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the ‘외교와 북핵’ Category

해에게서 소년에게

Sunday, August 31st, 2008

새 학기가 되면서, 연구실을 옮겼다. 새 연구실에서는 책상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면, 샌프란시스코의 바다가 슬쩍 눈에 보인다.  미국의 서안. 미국에서 아시아로 들어가고,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들어가는 관문이 눈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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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해의 분위기가 매우 긴장돼 있다. 러시아 흑해 함대와 미국의 함대가 지금 그곳에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러시아 흑해 함대는 지금은 우크라이나 땅인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에 그 사령부를 두고 있다. 그래서 우크라이나에 1년에 1억달러 가까이 주면서 빌려 쓰고 있는 곳이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8/28/2008082801616.html)

그루지야는 시작에 불과하고, 흑해함대 사령부가 있는 크림반도가 러시아가 바라보고 있는 메인게임이 아닐까. 그루지야와 우크라이나는 모두 나토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1일에는 EU의 긴급정상회의가 있는데, 앞으로 일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우크라이나에서의 파국을 과연 막을 수 있을까...

미국의 함대는 유럽과 아시아를 가르는 터키 보스포러스 해협을 통과하여 지중해에서 흑해로 들어왔다. 오래전 한국전쟁에도 남한군을 도우러 온 바가 있는 족보있는 반공국가(반러국가?) 터키. 미국 함대의 보스포러스 해협통과를 승인해주면서, 흑해를 마주보고 있는 터키와 러시아 사이에도 긴장감이 돌고 있다는 소식이다. (터키-러시아 무역분쟁 조짐)

러시아는 흑해에서 뿐 아니라, 여러 동유럽국가들과 다음과 같이 갈등을 안고 있는데,

발트해의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국경에서는 재미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폴란드와 칼리닌그라드 리투아니아 사이에 끼어 있는 칼리닌그라드는 러시아 땅이라니! 이곳은 러시아 발틱함대의 주둔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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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전인 1908년, 열아홉살 최남선은 한국 최초의 잡지 '소년'에 최초의 근대시, '해에게서 소년에게'를 발표한다.

처……ㄹ썩, 처……ㄹ썩, 척, 쏴……아.
때린다 부순다 무너 버린다.
태산 같은 높은 뫼, 집채 같은 바윗돌이나,
요것이 무어야, 요게 무어야.
나의 큰 힘 아느냐 모르느냐, 호통까지 하면서,
때린다 부순다 무너 버린다.
처……ㄹ썩, 처……ㄹ썩, 척, 튜르릉, 꽉.

처……ㄹ썩, 처……ㄹ썩, 척, 쏴……아.
내게는 아무 것 두려움 없어,
육상(陸上)에서, 아무런 힘과 권(權)을 부리던 자라도,
내 앞에 와서는 꼼짝 못하고,
아무리 큰 물건도 내게는 행세하지 못하네.
내게는 내게는 나의 앞에는
처……ㄹ썩, 처……ㄹ썩, 척, 튜르릉, 꽉.

처……ㄹ썩, 처……ㄹ썩, 척, 쏴……아.
나에게 절하지 아니한 자가,
지금까지 있거든 통기(通寄)하고 나서 보아라.
진시황(秦始皇), 나파륜*, 너희들이냐.
누구 누구 누구냐 너희 역시 내게는 굽히도다.
나하고 겨룰 이 있건 오너라.
처……ㄹ썩, 처……ㄹ썩, 척, 튜르릉, 꽉.

처……ㄹ썩, 처……ㄹ썩, 척, 쏴……아.
조그만 산모를 의지하거나,
좁쌀 같은 작은 섬, 손뼉만한 땅을 가지고,
고 속에 있어서 영악한 체를,
부리면서, 나 혼자 거룩하다 하는 자,
이리 좀 오너라, 나를 보아라.
처……ㄹ썩, 처……ㄹ썩, 척, 튜르릉, 꽉.

처……ㄹ썩, 처……ㄹ썩, 척, 쏴……아.
나의 짝 될 이는 하나 있도다.
크고 길고 넓게 뒤덮은 바 저 푸른 하늘.
저것은 우리와 틀림이 없어,
작은 시비, 작은 쌈, 온갖 모든 더러운 것 없도다.
조따위 세상에 조 사람처럼.
처……ㄹ썩, 처……ㄹ썩, 척, 튜르릉, 꽉.

처……ㄹ썩, 처……ㄹ썩, 척, 쏴……아.
저 세상 저 사람 모두 미우나,
그 중에서 똑 하나 사랑하는 일이 있으니,
담 크고 순진한 소년배(少年輩)들이,
재롱처럼 귀엽게 나의 품에 와서 안김이로다.
오너라 소년배 입 맞춰 주마.
처……ㄹ썩, 처……ㄹ썩, 척, 튜르릉, 꽉.

일본은 1905년 러일전쟁에서 발틱함대를 격파하며, 한반도를 차지하기 위한 장애물들을 모두 제거한다.

1904년 황실 유학생으로 뽑혀 도쿄부립제일중학교[東京府立第一中學校]에 입학했으나 3개월 만에 자퇴하고 귀국했다. 이듬해 〈황성신문〉에 투고한 글로 필화를 입어 1개월간 구금되었고, 1906년 다시 일본으로 건너가 와세다대학[早稻田大學] 고등사범학부 지리역사과에 입학, 유학생 회지인 〈대한흥학회보〉 편집에 참여했다. 그러나 입학 3개월 만에 모의국회(模擬國會)사건에 반발하는 한국인 학생 총동맹휴학으로 중퇴하고, 이듬해 가을 인쇄기를 구입하여 귀국한 후 자택에 신문관(新文館)을 설치하고 인쇄·출판업을 시작했다. 신문관에서 발행한 〈소년〉(1908)은 근대적 종합잡지의 효시이며... ("최남선" 한국 브리태니커 온라인)

일본에서 최남선은 무엇을 봤으며,  왜 돌아오자마자 시작한 계몽운동의 첫번째 장에서, 소년들에게 바다의 이야기를 들려준 것일까?

근대는 바다에서 열렸고, 그 기본 질서는 지금도 변함없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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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 이명박 선생은 요즘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실까?

해양력이 역사에 미치는 영향과 일본

Monday, July 28th, 2008

'대항해시대'를 통해 '해양력이 역사에 미치는 영향(The Influence of Sea Power upon History 1660~1783)'이라는 밀리터리 클래식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1890년에 미국의 해군전략가, 해군역사가 알프레드 마한이라는 사람이 썼다고 하는데, 20세기 미국의 대외전략에까지 큰 영향을 준 책이라 하여,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 바가 있다.

독도 문제로 세상이 시끄럽기도 해서, 오늘은 도서관에 가서 그 책을 빌려 한번 읽어보려고 했는데, 찾아보니 허걱 무쟈게 두꺼워서, 읽어보려던 마음을 그냥 고이접어 보내드렸다. 대신에 그 책 주변부에 꽂혀져 있던 마한이 세상에 남긴 영향을 논한 논문모음집(Influence of History on Mahan)을 빌려, 그에 들어있던, 'Japan and Mahan'이라는 글을 하나 읽어보게 되었다.

마한의 생각이 자라나서 일본제국주의해군을 만들 정도로 그 영향이 큰 것은 아니었지만, 당시에 강력한 해군을 만들기 위해 움직이던 해군지도자들이 찾던 무언가는 제공해 주었고 마한의 글이 유용하게 활용되었다는 요지의 글이었다. 이미 그 당시에 일본에서는 저런 책들을 읽었으며, 직접 미국에 가서 마한과 접촉하는 해군장교들도 있었다고 하니, 새삼 일본이라는 나라를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이 부분.

(the book = 해양력이 역사에 미치는 영향) In April 1897, he learned that the latter group had presented copies of the book to the emperor and crown prince. The book was used as a text at the military and naval academics, and, the Imperial Household Agency had purchased three hundred copies for placement in every middle and high school in the empire.

당대 최신의 해군전략및 역사서적 삼백부를 구해 모든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비치시켰다니... . 놀라는 것은 마한의 영향력같은 것이 아니라, 19세기말 제국주의 일본이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를 증언하는 이런 장면들.

이미 백년전부터 이렇게 해군의 기초를 닦고 키워온 일본이라니, 좀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바다의 중요성에 대해 오래전부터 많이 고민해왔고 잘 알고 있는 듯.

나는 이런 일본의 기본과 기초가 두렵다. 독도에 대한 일본의 입장은, 결국 이런 실력과 그에 따른 자신감에서 비롯되는 게 아닐지.

이메가 정부는 출범하면서 해양수산부를 없앴던가 ㅋ.

급수차가 좀 많이 나는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