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the ‘수학자’ Category

드무아브르의 중심극한정리(ii) : 스털링이 가져간 영광

Saturday, July 12th, 2008

정규분포 [math]N\mu, \sigma^2[/math]의 확률밀도함수는 다음과 같다.

[math]\frac{1}{\sigma \sqrt{2\pi} } \exp \left(-\frac{(x-\mu)^2}{2\sigma ^2} \right) [/math]

지난 글에서는, 상수를 무시하고 보면 이 함수가

[math]b \exp \left(-ax^2 \right) [/math]

꼴이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사실 앞에 붙어 있는 상수에 대해 언급을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math]\sqrt{2\pi}[/math]

말이다.

사실 여기엔 드무아브르에게는 다소 섭섭할만한 역사가 담겨져 있다. 정규분포 이야기에서 잠시 벗어나 보이는 팩토리얼 얘기를 조금 한다. 위에 있는 숫자의 근원이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소위 스털링의 공식이라고 알려져 있는 팩토리얼의 근사식은 다음과 같다.

[math] n! \approx \sqrt{2\pi n}\, \left(\frac{n}{e}\right)^{n}[/math]

팩토리얼은 정의는 간단할지라도 n이 조금만 커지기 시작하면 계산하기가 그리 만만치 않은 녀석이다. 따라서 위의 식은 실용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유용한 근사식이 된다. 드무아브르는 이 근사식을 유도한 바가 있다. 다만 [math]\sqrt{2\pi}[/math]라는 상수를 구하지 않고 다음과 수준의 표현을 남긴다. 적당한 상수 B가 있어 다음과 같이 된다는 것을!

[math] n! \approx B \sqrt{n} \left(\frac{n}{e}\right)^{n}[/math]

역사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전한다.

In Miscellanea Analytica (1730) appears Stirling's formula (wrongly attributed to Stirling) which de Moivre used in 1733 to derive the normal curve as an approximation to the binomial. In the second edition of the book in 1738 de Moivre gives credit to Stirling for an improvement to the formula. De Moivre wrote:-

I desisted in proceeding farther till my worthy and learned friend Mr James Stirling, who had applied after me to that inquiry, [discovered that c = √(2 π)].

크레딧을 스털링에게 돌린 드무아브르. 오늘날 팩토리얼의 근사식은 (드무아브르의 이름은 온데간데 없이) 스털링의 공식으로 불려진다. 나같은 오타쿠가 아니라면, 수학을 공부해도 스털링의 이름 앞에 드무아브르가 와야 한다는 주장을 들어본 적이 없기 쉬울 것이다. 그러나 팩토리얼에 대한 드무아브르-스털링 공식이 옳지 않겠는가? 이러한 주장에 대해서는
[Historical Note on the Origin of the Normal Carve of Errors BY KARL PEARSON]을 참조하시면 되겠다.

후대 사람들은 정규분포의 확률밀도함수는 가우시안으로 부르며, 팩토리얼 근사식은 스털링 공식이라 부르고 있다는 사실을 죽은 드무아브르가 안다면 얼마나 억울해 하겠는가?

이야기는 다음 편에 계속된다.

수학과 대학원생이 되면 좋은점 - 라마누잔 이야기

Tuesday, June 24th, 2008

대학에 들어간 첫해, 기숙사 방에 앉아 '수학이 나를 불렀다'라는 인도수학자 라마누잔에 대한 이야기를 읽던 때가 새삼 떠오른다.

1913년, 인도에서 대학교육도 받지 않고 독학으로 수학을 공부한 라마누잔은 영국에 있던 당대 최고의 수학자 하디에게 자신이 발견한 수학적 결과들에 대한 검토를 부탁한다.

Dear Sir

I beg to introduce myself to you as a clerk in the Accounts Department of the Port Trust Office at Madras on a salary of £ 20 per annum. I am no about 23 years of age. I have had no university education but I have undergone the ordinary school. I have been employing the spare time at my disposal to work at Mathematics. I have not toddle through the conventional regular course, but I am striking out a new path for my self. I have made a special investigation of divergent series in general and the results I get are termed by the local mathematicians as “Startling”

I would request you to go through the enclosed papers. Being poor, if you are convinced that there is anything of value I would like to have my theorems to be published. I have not given te actual investigation nor expressions that I get but I have indicated the lines on which I proceed.

Being inexperienced I would very highly value any advice you give me. Requesting to be excused for the trouble I give you.

I remain
Dear Sir
Your truly
S.Ramanujan

편지에 담긴 결과 중에는 하디를 완전히 매료시킨 결과가 있었으니... 하디는 이를 두고 이러한 평을 남겼다.

나를 완전히 패배시킨 정리다. 예전에 그에 조금이라도 비슷한 것을 본 적이 없다. 한눈에도 최고의 경지에 오른 수학자만이 생각할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은 참인 것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만약 정리가 참이 아니라면, 이러한 정리를 생각해 낼 수 있을만큼 상상력을 가진 사람이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theorems] defeated me completely. I had never seen anything in the least like them before. A single look at them is enough to show that they could only be written down by a mathematician of the highest class. They must be true because, if they were not true, no one would have the imagination to invent them."

여기서 언급하고 있는 결과 중의 하나가 바로 다음 식이다.

??? @.@ ??? 어릴적엔 그저 동화속 이야기일 뿐이었다. 그러나,,

어제 오후부터 이 식을 공부했는데, Rogers-Ramanujan identity 만 받아들인다면, 모든 과정들을 다 점검한 듯 하다. 하나하나의 과정마다, 위대한 장인의 숨결이 느껴진다. 여기까지 오는 것도 참 오래도 걸렸다. 나는 오일러-자코비-라마누잔 가문의 수학을 숭배한다.

수학과 대학원생이 되면 좋은 점은, 이러한 동화책의 그저 놀랍기만 하던 이야기 속 수식들을, 진짜로 자기 머리를 써서 이해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학부생 때는 혼자서 찾아가며 공부하기는 조금 힘들것 같아서, 대학원이라 했다. 누군가 효율적으로 끌어주면 할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이러한 경험을 할 때, 나는 수학을 공부하는 보람을 느낀다.

저 식을 진짜로 한번 이해하고 싶은 분?

법률가 페르마와 이공계의 위기

Thursday, May 1st, 2008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통해 익히 알려진 페르마는 원래 직업 법률가였고, 수학은 아마추어리즘에 입각한 그의 취미생활이었다고 할 수 있다.

수학에서 그의 업적은 너무나 찬란하므로, 생략하기로 하자.

그러나 법률가로서의 페르마가 무슨 업적을 남겼는지는 나는 전혀 들어본 바가 없다. 어떤 명변론을 했는지, 명판결을 남겼는지, 아무도 그에 대해 얘기하지 않거니와, 누구도 그에 대해 가십 이상의 큰 관심을 갖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대전일보의 자사고 탐방②상산고-이공계 기초학문 꿈나무들 두드리세요 이라는 기사가 아주 재미있다.

기사는 이렇게 시작한다.

‘수학의 정석’ 저자 홍성대 이사장이 세운 상산고가 키우려는 인재는 이공계 기초학문 분야 꿈나무다. 수학이 입학의 열쇠 역할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오오오~~~~

그런데 바로 그 다음문장,

2007-2008학년도 의·약학 계열에 평균 98명을 합격시켜 국내 명문대 진학의 다크호스로 떠오르며 집중 조명을 받았으며

이게 뭥미???

결국 기사 끝자락..

◆어디에 진학하나

2008학년도 수능 전 영역 1등급 17명을 내며 서울대 36명, 연세대 85명, 고려대에 76명이 진학했다. 2007학년도 법학·경영계열 133명, 의·약학계열에 110명이 진학한 데 이어 2008학년도에 각각 125명과 85명이 합격해 국내 대학 인기계열 진학의 간판고교로 부상했다.

이게 뭥미??? 이건 뭐 이공계 기초학문 분야 꿈나무의 무덤이 아닌가?

아무튼 결론.

법률가 페르마 = 듣보잡

수학자 페르마 = 킹왕짱

마음에 잘들 새겨주시길...

오일러의 왼쪽 눈

Saturday, April 5th, 2008

EBS 지식채널 (2008.01.21), 오일러의 왼쪽 눈

두 눈을 감고 우주를 보았다

멋있지 않아요? *_*

콘웨이와의 조우

Thursday, March 6th, 2008

지금 콘웨이(John Horton Conway)가 이곳에 와 있다. 내가 만약 무사히 지금 상황에서 큰 변화없이 학위까지 받게 된다면, 학문적으로 나의 할아버지가 되는 사람, 즉 싸부의 싸부이다. (수학자에게는 Mathematics Genealogy Project 라고, 그 뿌리가 어떻게 이어지는지 검색할 수 있는 사이트가 있다. )

강연 하나가 있었고, 그것이 끝나고 저녁을 같이 먹을 기회가 있었다. 계속 즐거운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할 얘기는 다 하는 강의법을 배워야 하는데,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생각했다. 하필이면 오늘 이곳에 대x수x회x님께서 와 계셔서 학생들에게 밥을 사주신다는 사태가 벌어졌으나, 과감히 생략...(삐질 - -;) 하고 콘웨이랑 얘기좀 해볼수 있을까하여 따라갔다.

조금 늦게 가는 바람에 자리를 잘못잡아서 밥먹는 내내 기회만 엿보다가 마침내 디저트 먹을 때 옆자리 탈취에 성공, 짧은 시간이나마 대화를 가질수 있었다. Ubiquity of the Leech lattice 라는 책을 쓸 계획이 여전히 있는가 질문했더니, 쓰고 싶은 여러 책중의 하나라고 말해주고서는 Sphere Packings, Lattices and Groups 라는 업계의 필수문헌을 쓸 때의 뒷얘기를 해준다.

캠브리지의 지하 어디선가 슬론과 함께 작업을 했는데, 사실은 이 책은 25분만에 완성됐다...(여러 논문들의 모음이므로)고 생각을 했는데, 슬론이 돌아가서는 자꾸 다듬고 쓰고 하는 바람에 25분에 완성될 것이 7년이 걸려버렸다는 얘기를 해주었다. 비록 슬론이 거의 다 쓰고 작업했다는 얘기도 해주었지만, 그 때 하도 슬론이 이 일로 들볶는 바람에, 그 책이 끝나고 같이 작업을 많이 안하게 됐다는 얘기를 하며 잠시 아쉬운 표정을 짓는다. 싸부도 그렇고 콘웨이도 보아하니, 이 가문에는 '수학자는 게을러야 한다'는 가풍이 좀 있다. 슬론이 적임자일텐데 Ubiquity of the Leech lattice 역시 슬론과 함게 작업할 생각을 하니, 좀 두려워서 그러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걸음걸이를 보니 건강이 많이 좋지 않아보이던데, 여러모로 걱정이다.

싸부얘기를 잠시 꺼냈더니, 자기가 생각하기에는 지도하면서 가르쳐 준 것이 하나도 없는 것 같다고. 그럼 다 혼자 배웠다는 얘기냐 물었더니, 그런 것 같다고 대답해준다. 내가 느끼는 이 가문의 또다른 가풍 하나는 '수학은 자기 마음 속에 있는 것이다'. 누가 뭘 하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런 인연은 한번 만나는 것으로도 힘이 된다. 돌아오는 길에 생각했다. 이 가문의 또다른 가풍 하나 '수학은 즐거운 것이다'. 공부를 열심히 하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