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the ‘수학책 (일반교양)’ Category

몬스터 대칭군을 찾아서

Wednesday, October 29th, 2008

'Symmetry and the Monster' 책이 번역되어 나왔습니다... ㅎㅎㅎ

몬스터 대칭군을 찾아서 - 현대 수학 최대의 미스터리 |
원제 Symmetry and the Monster
마크 로난 (지은이), 심재관 (옮긴이)

이 블로그 쥔장은 바로 이 몬스터에 낚여서, 지금은 팔자에 없는 양자장론을 공부하느라 죽을 똥을 싸고 있습니다. ㅡㅜ 하나하나 알아갈수록 물리가 참 재미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그런 건 다 좋습니다. 그런데 물리학자들은 벡터끼리도 막 곱하더라구요. 진짜 미치겠슴다. ㅡㅜ. 노테이션부터 좀 대통일합시다...

잠시 얘기가 샜습니다.

출판사 제공 책 소개.

196,884 차원의 눈송이를 상상할 수 있는가?

사그라지지 않는 혁명의 기운이 도시를 휘감고 있던 1832년 5월 30일 새벽, 파리 외곽에서 울린 한 발의 총성과 함께 이 위대한 탐구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더할 나위 없이 우아하면서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가진, 광대하고도 복잡한 우주의 구조를 밝힐 열쇠, 몬스터를 찾기 위한 200여년에 걸친 수학자들의 열정과 모험.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이 위대한 지적 모험의 역사야말로 현대 수학의 장대한 서사시이다!

'우주의 구조를 밝힐 열쇠'라고 출판사가 구라를 치네요. 아무튼 196884=1+196883이라는 미스테리를 간직한 수식이 드디어 한국의 일반 독자들에게 접근 가능하게 되었네요. 책을 읽다보면 이런 수학책 읽는 경우에 드문 케이스로 한국인 수학자 이름이 하나 등장할 겁니다. 그 이름은 바로 이임학. 이 블로그 독자들은 구해서 읽고 독후감을 쓰도록 합시다.

모리스 클라인 - '수학, 문명을 지배하다'

Monday, January 21st, 2008

책이 좀 두꺼운 점이 약간 망설여지지만, 그 점만 뺀다면, 모리스 클라인의 '수학, 문명을 지배하다'(Morris Kline, Mathematics in Western Culture) 은 아주 좋은 수학 교양서라고 할 수 있다.

수학이 어떻게 서구문명에 영향을 미쳐왔는가를 잘 얘기해 주고 있다. 수학 자체가 옛날부터 어떻게 성장해 왔는가를 다루는 수학사책이 아니라, 수학이 서양의 문화와 문명에 어떤 의미를 갖고 어떠한 영향을 미쳐왔는가를 말하고 있는 책이다. 물론 중심테마는 이 블로그에서 끊임없이 외치고 있듯이, 수학이 킹왕짱이라는 것.

현장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교사들이 읽으면 작금의 중고딩들이 경험하고 있을 깝깝한 수학시간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물론 지금까지 수학교육을 통해 '짱나는 수학, 도대체 수학 왜 배워야 하나'라는 질문에 답이 없거나 혹은 부정적인 답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읽고, 수학이 이런것이었구나 하는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 필요가 있다.

파인만 강의 - 태양 주위의 행성 운동에 관하여

Friday, January 18th, 2008

인류의 지성사에서 가장 큰 발견 몇 가지를 꼽는다면,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타원궤도로 돌고 있다는 사실'을 빼놓을 수가 없을 것이다. 이것으로 인하여 인간의 이성에 대한 무한한 신뢰라는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신화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파인만 강의 - 태양 주위의 행성 운동에 관하여는 유명한 일반 물리학 교과서인 '파인만의 물리학 강의'에는 담겨지지 못했던 파인만의 행성운동에 대한 강의를 담은 책이다. 뉴턴이 활약한 시대 즈음의 간략한 역사와 더불어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타원궤도로 돌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증명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 발견이 아무리 세계사를 뒤흔든, 인류지성사의 보석같은 것이라 해도, 이것은 지금에 와서는, 공부를 성실히 한 보통의 이공계의 대학 1학년 정도면 미적분학의 언어를 사용하여 눈깜짝할 사이간에 해치울 수 있는 정도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지금 내가 소개하는 이 책은 그런 표준적인 증명을 담고 있는 책이 아니다.

수학에서 소위 쓰는 말로 '초보적인 증명(elementary proof)' 이라는 것이 있다. 이 말에는 분명한 정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고등학생 수준의 수학에서 따로이 더 난이도 있는 공부를 하지 않고, 미적분학을 사용하지 않는 정도면, '초보적인 증명'이라고 불러줄 만하다. 그러나 그것이 꼭 쉽다는 것을 말하지는 않는다. 쉬운 언어를 사용하는 대신, 번뜩이는 아이디어들이 요구되는 것이다. 포크레인으로 할 일을, 삽으로 하라고 시키면, 어쨌든 짱구를 좀 굴려야 하지 않겠는가?

이 책은 행성이 타원궤도를 돌고 있다는 사실을 기하학의 언어를 사용하여 '초보적인 방법'으로 증명하고 있다. 그러면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책에 수록되어 있는 파인만의 강의록 부분에는, 실제로 타원궤도가 된다는 것을 증명한 후, 파인만의 이런 말이 담겨 있다.

It is not easy to use the geometrical method ro discover things. It is very difficult, but the elegance of the demonstrations after the discoveries are made is really great. The power of the analytic method is that it is much easier to discover things than to prove things. But not in any degree of elegance. It's a lot of dirty paper, with x's and y's and crossed out, cancellations and so on.
기하학적 방법으로는 무언가를 발견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그것이 어렵다 할지라도, 일단 발견한 후에는 그 증명의 우아함의 정도가 매우 크다. 해석적인 방법(즉 미적분학을 사용하는 방법)의 힘은 증명하는 것보다는 발견하기가 훨씬 쉽다는 것이다. 그러나 거기에는 어떠한 우아함도 없다. 그것은 단지 x,y, 줄 그은것, 지운것 등등이 난무하는 지저분한 종이뿐이다.

이렇듯이 '초보적인 증명'의 매력은 바로 우아함과 아름다움에 있는 것이다. 뉴턴 역시 이 증명을 기하학적으로 했는데, 파인만은 뉴턴의 증명을 따라갈 수가 없어서, 스스로 고안했다고 말하고 있다. 책의 저자들이 파인만의 증명을 많은 그림과 함께 친절하게 설명해 놓았다. 고등학교에서 타원을 비롯한 이차곡선을 배웠다면, 차분하게 읽어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교양으로서의 수학책을 좀 읽고 싶긴 한데, 시간만 투자하면, 페이지 넘어가는게 보장되는 날로 읽는 책말고, 읽고 난 후 정말 보람이 느껴지는 책에 한번 도전해보고픈 사람에게 추천한다. 나도 타원에 대해 몰랐던 것을 배워가면서 즐겁게 읽었는데, 다만 솔직히 말하자면 증명의 중요한 부분에서, 좀 명확히 이해를 못한 부분이 있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약간 은근슬쩍 날로 먹는 부분이 있는 것 같은데, 이것은 좀더 생각을 해봐야 정확히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

소개해 봐야, 실제로 읽을 사람이 별로 없을 거라 확신하지만, 사실 대중을 겨냥한 과학책으로서는 상당히 대담한 것이다. 생각해 보라. 수학이나 과학 대중서라는게 보통, 이런저런 등장인물들 가십이나 섞어서 짜집기하는 그런거 아니겠는가. (나는 이미 이런 책 정도는 트럭으로 쓸수있는 알고리즘을 가지고 있다 하하하) 당당하게 수학적인 '증명'에 책의 대부분을 할애하다니, 이런 용감무쌍한 시도는 한번 음미해 볼만한 사실이다. 대중들이 알아들을 만한 언어로 '증명'을 쉽게 해설한 책을 내놓아서, 과연 출판시장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갖출수 있을 것인가?

하디를 넘어서

Tuesday, July 17th, 2007

영국 수학자 하디가 쓴 '어느 수학자의 변명'은 다음과 같은 문단으로 시작한다.

It is a melancholy experience for a professional mathematician to find himself writing about mathematics. The function of a mathematician is to do something, to prove new theorems, to add to mathematics, and not to talk about what he or other mathematicians have done. Statesmen despise publicists, painters despise art-critics, and physiologists, physicists, or mathematicians have usually similar feelings: there is no scorn more profound, or on the whole more justifiable, than that of the men who make for the men who explain. Exposition, criticism, appreciation, is work for second-rate minds.

지난 주말에 (대중을 염두에 둔) 수학책 아이디어가 하나 생겼는데, 하디가 했던 저 말이 꿈에 보이는 것이 아닌가.

수학자와 대중의 거리는 왜 먼가? 하디 때문이다 -_- 하디의 논리를 격파해야 한다.

수학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Saturday, December 18th, 2004

목요일로 2004학년도 2학기의 모든 과목의 시험이 끝났다. 오랜만에 얻은 한가함이 무척이나 좋다.
책을 한 권 읽었다. 일본의 대(大)수학자 고다이라 구니히코(1915-1997, 링크는 영어로 된 pdf 파일임) 가 쓴 "수학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라는 책이다. 나는 이번 학기에 "복소다양체"라는 과목을 수강했는데, 이 과목의 교재로 바로 이 고다이라가 쓴 책을 사용했다. 참으로 여러가지 새로운 개념들을 배웠는데, 중요한 것들을 이해하기에 나는 역부족이었다.
아무튼 "수학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라는 책은 고다이라가 남겨 놓은 여러 글들의 모음이었는데, 다소 성의없게 만들어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 일단 제목이 너무 촌스럽고, 똑같은 이야기가 반복되는 것도 많았고, 심지어 똑같은 페이지가 세장이 계속해서 끼어 있는 경우도 두 번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을 다른 사람들에게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하고픈 생각은 별로 들지 않는다.
남에게 추천을 하진 못하겠지만, 사실 나는 고다이라 같은 위대한 수학자를 조금이나마 접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즐거운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일본인인 그가 미국에 처음 가서 영어가 안 돼 세미나 발표도 못했다는 얘기. 또, 그 같은 훌륭한 수학자가 어려운 수학책(혹은 논문)을 읽을 때 잘 이해가 안 되서, 여러 번 읽어보고, 그래도 안 되면 써 보면서 읽고, 힘들게 힘들게 뒤에까지 읽고 나면, 앞에껄 까먹게 되고... 수학책을 쉽게 읽는 법이 있으면 누군가에게 배우고 싶다는 말을 하는 것도 참 기억에 남는다.
나는 얼마 전에, 고등학교에서 일차변환을 안 가르친다는 것, 그리고 복소평면도 안 가르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교수 두 명의 반응을 직간접적으로 들었는데, 한마디로 어이가 없다는 것이었다. 나도 비슷하게 생각을 하긴 하는데, 말이 나와서 말이지, 복소수의 곱셈을 회전으로 해석하는 법처럼 멋있는 걸 고딩들에게 안 가르친다는게 좀 아쉽다...
아무튼 고다이라는 초등학교 수학에 집합이 들어갔다는 것을 굉장히 어이없게 생각했고, 중고등학교의 수학 교과 과정에서 유클리드 기하가 점점 없어진다는 것들 매우 개탄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 점은 한국과 일본의 상황이 비슷한 모양이다. 고다이라는 수학을 가르치는 순서를 역사적 발견의 순서로 하는 것이 좋다고 하는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또한 어린아이들에게는 말을 배울 때 이유도 모른채 따라하게 하는 것처럼 계산도 반복적으로 훈련시키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피아노 배우는 사람에게 이유불문하고 스케일연습을(하농이라는 책이 있던가요) 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었다. (이 주장에 비추어 보면, 우리나라에서 어릴 때 구구단을 외우게 하는 것, 초중고 시절 수학시간에 계산기 안 쓰는 것 같은 것을 고다이라는 되게 좋아할 것 같다) 또, 유클리드 기하는 그림을 그려가며 공부한다는 점과 그 결과에 대한 논증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좌뇌와 우뇌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며, 점점 과정에서 빠지고 있는 것을 아쉬워 했다.

방학이 되니 책도 읽을 수 있고 참 좋은 것 같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