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the ‘수학과 일상생활’ Category

학교 우산

Thursday, February 14th, 2008

2차원의 기하학은 다음의 세 가지 종류로 분류된다.

1. 구면기하학 (Spherical geometry)
2. 평면기하학 (Euclidean geometry)
3. 쌍곡기하학 (Hyperbolic geometry)

주어진 곡면을 잘 변형시켜서 모든 점이 일정한 곡률을 갖도록 해주면, 그 곡률은 양수가 되거나, 0이 되거나, 또는 음수가 되는데, 이는 가우스-보네의 정리에 의하면, 곡면의 위상적 성질에 따라 결정된다. 즉, '위상적 성질이 기하학을 결정한다'. 뭔 말인지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다 생각되지만, 이 위상수학과 기하학의 이야기는 언젠가 다시 때가 되면 차근차근 다루겠다는 것을 약속하며 나중으로 미뤄둔다. 아무튼 곡률의 부호에 따라 각각의 곡면을 위에 나열한 세가지 종류의 기하학으로 분류한다. 이 중에서 쌍곡기하학을 일컬어, 보통 비유클리드 기하학이라 하는 것이다.

아래의 도표는 구면을 똑같이 생긴 삼각형들로 채울수 있는 경우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이다.

구면기하학
Td Oh Ih
*332 *432 *532

( 3 3 2)

(4 3 2)

(5 3 2)

이 표의 그림속에 구면 위에 그려진 삼각형들이 바로 구면삼각형들인데, 예를 들어 가운데 (4 3 2)라는 녀석은 그 삼각형의 세 각이 각각

[math]\frac{\pi}{4},\frac{\pi}{3},\frac{\pi}{2}[/math]

라는 것을 말한다. 이 삼각형의 세각을 더해보면,

[math]\frac{\pi}{4}+\frac{\pi}{3}+\frac{\pi}{2}=\frac{13\pi}{12}[/math]

가 되어 180도 보다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구면기하학에서는 일반적으로 삼각형의 세 각을 더하면 180도보다 크게 된다. 이는 곡률이 양수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눈썰미가 좋은 사람들이라면, 이 삼각형들이 정다면체와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수 있을 것이다.

아래의 도표는 각각 평면기하학, 쌍곡기하학에서 공간을 똑같은 삼각형으로 채울수 있는 그림을 그려놓은 것이다. 쌍곡기하학의 그림은 예전의 포스팅 '에셔의 예술에 공헌한 수학'과 'Hurwitz의 정리: Compact Riemann Surface의 Automorphism group'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다.

평면기하학 쌍곡기하학
p4m p3m p6m
*442 *333 *632 *732 *542 *433

(4 4 2)

(3 3 3)

(6 3 2)

(7 3 2)

(5 4 2)

(4 3 3)

구면기하학에서 했던 것을, 평면기하학의 (6 3 2)라는 녀석에 대해서 해보면,

[math]\frac{\pi}{6}+\frac{\pi}{3}+\frac{\pi}{2}=\pi[/math]

가 되어 삼각형이 세 각의 합이 180도가 됨을 확인할 수 있다. 평면의 곡률이 0 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한편 쌍곡기하학에서도 예를 들어 하나 해보면, (7 3 2)라는 것은 그 삼각형의 세 각이 각각

[math]\frac{\pi}{7},\frac{\pi}{3},\frac{\pi}{2}[/math]

라는 것을 말한다. 이 세각의 크기를 모두 더하면,

[math]\frac{\pi}{7}+\frac{\pi}{3}+\frac{\pi}{2}=\frac{41\pi}{42}[/math]

가 되어, 180도보다 작게 된다. 쌍곡기하학에서의 곡률은 음수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위의 그림들처럼 그 공간을 똑같이 생긴 삼각형으로 채운 그림은, 지금 나온것만 해도 위상수학, 미분기하학, 군론 등등 많은 수학을 이어주기 때문에, 중요하다. 가령 아래 그림 역시 쌍곡기하학의 그림인데, Modular group이라고 하는 수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대상을 공부할 때, 반드시 등장한다. 참고로 이 그림에 등장하는 삼각형은 [math] (2, 3, \infty)[/math]이다.

이제 제목과 관계있는 결론. 얼마 전에 쓰던 우산이 망가져서 학교에서 파는 우산 하나를 샀다. 이제 이곳 버클리에서는 비내리는 겨울이 다 지나가고, 비 안오는 계절이 도래했기에 앞으로 한동안 쓸일이 없을것 같아, 구석에 밀어 두기 전에 사진을 올려둔다. 우산의 기하학은 구면기하학. 우산을 구면으로 늘린다면 아마도 정팔면체의 대칭. 어쩜 이렇게 색깔도 수학자들이 하듯이 하나하나씩 번갈아가면 칠했는지. 며칠 안 썼다고 조금 구겨진게 흠이네. 그래도 예쁘죠?

p.s. 우산에 새겨진 Cal 이라는 것은,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를 줄여쓴 것. University of California 중에 제일 먼저 세워졌기에 가능한 일. 서울대학교 교내신문을 '대학신문'이라 하는 것과 좀 비슷한가.

지도의 기하학

Saturday, January 12th, 2008

옛날 옛적 2001년에 방송됐던, 웨스트윙 시즌 2의 16화 "Somebody's Going to Emergency, Somebody's Going to Jail" 속의 한 장면이란다. 지도와 관련한 사회불평등을 주장하는 단체가 백악관 참모진에게 소위 피터 투영법을 이용한 지도를 소개하는 장면이다.

딱 보게 되면, 굉장히 낯선 느낌을 받게 된다. 아프리카가 왜 이렇게 큰가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아마도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지도는 바로 이것, 소위 메르카토르 투영법을 이용해서 만들어진 지도이다.

수학과 학부생이 졸업을 위해 꼭 들어야 하는 과목 중에 미분기하학이라는 것이 있다. 학부 미분기하학에서 배우게 되는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가우스의 빼어난 정리, 혹은 놀라운 정리(Theorema Egregium)라 불리는 정리이다. 가우스 곡률은 곡면이 얼마나 휘어 있는가를 재는 양인데, 이 가우스 곡률은 그 곡면의 거리와 각도를 재는 것으로 알수 있다는 정리다. 이는 구면의 어떤 부분이라도 거리와 각도가 모두 보존되도록 하는 평면지도를 그릴수 없다는 것을 알려준다. 만약 이것이 가능하다면, 구면과 평면의 곡률이 같다는 것을 뜻하게 되는데, 구면의 가우스 곡률은 언제나 양수이고, 평면의 가우스 곡률은 언제나 0 이기 때문에, 모순이 생긴다.

이것이 바로 지도제작의 딜레마를 가져다 준다. 구면을 어떻게 종이위의 지도에 나타낼 것인가? 가우스의 정리에 따르면, 지도를 제작한다면 원하는 성질을 얻는 대신, 무언가는 희생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위에 올린 첫번째, 피터 투영법으로 그려진 지도는 모양도 왜곡되고, 각도도 왜곡되지만, 상대적인 면적을 보존해서 그리는 방법이다.

메르카토르 투영법으로 그려진 지도는, 면적을 희생하는 대신, 각도를 보존한다. 이 지도는 loxodrome 또는 Rhumb line 이라 불리는 항해에 중요한 선을, 지도상에 직선으로 나타낼 수 있게 해주는, 항해용 지도로 16세기에 제작되었다.

위에 올린 동영상의 주장들은 크게 받아들일 바는 되지 못한다. 지도에는 한계가 있고, 용도에 따라서 저마다의 장단점이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메르카토르가 오래전에 항해용으로 만든 지도를, 열대지역의 국가의 면적이 작아졌다고 해서, 무슨 서양중심주의라 욕하는건 다소 섣부른 무식한 짓이다. 다만, 수학공부를 통해, 지도 제작에 있는 그 한계를 이해하고, 세계의 모습에 대한 바른 생각을 갖는 것이 중요하겠다. 역시 수학은 킹왕짱, 과학의 여왕.

Rhumb Lines and Map Wars 라는 한국에는 지도전쟁이라 번역되어 나온 책을 읽으며 몇 자 적어보았다.

사과는 별을 싣고...

Sunday, December 23rd, 2007

사과를 가로로 자르는 일은 흔치 않기 때문에, 사과의 이런 단면은 참 낯설다. 사과 속에 별이 있고 꽃이 있다. 세상엔 참 흔한데도 불구하고, 못보고 지나치는 것들이 너무 많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유한단순군 시간을 말하다

Friday, November 9th, 2007

19세기, 20세기를 지나며 수학과 물리학이 말하고 있는 바는 대칭 혹은 symmetry의 개념이야말로 인류가 일군 지식을 통합할 수 있게 하는 가장 강력한 열쇠라는 것이다. 19세기와 20세기를 지나면서 별거에 들어갔던 수학과 물리학이 다시 만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것이다. 수학에 군론(group theory)이라는 분야가 바로 이 대칭이라는 개념을 수학적으로 기술하는 언어를 제공해 준다.

정이십면체는 3차원 상에서 60가지의 대칭을 허용한다. 정삼각형 20개를 붙여서 만들수 있다. 뾰족하게 튀어나온 각 점을 싹둑 잘라내면 축구공이 된다. 이 정이십면체의 대칭을 기술하는 군을 수학에서는 A5라 부른다. 가장 작은 크기의 비가환 유한단순군이다. 60은 일분 속에 담긴 초의 수, 한시간에 담긴 분의 수이다.

학교뒷산 MSRI라는 수학연구소에 세워진 조각이다. 이 녀석은 Klein's quartic curve라 불리는 곡면이다. 조각의 바닥에 있는 그림을 보면, 며칠전 올린 에셔 포스팅의 그림과 비슷한 녀석을 볼 수 있다.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세계에 살고 있는, 정칠각형으로 24조각으로 만들어진 정이십사면체로서, 168가지의 대칭을 갖는다. 이 군을 수학에서는 PSL(2,7) 이라 부른다. A5 다음으로 크기가 작은 비가환 유한단순군이다. 168은 7x24, 일주일에 담긴 시간의 수다.

그 다음 비가환 유한단순군은 A6, 크기는 360이다. 이 것은 아마도 일년에 담긴 날수의 근사값 ??

계속되는 시퀀스는, 504, 660, 1092, 2448, 2520, 3420, 4080 ... (Orders of non abelian simple groups)

꽃은 왜 아름다운가

Sunday, September 16th, 2007

2007년 9월 2일 (일) 밤 8시, KBS 스페셜은 '꽃의 비밀' 이었다.

꽃의 비밀 3 - 형태
꽃이 아름답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사람들은 왜 꽃을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일까? 꽃의 형태를 결정하는 꽃잎! 꽃잎의 개수를 세어 본 적이 있는가? 거의 모든 꽃이 1장, 2장, 3장, 5장. 8장, 13장, 21장, 34장의 꽃잎을 가졌을 것이다. 이 숫자는 자세히 살펴보면 앞서 나오는 두 개의 숫자의 합으로 이어지는 숫자이다. 우리는 이를 '피보나치수열 '이라 부른다. '피보나치수열'은 무엇이며, 꽃은 왜 이 수열을 따라 잎을 만들어 내는 것일까?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