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the ‘책과 영화’ Category

나무를 심은 사람

Saturday, October 3rd, 2009

'나무를 심은 사람' 이라는 애니메이션을 구해서 보았다. 아! 왜 난 이런것도 못 보고 살았을까?
30분밖에 안되니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글로도 있어요. (나무를 심는 사람/장 지오노, 한밤의 음악편지)

1920년 이래 나는 1년에 한 번씩은 엘제아르 부피에를 방문했다.
그동안 그가 좌절하거나 회의에 빠지는 것을 나는 전혀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하느님 자신은 그를 그런 어려움 속으로 종종 밀어 넣었던 것을 아실 것이다.
나는 그가 겪었을 곤란에 대해서는 헤아려보지 않았다.
그러나 그와 같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역경과 싸워 이겨내야 했을 것이고,
그러한 열정이 확고한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절망과 싸워야 했을 것이라는 것을
쉽게 상상할 수 있다.
그는 1년 동안에 1만 그루가 넘는 단풍나무를 심었는데, 모두 죽어버린 일도 있었다.
그래서 그 다음 해가 되자 그는 단풍나무를 포기하고 너도밤나무를 다시 심었으며,
그리하여 떡갈나무들보다 더 성공을 거두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가사가 겹쳐오네요...

지독한 외로움에 쩔쩔매본 사람은 알게되지 음 알게되지
그 슬픔에 굴하지 않고 비켜서지 않으며
어느결에 반짝이는 꽃눈을 닫고
우렁우렁 잎들을, 키우는 사람이야말로
짙푸른 숲이되고 산이되어 메아리로 남는다는 것을

문명, 수학의 필하모니 -김홍종

Sunday, July 19th, 2009

문명, 수학의 필하모니
김홍종, 2009년 3월 출간.

어느 면으로 보아도 수학 대중 서적 중에서는 매우 높은 위치에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역시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여러 투표의 방식 중에서 보르다셈법을 설명하는 곳에는 이런 것이 나온다.

이제 노무자의 말을 들어보자.

여보시오. 당신들은 대학 문 앞에도 못 가보았소? 평점이 A인 학생은 4점, B인 학생은 3점, (중략) 그러니까 각 후보의 점수는 ... 이고, 따라서 가장 평점이 높은 제가, 바로 노무자가 당선되는 것 아닙니까? 맞습니다. 맞고요. 원더풀, 뷰티풀~
김홍종, '문명, 수학의 필하모니', 199p

이인자, 노무자, 정동자, 김중자라는 말을 쓰고 있으므로, 노무자라는 것은 봐줄수있다고 치자. 하지만 나는 '대학 문 앞에도 못 가보았소' 와 같은 표현들을 절대로 유머로 받아들일 수가 없다. 아마도 속에서 하고 싶었던 말을 한 것이리라.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 왜 좋을까

Sunday, June 28th, 2009

오후에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에 가 보았다. 나는 지금껏 볼품없었던 고등학교 도서관과 대학에 딸린 거대한 도서관들만 이용을 해봐서, 이렇게 주민들을 위한 공공도서관은 어떤 곳일까 호기심이 있었다. 마침 이곳 도서관이 내가 요즘 있는 곳에서 불과 200m 거리에 있기에 꼭 가봐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던 터였다. 성실하게 운영되는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 블로그 를 보고서도 참 괜찮은 인상을 받았턴 터인데,  방문전 깔끔하게 만들어진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 홈페이지가  구글 크롬에서도 무난하게 잘 작동하는 것을 보고 호감도가 또 상승. (물론 회원가입을 하다가 결정적인 문제점을 하나 발견했지만, 곧 도서관 쪽에 신고해줄 생각. 신속하게 고쳐줄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꽤 많았다.  도서관 입구에는 책 벼룩시장이 열렸던데,  요것이 개관3주년과 관련된 일회성 행사인지, 아니면 상시적으로 열리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어느 쪽도 크게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책이 보관된 곳에 들어서기 전, 이런저런 도서관의 철학과 행사들을 소개하는 홍보패널들이 서 있었는데, 새로나온 책과 관련한 정책이 인상적이었다. 보통 다른 도서관들은 책을 싸게 들여올 방법을 찾느라 시간을 많이 소비하는데, 이곳에서는 주민들의 수요가 많은 신간서적들을 빨리 들여줄 곳을 찾는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미 잘 알려진 '강유원 박사 인문학 강좌' 와 관련된 홍보물들도 발견할 수 있었다. '도서관에 개념인이 있다!' 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누구일까. 구청장일까, 도서관장일까, 사서들일까. 궁금해졌다.

열람실이 따로 없어 보였는데, 공공도서관이 공무원시험 준비하는 사람들로 바글바글하지 않다는 것, 이것도 역시 훌륭한 혁신이었다.  다만 컴퓨터 좌석에서 책을 볼 수 있도록 해두었던데, 참고서를 펴놓고 있는 중고딩 아이들이 꽤 보였다는 점이 안타깝다.

아동용 책이 한층에 따로 있고, 두 개의 층에 걸쳐 일반책이 진열되어 있었는데, 이 정도면 주민을 위한 공공도서관 중에서 장서량이 큰 것인지 작은 것인지는 잘 알수가 없었다. 그래도 둘러보니 이정도면 즐겁게 빌려다 읽을수 있는 책을 많이 찾을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과학 분야는 하나의 책장에 모여 있었는데, 내가 보통 이용하는 도서관이 대학의 수학도서관이다보니, 수학 물리 화학 등등이 함께 꽂힌 자연과학 분야의 단 하나의 책장이라는 것이 다소 낯설기는 했다. 그냥 대충 눈대중으로 수학책은 200권정도 될까. 이 정도로는 많이 부족하다.  수학 문명 건설 방안 (3) : 좋은 수학책으로 가득찬 공공도서관 에서 밝힌대로, 공공도서관이야말로 미래의 라만누잔들이 양분을 공급받으며 자라나고 길러지는 곳이기 때문이다.

동대문구주민도 아니거니와 서울시민은 더더욱 아닌 나에게도 홈페이지 상의 등록절차, 신분증확인, 회원카드 발급을 거쳐, 책을 네 권을 대출해주었다. 외국이이건 누구건 가능한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여기에 대해 크게 까다롭지 않다는 것, 역시 개념인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쓰다가 도서관을 보는 관점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 블로그, 2008-3-14)라는 글을 찾았다. 함께 일하는 사서들도 오죽하겠느냐만은 적어도  '이우정 관장'이라는 분이 적어도  핵심 개념인의 하나가 아닌가 생각된다. 이정도면 내눈엔 거의 도서관 사상가로 보이는데,  사회의 중요한 위치 곳곳에 저런 훌륭한 분들이 많으면 좋겠다. 이제 개관 3년이 되었다는데, 앞으로의 활약상이 참으로 기대된다. 공공도서관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해주면 좋을것 같다.

사족.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은 지적자원의 측면에서 지리적 위치도 꽤 좋지 않은가 생각이 든다. 일단 근처에 경희대와 고려대가 있으며, 고등과학원이 코앞에 있기 때문이다. 개탄스러운 일이지만 중고등학교 교사들은 수학이 아름답다는 표현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겠지만, 이런 곳에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성공적인 인문학 강좌가 있었다면 테마가 있는 수학강좌는 왜 안될까.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이 하나의 모델을 제시해 주기를 기대해본다.  2014년에 국제수학자대회가 서울에서 있다면, 그 즈음에는 대중의 관심도 올라가도 덩달아 수학관련 출판시장도 커질 가능성이 크다. 지식의 새로운 유통경로들을 만드는 것은 이런 행사를 일회성 돈살포 이벤트로 끝내지 않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나의 독서론

Wednesday, June 17th, 2009

독서란 나를 찾아가는 여행이다.

저에겐 독서의 성격이 몇가지로 구분이 되는데,  여기서는 밥벌이를 위해(?) 해야 하는 독서는 제외하는 것이 맞는것 같아 일단 이렇게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독서와 관련한 흥미로운 통계로 학부 때 도서관 이용 통계 포스팅을 링크해둡니다.)


지금처럼 한국에 와 있을때, 제가 잠자는데 말고 가장 자주 가는 곳은 아마 대형서점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며칠전에도 책 여러권을 사왔는데, 어떤 책인지 알지도 못한채로 사다놓고 아직 펼쳐보지도 못한 책 중에 이런 책들도 끼어 있습니다.



이러한 종류의 책들을 읽으며 저는 어떻게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이 만들어져 왔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지금 나와 연관되는지를 즐겁게 상상하곤 합니다.

떨어져 있던 세상들을 이은 사람들의 이야기, 일상에서 사용하는 물건의 역사, 늘상 즐기는 음식들의 기원, 매일매일 사용하는 단어의 탄생... 이러한 것들에 대한 지식은 늘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즐거운 상상을 하게 해줍니다. 그러니 독서란 먼 시간과 공간을 거슬러 올라, 나는 어디서왔는가에 대한 작은 답들을 찾는 작은 여행인 셈이지요.

할말은 사실 더 있지만 오늘은 일단 여기까지 해두렵니다.


어찌된 영문인지 라인이 두개라서 짧은것 하나만 택하도록 하겠습니다. ㅡㅡ;


Inuit (독서란 자가교육이다) buckshot (독서는 월아이다) 고무풍선기린 (독서란 소통이다) mahabanya (독서란 변화다) 어찌할가 (독서란 습관이다) 김젼 (독서란 심심풀이 호두다) 엘군 (독서란 삶의 기반이다)  (독서란 지식이다) Oddlyenough (독서란 가랑비입니다.) 마키디어(독서란 연애다.) 파아랑 (독서란 새벽 3시다.) 송동현 (독서란 수집이다) Crete (독서란 겸손으로의 길이다.)


alankang님과 마케터님께 릴레이의 바톤을 받아주십사 부탁드려봅니다.

아 그리고 바톤넘겨 주신 Crete님, 새해의 사자성어에 이어 이번에도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국회보좌진 실무매뉴얼을 읽고

Saturday, June 13th, 2009

그러고보니 국정감사 실무 매뉴얼을 읽고 라는 글을 5년전에(허걱!!) 쓴 바가 있다. 실은 엊그제 서점에 가니 위 책의 저자가 쓴 국회보좌진 업무매뉴얼 (서인석, 출판사 새로운 사람들, 2008-5-26 출간) 라는 책을 발견하여, 사가지고 와서 한번 읽어보았다.

자신의 업무노하우를 이렇게 잘 기록하여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책으로 쓰는 일은 참으로 칭찬할 일이다.

18대 의원들이 가장 많이 읽은 책은... (똥아, 2009-4-21)

이 책을 비롯해 '또 파? 눈먼 돈'과 같은 예산관련책들이 상위에 포진된 것을 보니, 국정감사용으로 찾아봤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보좌진들이 이러한 자료에 목말라하고 있음이 느껴진다.

책에는 보좌진의 업무에 대한 기술적인 내용이라기 보다는, 보좌관이 된 사람들에게 그 내부에서 하는 일의 성격과 이 길에서 자신만의 커리어를 어떻게 쌓을 것인지에 대한 조언이 담겨있다고 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가령 이게 상당히 직업적 안정성이 부족한 비정규직에 가까운 일인데 그럼에도 어떻게 직업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인지 등의 이야기도 있고, 업무노하우를 국회 밖에서 써먹기가 쉽지 않은데, 장차 보좌관 이후에 어떤 일을 하는 것이 가능할까에 대한 이야기들도 있다.

내가 관심을 가진 것은 보좌진 업무의 디테일이라기보다는, 내부자의 시선으로 본 국회는 어떤 곳인가 하는 점이고, 어떠한 개혁의 요소들이 있을 것인가가 되겠다. 읽어보니 대한민국 국회의 허접함이 또 한번 느껴진다. 눈에 띈 부분을 짧게 적어본다.

일단 보좌진에 대한 국회 차원의 체계적인 교육이 다음과 같이 부실하다니... 한번 놀라고...

252p 의원의 의정활동을 실질적으로 담당하는 보좌진에 대한 교육은 연간 총 10여 시간에 불과하다. 그러다 보니 보좌진은 자비로 국회와 무관한 외부기관에서 운영하는 '보좌진 양성과정'을 듣는다. 신입보좌진에 대한 오리엔테이션도 대수가 바뀌는 4년마다 3~4시간에 걸쳐 고작 1~2회에 진행된다. 기본교육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다 보니 재교육과 연수, 해외시찰 등의 기회도 주어지지 않는다. 보좌진은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지원하는 실무조직이다. 그런데 보좌진에게 교육과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것은 결국 국회의 역량 약화와 함께 행정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 비판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보좌진에 대한 교육과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제대로 된 업무매뉴얼조차 없다고 한다...

282p 영세성을 면치 못하는 출판계조차 나름대로 출판, 교정 등 자신의 고유업무와 관련한 매뉴얼을 갖고 있는 게 우리네 '상식'이다. 그런데 국정을 논하고 행정부를 감시하며 법을 만들고 나라살림을 살피는 국회에서 개원 60주년을 맞도록 자신의 고유업무와 관련된 매뉴얼이나 업무지침서 하나 없다고 한다면 과연 누가 믿겠는가? 아닌 말로 지나가던 뭐도 웃을 일이다.

이유는 단순할 것이다. 여야불문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의회의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을 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일 것이다. 그 빽좋은 의원들이 먼저 나서서 이러한 현실에 대한 개선을 모색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다들 자기 금배지 한번 더 다는 것에만 정신이 팔려서 그런 것일까. 그렇다면 어쩌면 이 점에 대해서는 개개인 의원들의 당락과 무관하게 존재하는 정당들이 욕을 먹어야 할 것 같다. 허긴 생각해보니, 의원들만 각자 선거 때문에 장기적 모색을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정당들도 해마다 모였다 흩어졌다하는 선거용 프로젝트 정당들이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장기적인 시야는 아예 없는 것이 당연하겠다. 파리떼처럼 음식냄새나는 곳만 찾아서 요리조리 날라다니고... 도무지 욕구들만 가득하지, 책임감은 없는 사람들인 것 같다.

국회차원에서 못하면, 정당 차원에서라도 정기적으로 교육을 시켜주고 모두의 경험을 모아서 매뉴얼을 만들고 해야하는 것이 아닐지. 어떻게 2~3명의 보좌진에게 사실상 의정활동의 핵심부분을 맡겨 놓은 상태에서, 이런 것도 하나 제대로 못할까.

시민사회와 정당 사이의 인터페이스도 개허접이고, 보좌진 업무 노하우 축적 및 공유도 개허접... 국회의원은 2년마다 상임위원회교체로 전문성 축적 방안 부재... 이러니 잘 되면 신기한 일일 것이다.

한 가지 특기할만한 점은 의원보좌진이 국회 지원기관들을 보는 시각에 관련된 것이다.

277p 2003년 말 현재 국회사무처 현원은 1,165명이었다. 그러나 5년이 지난 208년 3월 말 현재 1,265명으로 정확히 100명 더 늘었다. 이는 결국 사무처 자리만 그만큼 늘어나고 더불에 그에 따른 승진이 이루어졌다는 걸 의미한다. 참고로 사무처를 포함한 4개 지원조직의 현원은 1,675명이다.
글쓴이는 더 이상의 국회 지원조직 확대를 반대한다. 이는 비단 보좌진이 단 한명도 지원조직으로 진출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은 아니다. 이보다는 오히려 사무처의 조직 확대와 함께 지원조직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데 있다.
예산정책처와 입법조사처 등은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조직이다. 따라서 지원조직은 그 성격상 '학술단체'나 '연구기관'이 아니다. 다시 말해 단순히 논문이나 보고서를 쓰는 곳이 아니라 국회의원의 의정활동, 즉 법안 제개정을 비롯해 자료를 요구하고 질의서를 쓰며 보도자료를 만드는 등 행정부를 견제 감시 비판 하는 것을 '실무적'으로 지원해야 하는 곳이다.
그런데 지원조직인 '전문성'을 표방하며 그 구성원의 자격을 '박사'로 제한하다 보니 보고서나 논문만을 양산하고 있다. 국회 관련 전문성과 박사는 분명 일치하지 않는 측면이 많다. 특히 국회처럼 학술단체나 연구기관이 아닌 곳에서는 실무와 방법론이 더 중요하며, 그런 점에서 이론말 알고 국회와 행정부에 대해서는 잘 알지도 못한 채 단지 보고서와 논문만 쓸 줄 아는 박사는 생각처럼 필요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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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박사'들이 쓰는 논문이 과연 행정부와 그 산하단체 연구기관에서 만든 것보다 월등히 더 낫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애초부터 행정부에 비해 자료와 정보에서 열등할 수밖에 없는 국회 지원기관이, 이들보다 더 나은 정보와 자료가 담겨 있는 보고서를 쓴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원조직은 결국 정부기관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자료들을 기초로 여러 가지를 한데 모으는 것 이상을 만들 수 없다. 과연 이게 의정활동에 큰 도움이 될까? 보좌진과 마찬가지로 능숙한 주식투자가가 돼야 하는데, '경제학 논문'만 쓰고 있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의정활동과 관련한 '전문성'을 논하면, 보좌진보다 더 전문가인 사람이 어디 있단 말인가? 관련된 일을 직접 해봤고 그런 가운데 배우고 훈련된 사람들이 바로 보좌진이다. 따라서 지원조직이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의정활동이 뭔가를 알고 또 그걸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경험한 보좌진들로 구성돼야 한다. 질의서 한 번 써 본적 없는 박사들이 보좌진처럼 실무적으로 의정활동을 지원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은 재론을 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껏 피상적으로 국회가 앞으로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이러한 리서치 역량을 훨씬 키울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었다. 그런데 저자는 국회지원조직이 보좌진을 실무적으로 도와야한다는 측면에서 지원조직을 바라보고 있는듯하다. 이건 보좌진을 더 확대하는 방향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닌가 생각되고, 지원기관은 지원기관대로 존재의 목적이 있는 게 아닐까 싶지만. 아직 정보가 부족하다. 아무튼 밖에선 알 수 없는 이러한 갈등이 있다는 것도 역시 내부자를 통해서만 알 수 있는 일이다. 앞으로 많은 고민이 필요한 것 같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이런 책이 딴나라당 안상수님을 보좌한 사람에게서만 출판되고 있다는 점이다. 열린우리당 백팔초선들 이제 백수도 많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