심으로 다가가기가 쉽지 않다. 주로 곡면의 기하학을 배우는 미분기하학에서, 그 핵심에 다가가는 열쇠는 바로 곡률이 상수인 곡면들을 잘 이해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위상이 기하를 결정한다

와 같은 뽀대나는 말의 의미에 빨리 접근해 갈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을 이해하기 위해, 교수가 너무 못 가르친다고 불평하면서, 이해도 안가는 교과서를 붙잡고 있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수학책 중에는 비록 수업에서 쓰일 수 있는 교과서가 아님에도, 그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본질적인 측면을 말해주는, 혼자 읽어내려갈 수 있는 좋은 책들이 많이 있다.

위상수학과 미분기하학을 연결하는 실마리를 잡기 원하는 사람들에게, 교과서는 아니지만 그보다 훨씬 좋은 두 권의 책을 추천한다.

Euler’s Gem: The Polyhedron Formula and the Birth of Topology

The Shape of Space

수학과 지망생 뿐만이 아니라, 위상수학 및 미분기하 입문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책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미적분과 인문계(3) : 타원 - 자연, 예술, 인간

미적분을 인문계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하는가 마는가의 질문에 답하기 앞서, 나는 우선 아이들을 일찍부터 자연계, 인문계, 예체능계로 확실하게 분류해서 도장찍은 다음 입시 체제로 들여 보내는 것 자체부터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살짝 언급해 둔다. 말하자면, 질문 자체부터 곱게 받아들여줄 생각이 없다는 뜻.

오늘은 학교에서의 수학교육을 과연 어느 위치에 둘 것인가에 대한 대답 대신, (미적분은 아니지만) 타원 이야기를 한번 해볼까 한다. 내가 알기로는 타원은 자연계 학생들만 배우는 것으로 안다.

사실 타원은 그냥 대강 납작해진 원모양들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명확한 수학적 정의를 가지고 있다. 원이 한 점에서 거리가 일정한 점들의 모임이라면, 타원은 두 초점에서의 거리의 합이 일정한 점들의 모임이다.

정의에 따라서 타원 그리기 50초 동영상.

그러니까 근대초 천문학의 혁명기에 케플러와 뉴턴의 활약으로, 지구가 태양 주위를 타원궤도를 따라 돌고 있다고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리고 이것은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돌고 있는 것이라면 그것은 가장 완벽한 도형인 원의 궤도를 따라 돌고 있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가설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했다. 타원을 제대로 모른다면, 이 역사적 사건을 읽어가며 ‘타원’이라는 녀석의 역할에 얼마나 주목할 수 있을까. 인문계 학생들은 타원의 정의조차 배운바가 없으니, ‘지구는 태양 주위를 타원 궤도로 돌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고 말할 때,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서양의 르네상스 시기는 풍요로운 새로운 예술을 낳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원근법이 있다. 우리의 눈은 기하학적인 법칙을 따르고 있으며, 우리 주변의 모든 원은 정면에서 바라보지 않는한 타원으로 보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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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기하학의 법칙을 거스르게 되면, 그림 속 원기둥은 더이상 원기둥으로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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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움직임에서부터, 눈이 따르고 있는 기하학과 그림 그리는 법칙까지…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이해하기 위한 가장 훌륭한 열쇠, 타원의 방정식.

이 얼마나 스케일이 크며, 또 실용적일 수 있는 지식인가! 서로 다른 것들을 하나의 눈으로 보게 해 주는, 이 놀라움! 2500년전, 피타고라스가 ‘만물은 수’라고 했을때, 그것은 거짓말이 아니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학교에서 이런 가르침을 전해줄 수 없는 것일까? 나는 그렇게 하고 싶다.

미적분과 인문계(2) : 배움이 고통인 아이들

이 글은 미적분과 인문계(1)에서 시작된 시리즈임.

인문계도 수능에서 미적분을 본다는 사실에, 일부 학생들은 이렇게 반응했다.

중3 학생은 굳이 미적분을 해야 하느냐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고1 학생은 ‘재수하면 끝’이라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이런 말을 하고 있는 학생들은 사실 미적분이 뭔지도 모른다는 것에 10원을 걸겠지만, 아무튼 여기서 중요한 것은 수학 교육이 어린 학생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가 하는 것을 읽어내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배움은 고통인 것이다!

어디서부터 이 문제를 풀어가야 할지, 막막하기 짝이 없다. 그 갈등의 한복판에는 물론 대학 입시가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이 치열한 입시 경쟁에서의 승리는, 그 다음 관문인 정규직 획득, 그 다음 좋은 배우자 얻기 등등으로 이어지는 ‘대한민국’이라는 게임에서 반드시 획득해야 하는 필수 아이템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그 게임의 성격과 본질을 바꿔버리지 않는한,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러니까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싶으면, (정치제도개혁+시민주권운동) -> 지역감정주의해소->조중동 및 딴나라당박멸 -> 정치개혁 -> 포괄적 사회개혁 -> … 의 시퀀스를 따르시기 바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일단 오늘을 살아야 하므로, 개개인의 학생들에게는 임시적인 해결책으로나마 이런 말을 해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공부를 잘 하기 위해, 괴롭게 무언가를 배울 것이 아니라, 그 원인과 결과를 바꾸어, 배움을 즐길 수 있게 되면, 그 결과로 공부를 잘 하게 되는 것이다. 바른 지식이 삶을 더 풍요롭게 하고, 삶의 질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말해 주어야 한다.

그는 수학책 ‘계몽산(啓蒙算)’의 문제를 풀었다. 당시 최고의 학자였던 정인지는 세종이 문제를 풀다 막힐 때를 대비하여, 세종의 수학 공부시간이면 늘 옆에 앉아 대기하고 있었다. 왕이 왜 고생스럽게 <수학의 정석>을 끼고 앉아 머리를 썩이는 것인가. 그는 이렇게 말한다. “산수는 임금에게는 필요가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성인께서 제정한 것이기에 나는 알고 싶다” (세종실록 12년 10월 23일). 제왕의 수학 공부라! 국가 재정을 파악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해해주고 싶지만, 사실 그의 수학 공부는 마르지 않는 지식욕 때문이었을 것이다.

-’책벌레들 조선을 만들다‘ 중에서-

성인께서 제정한 것이기에 나는 알고 싶다!

그런데 정말로 바른 지식이 삶을 더 풍요롭게 하고, 삶의 질을 증진시킬 수 있는 것일까?

미적분과 인문계(1)

2012년도 수능부터 인문계 학생도 미적분이 포함된 시험을 본다는 기사를 읽었다.

“재수하면 끝장” 인문계 高1교실 발칵
라는 기사에는, 이에 대해 경악하고 있는 어린 학생들의 목소리가 많이 담겨 있다.

중3 학생은 굳이 미적분을 해야 하느냐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고1 학생은 ‘재수하면 끝’이라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오산에 사는 최모(중3) 군은 “안그래도 수학을 못하는데 이제는 큰일났다”며 “이제껏 미적분 안하고 다들 대학갔는데 왜 하필 우리부터 미적분이 부활되느냐”고 볼멘소리를 했다. 안양에 사는 이모(중3) 양도 “미국에서는 고등학교까지 미적분을 배우지 않고 대학에 가서야 배운다고 들었다”며 “미국도 미적분 안 하고 잘만 사는데 우리는 미적분을 고등학교에서 배워야 하나? 이렇게 하면 학원 열풍이 더 거세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양의 어머니 조씨(43)는 “어차피 수학학원에 보내는 것은 똑같다”며 “미적분을 배우게 되든 말든 별 상관없다”고 말했다.

고1 학생은 ‘재수하게 되면 어쩌나’고 걱정하고 있다. 인천에 사는 구모(고1.인문계 지망) 군은 “당장 미적분을 학교에서 배우지 않아도 되고 시험 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안심”이라면서도 “하지만 재수라도 하게 되면 2년간 미적분을 배운 애들과 경쟁해야 한다는 게 걸린다”고 말했다. 구군과 같은 반인 서모 양도 “92년생 학생 사이에서는 ‘재수하면 끝장’이라는 위기감이 돌고 있다”며 “우리가 대학에 들어가는 2011학년도에는 눈치경쟁과 하향지원이 치열해질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놨다.

부산일보의 한 기사는, 왜 인문계 수능에 미적분이 포함되었는지에 대해 약간 설명을 해 주고 있다.

현행 7차 교육과정이 적용된 2005학년도 수능부터 인문계 학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수리 나형에서 미적분이 제외됨에 따라 수리 나형의 난이도가 크게 낮아졌다. 반면 자연계 학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수리 가형은 상대적으로 출제범위도 넓고 난이도도 높아졌다.

이에 따라 자연계 학생들은 학습 부담이 많고 어려운 수리 가형을 기피했고 매년 수능시험에서 수리 나형에 대한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특히 상당수 대학들이 인문·자연계간 교차 지원을 허용하고 있어 수리 나형을 선택하는 수험생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해 수능에서 수리 가형을 선택한 수험생은 24.2%에 불과했고, 수리 나형을 택한 수험생은 75.8%에 달했다.

이 때문에 대학 이공계에 진학한 학생들은 미적분을 잘 몰라 대학 강의에 바로 적응하지 못하고, 대학은 신입생들에게 기본적인 미적분을 가르치고 있다. 부산대 윤웅찬 화학과 학과장은 “물리나 화학과 등은 미적분을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데 이를 모르는 신입생들이 태반”이라며 “대학에서 미적분을 가르치는 비효율적인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교과부가 추진하는 방향대로 수리 나형 출제범위에 미적분과 통계가 추가된다면 수리 나형에 대한 쏠림 현상이 줄어들고 대학 교육도 정상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동아대 이권순 전기공학과 교수는 “학생들의 수학능력을 높일 수 있는 수리 나형 출제범위 확대 추진을 환영한다”며 “이공계 강의에 적응하지 못했던 학생들이 줄어들어 대학 교육의 정상화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부산종로학원 김윤수 평가실장도 “지금까지는 자연계열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문제가 어려운 수리 가형보다는 수리 나형을 선택해 점수를 올릴 수 있었는데 앞으로 이 같은 장점이 없어진다면 굳이 수리 나형을 선택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수리영역 출제범위가 확대될 경우 사교육 증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중2 자녀를 둔 김미숙(42)씨는 “아이가 인문계로 진로를 선택할 예정인데 수리 나형에 미적분이 포함된다니 지금부터라도 수학전문학원에 아이를 보내야 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고 밝혔다. 또 김 씨는 “인문계 고교 학생들은 대학에 진학해서 미적분을 활용할 기회가 거의 없는데 굳이 미적분을 가르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각 대학들이 인문·자연계간 교차지원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현 수능 시스템으로도 수학교육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참교육학부모회 채승영 부산지부장도 “현재도 고교에서 배우는 수리영역이 너무 어려워 학생들이 학원에서 사교육을 받는 경우가 많다”며 “수리 나형의 출제범위를 확대한다면 이에 따른 사교육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제가 황희 정승 스타일인지, 다들 맞는 말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 무진장 헷갈립니다.

누가 옳은 말을 하고 있는지, 좋은 생각있으면 알려주세요.

142857와 군론의 만남(1)

그동안 이 블로그의 글들을 성실하게 읽어온 분들이라면, 군론이 뭔지 들어본 적이 있으실 게다. (군론 시리즈) 그리고 어제의 포스팅을 통해 142857의 신비(?)도 한번쯤 감상해 보셨으리라. 수학을 공부하는 큰 매력 중의 하나는 서로 다른 주제들이 서로 다른 길을 가다 만난다는데 있다. 그럼 이제 142857과 군론을 화두 삼아서, 수학에서의 만남의 즐거움을 느껴보도록 하자. 이런 수학을 higher math from elementary viewpoint 라고 해야할까 아니면 elementary math from higher viewpoint 라고 해야할까?

142857 이라는 숫자의 기원은 사실 다음과 같다.

그러면 이 수가 얻어지는 추억의(?) 나누기 과정을 한번 살펴보자.

142857red.JPG

여러분이 지금부터 주목해서 보아야 하는 것은 위에 나타는 몫 142857 이 아니라, 나누기의 중간 과정에서 7로 나눈 나머지로 등장하는 빨간 줄을 친 수들이다.

1,3,2,6,4,5, 그리고 1

이다. 빨간 부분의 숫자가 1로 시작하여, 3,2,6,4,5 를 지나서 1이 다시 나오는 순간, 위의 몫 부분에서는 142857이 다시 반복되게 된다. 나누기 과정을 얼마나 계속해야 반복되는 패턴이 나타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바로 이 빨간 숫자들이다.

바로 이 나머지로 등장하는 숫자들이 142857의 비밀을 향해 가는 열쇠가 된다는 것을 보기 위해서, 14+28+57 = 99라는 사실을 한번 증명해 보자.



위 세 식의 양변을 더하면,

따라서 14+28+57 = 99 임을 더하기를 하지 않고 이해할 수 있다. 바로 여기서 7로 나눈 나머지들을 공부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게 된다! 이제 mod 라고 하는 개념을 도입하자. 라는 표현은 a와 b는 둘다 7로 나눈 나머지가 같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빨간 줄 친 숫자들, 1,3,2,6,4,5,1는 어떻게 해서 얻어진 것인지를 한번 따져보자. 1,3,2,6,4,5,1 가 얻어지는 나누기 과정을 유심히 들여다 보면, 다음과 같은 것을 발견하게 된다.







1,3,2,6,4,5,1 은 바로 1, 10, 100, 1000, 10000, 100000, 1000000 들을 7로 나눈 나머지였던 것이다.

숙제

의 십진법 전개를 직접 손으로 계산하여, 순환마디가 얼마나 긴지 찾아보고, 1, 10, 100, 1000, 10000, 100000, 1000000, … 의 13으로 나눈 나머지가 언제 다시 1이 되는지를 찾아 비교하시오.

그리고 숙제를 한 사람은 코멘트를… 수강인원이 적으면 폐강함.

청소년을 위한 모노드로미

러시아 수학자인 V.I. ArnoldAbel’s theorem in problems & solutions라는 책이 있다. 책의 서문은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Abel’s Theorem, claiming that there exists no finite combinations of radicals and rational functions solving the generic algebraic equation of degree 5 (or higher than 5), is one of the first and the most important impossibility results in mathematics.

I had given to Moscow high School children in 1963–1964 a (half year long) course of lectures, containing the topological proof of the Abel theorem.

일반적인 5차(또는 그 이상의) 대수방정식은 근의 공식을 갖지 않는다는 아벨의 정리는 수학에서 최초의 그리고 불가능성에 대한 가장 중요한 결과들중 하나이다.

나는 1963년부터 1964년까지 반년간, 모스크바 고등학교의 아이들에게, 아벨의 정리에 대한 위상수학적인 증명을 다룬 강의를 한 적이 있다.

그가 이 강의를 하게 된 동기는, ‘Abel’s theory and modern Mathematics‘ 라는 글에도 기록되어 있다.

1챕터는 군론의 기본적인 개념을 다루고, 2챕터에서는 복소수를 소개한뒤, 곧바로 대수적함수의 리만 곡면(Riemann surfaces)과 monodromy group 을 도입한다. 그리고 아벨의 정리를 증명하며 마무리.

일본 수학자 Michio Kuga의 ‘Galois’ Dream: Group Theory and Differential Equations‘ 이라는 책의 서문은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These are lecture notes for a course I gave at the University of Tokyo a few years ago. The forty students who attended were first year undergraduates. Among these, about twenty five completed the course. …

이 책은 내가 몇 년전에 도쿄대학에서 행한 강의 노트이다. 수강한 40명의 학생은 1학년 학부생들이었고, 이들 중, 25명이 끝까지 강의를 마쳤다. …

이 서문은 1967년에 쓰여진 것으로 나온다. Arnold의 책이 대수적 방정식에 대한 갈루아 이론을 다루고 있다면, Kuga의 책은 미분방정식에 대한 갈루아이론(differential Galois theory 혹은 Picard-Vessiot theory라고 불리는) 을 다룬다.

책에서는 fundamental group 과 covering space 를 소개한뒤, 선형미분방정식의 monodromy group과 그 해에 대한 정리를 몇개 증명한다.

두 책이 각각 고등학생과 대학1학년을 대상으로 행해진 강의록이라고 하니, 그야말로 ㅎㄷㄷ이라 할 수밖에. 둘다 모두 굉장히 격조가 있고 품격이 높은 수학이라고 할 수 있고, 결코 만만한 내용이 아니다. 수학과의 학부에서 배우는 개별과목들의 중요 개념들이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19세기 수학의 높은 성취물들이기 때문에, 수학과의 학부 4학년들에게 가르치는 일도 그리 쉬울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다소 어려움이 있을지라도 바로 이런 수학들을 학부생들에게 가르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본다. 이런 맛을 봐야 수학이 멋있는 것을 안다. 러시아나 일본은 이미 60년대에 이런 수학의 맛을 고등학생이나 학부 1학년들에게 보여줄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이미 실행까지 했다니!

젊은 수학도들은 언젠가 한국 땅에서 청소년 혹은 학부생을 위한 모노드로미…강의할 날을 지금부터 준비할 것!

E8이란 무엇인가 (2) : 8차원에서 내려온 그림자

앞으로의 이야기는 익숙한 차원을 넘어서는 고차원을 다루기 때문에, 명확한 정의보다는 익숙한 상황에의 비유가 많이 사용될 것이다. 오늘은 예전에 기사가 돌 때, 함께 등장하던 다음과 같은 그림에 대하여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E8의 그림자

0차원 - 점, 1차원 - 선분, 2차원 - 다각형, 3차원 - 다면체, …

polytope 는 일반적인 n차원에서 0,1,2,3 차원에서 각각 점, 선분, 다각형, 다면체에 해당하는 도형을 기술하기 위한 단어이다. 2차원 polytope 는 다각형이고, 3차원 polytope는 다면체를 뜻한다. (우리말로는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단지 내가 모르는 것일수도 있지만, 이것과 관련하여 보편적으로 쓰이는 번역어를 들어보지는 못한것 같다. 마음놓고 한글로 쓸 수 있는 단어가 없다는 것. 사소해 보이지만, 사실 이런것도 한국 수학의 앞에 놓인 거대한 장벽들이다. 정보의 원활한 유통을 막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면 수학과 관련한 담론 생산에도 지장이 많고, 수학과 관련된 출판도 제약을 받게 된다. 그러면 교사, 기자, 작가, 학부모와 같은 정보의 전파자들에게 접근하기가 어려워지고, 따라서 (잠재적 수학자인) 학생들을 수학의 세계에 노출시키는데 장애를 받게 된다. 이런 마당에 애들을 데리고 영어로 수학수업을 한다고? 다 족구하라 그래!)

2차원 polytope 중에서 특별한 것들로 정다각형이 있다. 정다각형은 모두 잘 알고 있듯이 무한히 많다. 3차원 polytope 중에서 특별한 것들은 그 유명한 다섯개의 정다면체를 들 수 있다. 중학수학의 명장면으로 꼽을 수 있다. 정4,6,8,12,20면체가 있다. 2차원에는 무한히 많던 것이, 3차원에는 다섯 개 밖에 없다니!

 

다섯개의 정다면체. 제5의 원소는?

어쨌든간에… 더 높은 차원에도 이와 같은 특별한 polytope들이 있을까? 물론 있다. 정다각형, 정다면체를 고차원으로 일반화하여, regular polytope라고 부른다.

4차원의 regular polytope로는 여섯개가 존재한다. 정4면체, 정8면체, 정6면체의 4차원 버전 세 가지가 있고, 24-cell, 120-cell, 600-cell 이라는 이름을 가진 녀석들이 또 존재한다.

5차원부터는 상황이 아주 다르다. 5차원 이상에서는 오직 세가지 regular polytope만이 존재한다. 정4면체의 n차원 버전을 n-simplex, 정8면체의 n차원 버전을 n-orthoplex, 정6면체의 n차원 버전은 n-cube 라고 부른다.

이렇게 보면, 2차원,3차원,4차원의 상황은 매우 예외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특별히 3차원에서 정12,20면체, 4차원에서 24-cell, 120-cell, 600-cell의 존재는 엄청난 수학적 사건이라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녀석들은 4차원에 존재하고 있으니, 그 본래의 모습을 아무리 보고 싶어도 눈으로 볼 수가 없다. 그래서 우리가 사용하는 것은 바로, 그 그림자를 보는 것이다.

어떤가? 이 글의 맨 처음에 있는 그림과 무언가 비슷하지 않은가? 이 그림자는 적당한 조작을 통하여 구현한 4차원의 600-cell의 그림자이다.

한편 regular polytope라는 것은 이렇게 희귀한 것이므로, 조건을 조금 느슨하게 하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 축구공을 보자.

축구공은 정다면체로 분류되지 않는다. 정5각형과, 정6각형 두 종류의 정다각형이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점들은 다 똑같이 생겼다! regular polytope는 아니지만, 그래도 풍부한 regularity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semi-regular polytope 라고 한다.

E8은 8차원에 존재하고 있는 이러한 semi-regular polytope의 하나이다. 이 녀석은 17280개의 7-simplex와 2160개의 7-orthoplex로 구성된다. 꼭지점은 240개가 있다. 8차원 공간에 놓여있는 240개의 점. 두둥!!

248 = 8+240 ???

아무튼 이러한 E8이라는 semi-regular polytope가 가진 240개의 점과 그들을 서로 잇는 선분이 2차원으로 투영되어 만들어낸 그림자가, 바로 맨 위의 그림인 것이다. 그 그림을 클릭해서 크게 한 다음 점의 개수를 한번 세어보라. 분명히 240개일 것이다. 맨 위의 그림의 정체는 ‘8차원에서 내려온 그림자’였던 것이다.

그럼 어느 정도 호기심이 충족되었을 것이기에… 그래도 다음 글이 있으면 좋을것 같다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알았으면 좋겠는데… 이번에는 코멘트가 몇개가 되면 적당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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