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수학과에서는 무엇을 배우나
대학교의 수학과(또는 수학교육학과) 학부에서는 보통 다음과 같은 과목들이 제공됩니다.
미적분학
다변수미적분학
정수론
선형대수학
추상대수학
상미분방정식
편미분방정식
해석개론
복소해석학
실해석학
미분기하학
일반위상수학
대수적위상수학
집합론과 수리논리
기타 응용수학 토픽 과목
학부 수학에는 어떤 과목들이 있고 도대체 뭘 배우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되므로, 앞으로 기회가 될 때마다, 각 과목에 대해 짤막하게나마 소개글들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일감이 많으니 다른 수학블로거들도 동참하시면 좋겠다능…
간만에 영상
Many cheerful facts 라고 하는, 학생들의 가벼운 세미나. 그림을 많이 그려야 했던 흔치 않은 발표로, 내가 좋아하는 고전 수학의 주제로 하나 골랐다.
제목 : From Triangles to Automorphic Functions

group generated by inversions (triangle group)

발표 막바지 응용동작
저는 잘살고 있습니다 ![]()
군바리도 이해할 수 있는 군론 (group theory) 입문 (3):대칭의 언어
20세기 수학자 헤르만 바일이 쓴 ‘Symmetry‘라는 책이 있다. 교양을 위한 수학책이라 할 수 있지만, 내가 학부생 시절 학교 중앙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이 책은 수학 섹션이 아닌 예술 섹션에 꽂혀 있었다. 그 책의 초반부에서 바일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Symmetry is one of the ideas by which man through the ages has tried to comprehend and create order, beauty, and perfection.
대칭은 인류가 오랜 시간 동안, 그를 통해 질서, 미, 완벽함과 같은 것들을 이해하고 창조하기 위해 노력했던 관념 중의 하나이다.
국어사전은 대칭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
대칭 (對稱) [대ː-] 「명」
「1」『물』한 결정 입자를 다른 결정 입자에 반사시키거나 어떤 축을 중심으로 회전시켰을 때 다른 결정 입자와 포개지는 성질. ≒상칭(相稱).
「2」『미』균형을 위하여 중심선의 상하 또는 좌우를 같게 배치한 화면 구성. ≒균제(均齊)〔2〕˙대칭 구성˙좌우 상칭〔2〕.
「3」『어』=제이 인칭.
「4」『수1』점˙선˙면 또는 그것들의 모임이 한 점˙직선˙평면을 사이에 두고 같은 거리에 마주 놓여 있는 일. 점인 경우에는 점대칭, 직선일 경우에는 선대칭, 평면일 경우에는 면대칭이라고 한다. ≒맞맞이˙맞섬.
누구나 대칭이란 말에 대한 어떠한 이해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아마도 위의 국어사전과 비슷한 무언가를 포함할 것이다. 그러나 위의 사전은 무언가 부족하다. 각각의 항목에 대하여 비슷비슷한 말들을 사용하고 있지만, 하나로 명료하게 포괄하지를 못하고 있다. 도대체 대칭을 무엇이라 하는게 좋을까?
지금까지 내가 지니고 있는 가장 좋아하는 ‘대칭’에 대한 정의(?)는 이것이다.
변화 속의 불변
이 얼마나 아름답고 멋진 시적 표현인가? 모두 이 말을 위의 국어사전에 나온 설명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조금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길 바란다. 이에 따르자면, 어떤 대상이 ‘대칭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 대상이 ‘변화 속의 불변성’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대칭의 정의는 대칭이라는 말에 연관된 두 가지 요소를 구분한다. 하나는 ‘변화’들, 다른 하나는 그 변화에 따라 ‘불변하는 대상’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군론이 등장한다. 군이란 바로 어떤 불변성을 가진 대상에 대한 ‘변화’들의 모임인 것이다!
그렇다면 군을 소개하기 위해 예로 들었던, {차렷, 좌향좌, 우향우, 뒤로돌아}라는 군은 도대체 대칭과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일까? 그 명령들이 내려지고 있던 훈련병은 도대체 무슨 불변성을 가지고 있던 것인가? 사실 훈련병은 이야기를 쉽게 풀어나가기 위해 끌어들인 장치에 불과했고, 사실 본질은 바로 다음과 같은 그림이다.

더 유명한 것으로, 만자문 또는 Swastika 라고 불리는 다음과 같은 형상들이 있다.

위키에 따르면 swastika는 산스크리트어 기원으로 행운을 뜻하는 상징이라 한다. 나치만 없었어도, 상대하는데 아무런 거리낌이 없을 문양이었다. 어쨌든 헤르만 바일이 언급한 ‘질서, 미, 완벽함’같은 것들은, 아마도 대칭성이 가져오는 신비로움, 영적인 힘 같은 것들과도 연관이 있을 것이다.
저 문양들은 모두 다르게 생겼지만, {차렷, 좌향좌, 우향우, 뒤로돌아}라는 동일한 변화들의 모임에 의해 불변성을 갖는다. 또한 네 개의 복소수로 이루어진 군 은 {차렷, 좌향좌, 우향우, 뒤로돌아} 와 동일한 수학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 수학자들은 이렇게 이름만 다르지만 본질적으로 같은 군들을 추상화하여 모두 C4(cyclic group of order 4) 라고 부른다. 이러한 방식으로 ‘군’의 개념은 이러한 사실상 달라 보이지만 똑같은 ‘대칭’을 분류하는데 있어, 강력한 언어를 제공해 주게 되는 것이다!
이번 편에서 소개한 ‘대칭’의 개념은 사실 나같은 사람이 함부로 건드리기에는 너무나 거대한 주제였고, 공부는 계속되어야 한다! 다른 각 분야의 많은 사람들에게도 이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며, ‘군바리도 이해할 수 있는 군론 (group theory) 입문’시리즈는 여기서 마무리한다.
라마누잔의 1729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오늘은 라마누잔의 1729라는 숫자에 대한 얘기인데, 1729라는 숫자가 라마누잔의 눈에 들어올 수 있었던 수학적인 배경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먼저 하디의 회고다.
그(라마누잔)가 아파서 Putney(런던의 남서부 지구)에 있을 때 찾아갔던 일을 기억한다. 나는 번호판이 1729인 택시를 탔는데 이 숫자가 무지하게 평범한 숫자[dull one]이라는 걸 깨닫고는, 이것이 불길한 징조가 아니길 바랬다. “아니야” 라고 그가 대답하면서 “매우 흥미로운 숫자이지. 그것은 두 개의 세제곱수로 나타내는 방법이 두 가지인 최소의 자연수이거든.”이라고 말했다. (추유호’s encyclopedia에서 1729의 성질)
를 말하는 것이다. 이러한 일화를 보면, 라마누잔이 굉장히 변태같았다고 느껴질지 모른다. 물론 라마누잔은 변태가 맞다. 그러나 최소한 1729라는 숫자에만 집중한다면, 1729는 라마누잔의 시야에 매우 잘 들어왔던 수였을 것이라고 나는 추측한다. 나는 오히려 하디가 그것을 그리 쉽게 놓친 것이 이상하다. 물론 라마누잔은 변태이기 때문에, 이미 훨씬 전에 아무런 수학적 컨텍스트없이 이러한 것을 알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는 점도 미리 밝혀둔다.
라마누잔은 modular equation과 분할수(partition number)에 대한 연구에서 많은 성과를 낸바가 있다.
아래 정의된 함수의 계수로 등장하는 라마누잔의 타우를 보자.
숫자 24가 등장한다. 이 함수는 modular form of weight 12 이다. 이 식은 다음과 같은 표현을 갖는다.
12의 세 제곱인 1728이 등장했다. 여기서 와
는 Eisenstein series라 불리는 함수들이다.
그러면 유명한 j-invariant 는 다음과 같은 형태로 쓸 수 있다.
이러한 것들에 대해서 라마누잔이 매우 잘 알고 있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라마누잔이 분할수에 대하여 이룬 발견도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5,7,11이라는 숫자는 각각 1을 더하면, 6,8,12가 되어, 24의 약수가 된다.
그리고 여기서 5k+4, 7k+5, 11k+6도 아무렇게나 나오는 것이 아니라,
를 만족시킨다.
하디와 라마누잔의 partition number에 대한 근사식
을 업그레이드시킨 Rademacher의 공식을 보면,
라 하여 24가 살며시 등장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사태의 근원은, 분할수의 생성함수
를 다음과 같이 생긴 Dedekind eta
를 통해 공략하는데서 찾아야 할 것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라마누잔의 수학은 12와 24가 난무하는 세계인 것이다. 이런 사람에게 1729라는 숫자가 눈에 들어왔을 개연성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라마누잔같은 변태가 이것을 놓치는게 더 이상한 일이 아닌가?
Michio Kaku의 책 Hyperspace의 The mystery of Modular functions 섹션도 좀 오바+구라가 있긴 하지만 다음과 같은 언급을 하고 있다.
“Srinivasa Ramanujan was the strangest man in all of mathematics, probably in the entire history of science. He has been compared to a bursting supernova, illuminating the darkest, most profound corners of mathematics, before being tragically struck down by tuberculosis at the age of 33, like Riemann before him. Working in total isolation from the main currents of his field, he was able to rederive 100 years’ worth of Western mathematics on his own. The tragedy of his life is that much of his work was wasted rediscovering known mathematics. Scattered throughout the obscure equations in his notebooks are these modular functions, which are among the strangest ever found…
“In the work of Ramanujan, the number 24 appears repeatedly. This is an example of what mathematicians call magic numbers, which continually appear where we least expect them, for reasons that no one understands. Miraculously, Ramanujan’s function also appears in string theory… In string theory, each of the 24 modes in the Ramanujan function corresponds to a physical vibration of the string…
“When the Ramanujan function is generalized, the number 24 is replaced by the number 8. Thus, the critical number for the superstring is 8 + 2, or 10. This is the origin of the tenth dimension. The string vibrates in ten dimensions because it requires these generalized Ramanujan functions in order to remain self - consistent. In other words, physicists have not the slightest understanding of why ten and 26 dimensions are singled out as the dimension of the string. ”
“It’s as though there is some kind of deep numerology being manifested in these functions that no one understands…”
“In the final analysis, the origin of the ten - dimensional theory is as mysterious as Ramanujan himself. When asked by audiences why nature might exist in ten dimensions, physicists are forced to answer, “We don’t know.”"
(왜 물리학자들이 우주가 10차원이라고 하는지에 짤막하게 적어놓은 Why 10 dimensions 이라는 글도 한번 읽고, 이해가는 사람은 설명좀…)
아무튼 결론은 라마누잔 만세! 그리고 1729에 대해서는 라마누잔이 가진 감각은 상당히 예민했을 것이라는 점을 나는 말하고 싶었다.
E8이란 무엇인가 (번외편) - E8과 모뎀
E8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사실 진지한 이야기는 아직 제대로 시작도 못했다. 문제는 여기서 더 나아가려면, 이제 어느 정도의 수학적 배경 지식들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선형대수와 군론에 익숙하다면 좋을 것 같은데, 어찌 해결하는 것이 좋은지 고민을 해보고 있다.
아무튼 오늘은 번외편으로, 8차원에 존재하고 있는 E8이 그저 단지 재미로만 하는 상상속의 얘기가 아니라 현실에도 중요한 응용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언급하고 지나가려 한다.
Conway와 Slaone의 Sphere Packings, Lattices and Groups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온다.
… practical signalling systems (notably the recently developed Trellis Coded Modulation schemes) have been designed using properties of sphere packings in low dimensions, and certain modems now on the market use codes consisting of points taken from the E8 lattice!
…실용 시그널링 시스템은 저차원 공쌓기의 성질을 사용하여 디자인 되어 왔으며, 시중에 나와 있는 어떤 모뎀은 E8격자에서 취한 점들로 구성된 코드를 사용하기도 한다.
E8 모뎀이라는 이야기인데, 이에 대해서는 할 수 있는 말이 없다. (24차원에서 맹활약하는 Leech격자 버전의Leech lattice modem 이라는 것도 있다)
한편, 컴퓨터의 메모리라던가, CD나 DVD와 같은 디지털 저장매체, 우주선과 지구사이의 이미지 전송 등에는 노이즈가 발생할 수 있는 상태에서도 정보를 올바르게 주고받기 위한 것으로 오류정정부호(Error-correcting code)라는 것이 활용된다. 차후에 설명하게될 격자 혹은 이차형식 이론은, 이와 같은 것들을 다루는 코딩이론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모뎀이나, 메모리, CD,DVD 등등의 원리에 대해서는 공돌이 블로거들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다만, 내가 언급하고 지나가는 것은 E8격자는 (7,4,3) 또는 (8,4,4) 해밍코드(Hamming Code)라는 녀석과 아주 가까운 친척이라는 점이다.
E8이란 무엇인가 (3) : 8차원의 눈꽃송이
지난 글 ‘E8이란 무엇인가 (2) : 8차원에서 내려온 그림자‘에서는 polytope로서의 E8에 대해 얘기했다. (polytope에 대해서는, H. S. M. Coxeter의 Regular Polytopes 라는 책이 경전과 같은 반열에 올라있다. 하지만 내용이 어려운 것은 아니나, 읽기가 그렇게 수월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녀석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생겼는지, 그리고 어느 점이 특별한지에 대해서는 별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래서 오늘은 polytope의 점들의 8차원에서의 배열이 왜 특별한지에 대해서 얘기하려 한다.
예전에도 이미 짤막하게 Kissing Number 라는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약간 중복되는 것이 있지만, 그냥 반복한다. 2차원 평면 상에서, 하나의 동전을 가운데 두고, 그 동전 주변에 최대로 붙일 수 있는 동전의 개수는 6개가 된다.

그리고 3차원 공간에서, 하나의 구를 중심에 두고, 그 주변에 최대로 붙일 수 있는 구의 개수는 12개이다.

2차원의 동전, 3차원의 구에 해당하는 도형은 물론 고차원에도 존재한다. 다음과 같은 부등식을 만족시키는 점들은 n차원에서, 중심이 원점에 있는 반지름이 1인 n차원 구가 된다.
그리하여 Kissing number 문제는 n차원에서, 하나의 n차원 구를 중심에 두고, 그 주변에 최대로 붙일 수 있는 n차원 구의 개수는 몇개인가를 묻는 문제이다.
2차원에서는 6, 3차원에서는 12. 그렇다면 4차원에서의 답은 얼마일까? 무척 쉬워보이는 문제지만, 놀랍게도 24가 답이라는 증명은 2003년에야 얻어졌다 !! (The kissing number in four dimensions, Oleg R. Musin)
보기보다 쉬운 문제가 아닌 것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5차원부터는 완전히 열려있는 세계. 답을 구하면 당신은 유명해 질 수 있다. 그런데 뜻밖에도 이미 답이 알려져 있는 고차원이 두 개 있다. 8차원과 24차원이 바로 그것이다. 8차원과 24차원이 수학적으로 매우 풍요로운 차원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이 블로그 주인장은 수학에서 숫자 24의 마법같은 등장에 매료되어 있는 사람이다) Kissing number 문제의 24차원에서의 답은 196560, 8차원에서의 답은 240이다.
240!!
8차원에 존재하고 있는 E8 polytope의 240개의 꼭지점들은 원점에서 떨어져 있는 거리가 모두 같은데, 이 길이들을 원점에서 1이 되도록 만들어 준다면, 이 점들의 위치는 바로, 8차원에서 240개의 구가 단위구에 접하는 점들이 된다!!! 그리고 이러한 배열은 (3차원에서와는 다르게) 유일하게 존재한다!! (이 사실에 대한 증명은 Conway와 Slaone의 Sphere Packings, Lattices and Groups ,chapter 13과 14에 있음.) 8차원의 polytope가 아닌, 이 꼭지점들의 배치 역시 E8이라 부른다.
kissing number 문제의 해답을 주는 점들의 배치가 2차원에서는 육각형 눈꽃송이를 만들어낸다면, E8은 8차원의 눈꽃송이라 부를 수 있지 않겠는가?

아직 여행은 끝나지 않았고, 가야할 길은 까마득히 멀뿐더러, 이제 그 길은 점점 더 험해지는데… 이 정도면 됐다? 아님 한번 끝까지 가보겠다? 어느 쪽을 택하시겠습니까?
E8이란 무엇인가 (2) : 8차원에서 내려온 그림자
앞으로의 이야기는 익숙한 차원을 넘어서는 고차원을 다루기 때문에, 명확한 정의보다는 익숙한 상황에의 비유가 많이 사용될 것이다. 오늘은 예전에 기사가 돌 때, 함께 등장하던 다음과 같은 그림에 대하여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0차원 - 점, 1차원 - 선분, 2차원 - 다각형, 3차원 - 다면체, …
polytope 는 일반적인 n차원에서 0,1,2,3 차원에서 각각 점, 선분, 다각형, 다면체에 해당하는 도형을 기술하기 위한 단어이다. 2차원 polytope 는 다각형이고, 3차원 polytope는 다면체를 뜻한다. (우리말로는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단지 내가 모르는 것일수도 있지만, 이것과 관련하여 보편적으로 쓰이는 번역어를 들어보지는 못한것 같다. 마음놓고 한글로 쓸 수 있는 단어가 없다는 것. 사소해 보이지만, 사실 이런것도 한국 수학의 앞에 놓인 거대한 장벽들이다. 정보의 원활한 유통을 막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면 수학과 관련한 담론 생산에도 지장이 많고, 수학과 관련된 출판도 제약을 받게 된다. 그러면 교사, 기자, 작가, 학부모와 같은 정보의 전파자들에게 접근하기가 어려워지고, 따라서 (잠재적 수학자인) 학생들을 수학의 세계에 노출시키는데 장애를 받게 된다. 이런 마당에 애들을 데리고 영어로 수학수업을 한다고? 다 족구하라 그래!)
2차원 polytope 중에서 특별한 것들로 정다각형이 있다. 정다각형은 모두 잘 알고 있듯이 무한히 많다. 3차원 polytope 중에서 특별한 것들은 그 유명한 다섯개의 정다면체를 들 수 있다. 중학수학의 명장면으로 꼽을 수 있다. 정4,6,8,12,20면체가 있다. 2차원에는 무한히 많던 것이, 3차원에는 다섯 개 밖에 없다니!
다섯개의 정다면체. 제5의 원소는?
어쨌든간에… 더 높은 차원에도 이와 같은 특별한 polytope들이 있을까? 물론 있다. 정다각형, 정다면체를 고차원으로 일반화하여, regular polytope라고 부른다.
4차원의 regular polytope로는 여섯개가 존재한다. 정4면체, 정8면체, 정6면체의 4차원 버전 세 가지가 있고, 24-cell, 120-cell, 600-cell 이라는 이름을 가진 녀석들이 또 존재한다.
5차원부터는 상황이 아주 다르다. 5차원 이상에서는 오직 세가지 regular polytope만이 존재한다. 정4면체의 n차원 버전을 n-simplex, 정8면체의 n차원 버전을 n-orthoplex, 정6면체의 n차원 버전은 n-cube 라고 부른다.
이렇게 보면, 2차원,3차원,4차원의 상황은 매우 예외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특별히 3차원에서 정12,20면체, 4차원에서 24-cell, 120-cell, 600-cell의 존재는 엄청난 수학적 사건이라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녀석들은 4차원에 존재하고 있으니, 그 본래의 모습을 아무리 보고 싶어도 눈으로 볼 수가 없다. 그래서 우리가 사용하는 것은 바로, 그 그림자를 보는 것이다.
어떤가? 이 글의 맨 처음에 있는 그림과 무언가 비슷하지 않은가? 이 그림자는 적당한 조작을 통하여 구현한 4차원의 600-cell의 그림자이다.
한편 regular polytope라는 것은 이렇게 희귀한 것이므로, 조건을 조금 느슨하게 하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 축구공을 보자.
![]()
축구공은 정다면체로 분류되지 않는다. 정5각형과, 정6각형 두 종류의 정다각형이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점들은 다 똑같이 생겼다! regular polytope는 아니지만, 그래도 풍부한 regularity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semi-regular polytope 라고 한다.
E8은 8차원에 존재하고 있는 이러한 semi-regular polytope의 하나이다. 이 녀석은 17280개의 7-simplex와 2160개의 7-orthoplex로 구성된다. 꼭지점은 240개가 있다. 8차원 공간에 놓여있는 240개의 점. 두둥!!
248 = 8+240 ???
아무튼 이러한 E8이라는 semi-regular polytope가 가진 240개의 점과 그들을 서로 잇는 선분이 2차원으로 투영되어 만들어낸 그림자가, 바로 맨 위의 그림인 것이다. 그 그림을 클릭해서 크게 한 다음 점의 개수를 한번 세어보라. 분명히 240개일 것이다. 맨 위의 그림의 정체는 ‘8차원에서 내려온 그림자’였던 것이다.
그럼 어느 정도 호기심이 충족되었을 것이기에… 그래도 다음 글이 있으면 좋을것 같다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알았으면 좋겠는데… 이번에는 코멘트가 몇개가 되면 적당할까요???
E8이란 무엇인가 (1) : 들어가며
예전에 코멘트를 통해 기회가 되면 E8을 알기 쉽게 설명해 달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그렇게 언제 한번 써야지 하고 머리에 담아두고 잊고 있던 것을 아거님의 ‘게럿 리시‘를 통해, 다시 한번 끄집어 내게 됐다.
E8이라는 생소한 단어가 인구에 회자되게 된 계기는 아마도 2007년도에 있었던 두 개의 기사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하나는 2007년 3월의 기사.
248차원 도형 ‘E8′ 구조 규명 (2007-03-20)
국제 과학자 그룹이 120년 전 발견된 248차원 도형의 구조를 처음으로 밝혀 냈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 등이 19일 보도했다.
…
구(球)나 원통, 원추 등은 일반인에게 익숙한 3차원의 대칭 도형이지만 E8은 248개의 차원이 들어 있는 최고로 복잡한 기하학적 도형이며 아직까지 이보다 복잡한 도형은 나오지 못했다.
하나는 2007년 11월의 기사.
새로운 아인슈타인? 가난한 서퍼, 새로운 ‘만물의 이론’ 내놔….반향 (2007-11-16)
15일 영국 일간 텔레그라프와 과학잡지 뉴사이언티스트 등의 보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대학 물리학 박사인 개럿 리시가 써 낸 논문이 전 세계 물리학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만물에 대한 단순 이론 (An Exceptionally Simple Theory of Everything)”이라는 제목의 논문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것.
…
리시는 뉴사이언티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이론이 “E8″ 도형과 조화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대단히 기뻤다고 말했다. E8은 120년 동안 수학자들 연구를 거듭해, 올해 3월에야 완전히 이해하게 된 248차원의 수학적 패턴이다. 리시는 ”나는 우주가 이 아름다운 모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8 이 무엇인지 과연 일반인들에게 설명이 가능한 것일까? 사실 별로 자신은 없지만 아무튼 한번 시작은 해보려한다. 미리 밝혀두건대, 두번째 기사가 말하는 ‘만물의 이론’에 대해서는 나는 무언가를 말할 수 있는 능력이 전혀 없으며, 다만 첫번째 기사에 실렸던 사건이 무엇을 말하는 지에 대해서는 언젠가 짧게 언급할 수도 있겠다. 우리의 목표는 더도 덜도 아니고 E8이 무엇인지 대강 아는 것이다.
The mathematical universe is inhabited not only by important species but also by interesting individuals.—C.L. Siegel
수학의 우주에는 중요한 종들뿐 아니라 흥미로운 개체들이 살고 있다.
많은 업적을 남긴 한 20세기 수학자의 말이다. E8으로 가는 길에 들어서기에 앞서, 먼저 이 말에 대해 조금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
예 를 들어 ‘모든 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180도이다’와 같은 명제를 보자. ‘삼각형’이라는 것은 초중딩이 배우는 수학에서 그리고 과거의 수학에서 매우 ‘중요한 종’이다. 이 명제는 모든 삼각형들을 너무나 공평하고 평등하게 대우하고 있다. 그러나 너무 이러한 공평무사한 명제에 파묻히게 되면, 종종 수학에서 매우 중요한 포인트를 놓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이 삼각형이라는 ‘중요한 종’에서도 특별히 ‘더 재미있고 흥미로운 하나의 개체’가 있다는 사실이다. 바로 ‘정삼각형’ - 세 각이 모두 60인 삼각형. 무한히 다양한 삼각형 중에서, 단연 눈에 띄는 하나가 아니던가?
‘세상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태어났다’고 해서, 우리가 세상 모든 사람들을 똑같이 사랑해야 한다면, 이 세상은 얼마나 재미가 없을 것인가? 세상을 즐겁게 살고 싶다면 사람들은 특별한 것 - 그것이 사람이건, 사물이건, 무엇인건 간에 - 을 발견하고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특별한 하나도 제대로 사랑할 줄 모르는데, 다른 무엇을 알 수 있을 것이며, 무엇을 사랑할 수 있겠는가?
(뭔가 말이 되는듯 안되는듯 하지만 어쨌든) E8을 공부한다는 것은 그런 의미가 있다. 수학의 우주에는 E8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다양한 수학적 개체들이 존재하고 있다.
1. root system 으로서의 E8
2. lattice (or quadratic form) 으로서의 E8
3. simple Lie algebra 로서의 E8
4. simple Lie group 으로서의 E8
5. 정이십면체로서의 E8 (via Mckay correspondence)
6. 기타등등으로서의 E8
그 것이 어떤 ‘종’에 속해 있건 간에, E8이라는 이름이 붙은 그 개체는 흥미로운 녀석들이다. 그러므로 이것이 정말로 특별하고 흥미로운지를 알기 위해서는, 이 녀석이 속해 있는 종에 대해 어느 정도 알아야 한다. 사실 1번과 2번은 그리 크게 어렵지 않게 도달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문제는 사실 3번과 4번이고, 이것이 핵심이 되어야 하며, 난관도 여기에 숨어있다. 5번은 약간 벗어나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매우 중요하다고 보는데, 이렇게 하면 E8의 흥미로운 스토리를 플라톤로부터 구성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사실은 이와 관련해서는 이미 ‘플라톤의 구라에 대하여‘ 그리고 그 후속편 ‘케플러와 정다면체‘ 시리즈가 진행되다 한동안 멈춰 있는 상태다.
다음 글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8개 이상의 코멘트가 필요함 -_-;
오늘의 퀴즈 : Farey series의 크기
블로그에 글이 조금씩 쌓이니, 이제 내용들이 서로 얽히는 경우가 생기는 것 같다. 요런 것도 바로 수학의 매력이라고 할 수가 있다. 서로 달라 보이는 것들 사이에서 연관성을 발견하는것.
오늘은 두 가지 주제를 엮어볼까 한다.
예전에 ‘초딩들의 꿈 - Farey Series’ 를 쓴 적이 있다.
초딩들의 꿈 - Farey Series
초딩들의 꿈 - Farey Series (2)
초딩들의 꿈 - Farey Series (3)
- F1 = {0⁄1, 1⁄1}
- F2 = {0⁄1, 1⁄2, 1⁄1}
- F3 = {0⁄1, 1⁄3, 1⁄2, 2⁄3, 1⁄1}
- F4 = {0⁄1, 1⁄4, 1⁄3, 1⁄2, 2⁄3, 3⁄4, 1⁄1}
- F5 = {0⁄1, 1⁄5, 1⁄4, 1⁄3, 2⁄5, 1⁄2, 3⁄5, 2⁄3, 3⁄4, 4⁄5, 1⁄1}
- F6 = {0⁄1, 1⁄6, 1⁄5, 1⁄4, 1⁄3, 2⁄5, 1⁄2, 3⁄5, 2⁄3, 3⁄4, 4⁄5, 5⁄6, 1⁄1}
- F7 = {0⁄1, 1⁄7, 1⁄6, 1⁄5, 1⁄4, 2⁄7, 1⁄3, 2⁄5, 3⁄7, 1⁄2, 4⁄7, 3⁄5, 2⁄3, 5⁄7, 3⁄4, 4⁄5, 5⁄6, 6⁄7, 1⁄1}
그리고 엊그제 “리만의 제타함수 (10) : 두 자연수가 서로소일 확률”에서,
두 자연수를 랜덤하게 뽑았을 때,둘이 서로소일 확률은
라는 것을 말했다.
그러면 문제가 나갑니다.
여기서 |A| 라는 기호는 집합 A의 원소의 개수를 의미합니다. 위에 링크한 글들을 잘 조합하면, 이해할 수 있을 것임.
[힌트1]
초딩들의 꿈 - Farey Series (2)에 나온 다음 그림을 잘 볼 것.
[힌트2]
|F100000|/100000^2=0.3039650755
derangement : 목욕탕에서 서로 등을 밀어주는 경우의 수와 자연상수
목욕탕에 n명의 사람이 있다. 몇 사람씩 그룹을 만들어 동그랗게 서서, 서로 등을 밀어주는 경우의 수은 얼마인가? 혼자서 자기 등을 밀 수는 없다.
예를 들어 1,2,3,4 네 사람이 있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말을 줄이기 위해, 기호를 하나 정의한다. (abc…d) 라는 것은 a는 b의 등을 밀고, b는 c의 등을 밀고, … , d는 a의 등을 미는 것을 뜻한다. 1,2,3,4 네 명이서 서로 등을 밀어 주는 경우의 수는 다음과 같이 셀 수 있다.
(1234), (1243), (1324), (1342), (1423), (1432)
(12)(34), (13)(24), (14)(23)
따라서 모두 9가지 경우가 있다. (수학과 학부생쯤 되면, 이러한 기호를 통해 문제가 묻는 것이 number of permutations of n points without fixed points 라는 것을 눈치챌 수 있다)
똑같은 문제로 다음과 같은 상황을 들 수 있다.
n명의 사람이 있고, 그들의 이름이 써진 명찰 n개가 있다. 명찰을 랜덤하게 나눠줬을 때, 단 한 사람도 자기 명찰을 받지 않는 경우의 수
은?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 아무래도 목욕탕 문제보다는 좀더 품위가 있고 쉽게 느껴질 것 같다.
이 수열 에는 (arrangement의 반대 개념으로) derangement 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은 다음 점화식을 만족시킨다.
심심할 때 각자 생각해 보기에 참 좋은 문제인 것 같다. (요즘 쥔장이 약간 귀차니즘에 빠져있다.)
이 점화식을 변형하면 다음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이제 이 수열에 대하여 지수생성함수를 계산해 보자. 지수생성함수는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위에서 얻은 점화식을 사용하면,
좌변을 계산하면,
따라서,
그러므로 의 일반항은 다음과 같이 주어진다.
이 식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다.
(n이 충분히 클 때) n명의 사람이 있고, 그들의 이름이 써진 명찰 n개가 있다. 명찰을 랜덤하게 나눠줬을 때, 단 한 사람도 자기 명찰을 받지 않을 확률은
에 가깝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