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the ‘수학과 음악’ Category

왜 음은 12개인가? (3)

Thursday, September 25th, 2003

이제 12라는 특정한 수가 어디서 기원했는가를 생각해 볼 때이다. 왜 서양음악의 음계는 12음으로 구성되었는가? 이 질문에 제대로 답하는 것은 서양음악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문헌을 뒤지는 일로서 할 수 있는 일일 것이나, 여기서는 이제 방향을 틀어 수학으로 간다. 그다지 많이는 어렵지 않으므로, 한번 따라가 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평균율 음계를 구성한다고 가정하고, r^(n/m) 이라는 표현을 r의 n/m 제곱이라고 이해하자.
음계에 필요한 수를 m 개라 하면, r^m=2 를 만족시켜야 한다. 이는 옥타브를 위해 필요한 식이다. 즉 r = 2^(1/m) 이다.
이 음계의 첫음 즉 도는 1=r^0 이다. 다음은 r^1, 셋째음은 r^2 , ... , r^m=2가 될 때, 완전한 한음계를 얻는다. 이제 몇 번 째 음으로 하여금 r^n=3/2 가 만족되도록 할 것인가, 즉, 솔을 얻을 것인가를 생각하자. 그러나 이러한 음계에서는 이미 정확하게 3/2를 얻을 수 없다. r은 언제나 무리수니까, 따라서 3/2에 될 수 있으면 가깝게 가도록 하는 것이 답이다. r^n=2^(n/m) 가 3/2 에 가깝도록 만들어야 한다.
2^(n/m)=3/2 라 가정해 놓고, 적당한 계산을 한다면, n/m=log (3/2) / log 2 를 얻는다. 문제는 이제 log (3/2) / log 2 에 가까운 유리수를 찾는 문제로 바뀌었다.
무리수를 유리수로서 근사시키는 기술, 이것이 수학에 있다. 연분수, continued fraction 이라고 하는 것이 이것이다. 유리수의 분모가 커질수록 무리수에 가깝게 갈 수는 있지만, 연분수의 개념은 이러한 유리수들 중에도 특별히 좋을 성질을 갖는 근사가 있음을 알려준다. 이를 적용해 log (3/2) / log 2 에 가까운 유리수를 찾는 과정에 등장하는 수는 1, 1/2, 3/5 , 7/12 , 24/41 ... 이다.
n/m=7/12 가 바로 찾던 그 녀석이다. 도,도#,레,레#,미,파,파#,솔 ... 7/12 는 12음계의 8번째음이 진동수 3/2 에 가까운 그 음임을 말해준다.
이 방법에 어떤 흥미로운 점을 제공하는 것이 3/5 이 등장한다는 것, 즉 5음계를 구성해도 도와 솔의 관계가 좋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5음계는 초등학교 때부터 우리에게 친숙한 것이 아니던가. 수학도 문명도 거짓은 없다.
문희준의 아트에 음악적 진리가 있는만큼은, 여기에도 그만큼의 진리가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음계가 이렇듯 정형화된 어떤 비율의 선택이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안 사람들이 있다면, 앞으로 듣는 음악에서 만날 바이브레이션이라는 것이 또한 새롭게 다가올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예전의 기억을 더듬으며 이 글을 썼다. 그리고 또 지금 당장은 구할 수가 없어 미안하지만(기회가 되면 링크를 걸고 싶으나)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3악장을 구해서 들어보기를 권한다. 음악의 섹시함을 효리의 가슴이 아니라, 노래 자체에 담아낼 수 있도록 하는 고민을 차이코프스키는 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바로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는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왜 음은 12개인가? (2)

Thursday, September 25th, 2003

1과 2사이의 몇 개의 수를 골라내는 것이 음계를 만들어 내는 것과 동일하다는 사실을 이해했다면, 이제는 그것들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골라낼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때이다.
기준이 되는 음 도와 한 옥타브 올라간 도 그 사이에 놓인 가장 중요한 음은 '솔'이다. 이는 솔이 갖는 진동수가 1.5 즉 3/2 이기 때문이다. 도와 솔의 진동수의 비가 간단한 정수비라는 사실은 이 두 소리가 함께 울릴 때 사람의 귀에 조화롭게 들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음의 조화가 수의 비례에 기초하고 있다는 사실을 피타고라스가 처음 발견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1과 3/2 가 갖는 관계를 3/2과 9/4도 갖게 된다. 그러나 9/4는 2를 넘어선 즉 한옥타브 위의 음이므로 한옥타브 낮추어 9/8을 얻으면 이것이 찾고 있던 새로운 음이 된다. 이것이 '레'다. 같은 방법으로 '라'가 구성되고, 이런 과정을 반복하여 얻을 음계를 피타고라스 음계라고 한다. 즉 도는 1, 레는 9:8, 미 81:64, 파 4:3 솔 3:2 라 27:16 시 243:128 도 2 의 진동수의 음계이다.
이 외에도 5:4 를 끼워넣어 다른 음계를 구성하는 방법도 있고, 많은 방법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러한 방법은 모두 정수비 즉 유리수에 기초하고 있는 음계이다. 간단한 정수비를 기반으로 하는 것은 인간의 귀에 맞는 방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조가 몇 차례 바뀌어 다시 원래의 조로 돌아왔을 때, 음이 살짝 달라 질수도 있다는 문제는 일으킨다. 따라서 듣기에는 좋을 수 있으나, 연주에 문제가 생긴다.
평균율이란 각 음 사이의 비례를 일정하게 해서 구성한 음계이다. 즉, 12번 곱했을 때 2가 되는 수 즉, r=12√2≒1.0595 가 음사이의 비율이다. r은 무리수이다. 1은 도, r은 도#, r제곱은 레 r세제곱은 레# 이런 식으로 음계를 구성해 나가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음계의 솔이 내는 음이 r의 7승 즉 무리수라는 사실 다시 말해, 3/2가 아니라는 사실, 즉 인간의 귀가 듣고 싶어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 바로 문제가 된다.
피아노 연주가는 구원을 얻고 감상자에게는 재앙이 왔는가 ?
(인터넷에서 찾은 글 하나 링크)

왜 음은 12개인가? (3)

왜 음은 12개인가? (1)

Tuesday, September 23rd, 2003

1.5년 전 동아리에서 이 주제를 가지고 앞에서 발표를 한 적이 있었다. 나의 첫번째 말은 이렇게 시작한다. "미적분학의 창시자가 누구인지 아세요?"
뉴턴과 함께 미적분학을 발명해 낸 사람이라고 평가되는 라이프니츠는 음악에 대하여 이렇게 말했다. "Music is the pleasure the human mind experiences from counting without being aware that it is counting." - 음악은 수를 센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한채 수를 세는 것으로부터 즐거움을 준다. 이것이 내가 이 주제를 다룬 기본적인 관점이었다. "평균율과 순정율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한 뒤에, 왜 음이 12개인지에 대한 부분적인 답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음을 수로 다룰수 있게 하는 가장 중요한 사실은 음과 그 진동수의 대응관계로부터 온다. 우리에게 고정된 줄 하나가 있고, 줄의 어떤 부분인가를 누르고 줄을 뜅기면 소리가 난다. 이 누르는 위치를 변화시키면 소리도 변한다. 음이란 이 무한히 많은 줄의 각점과 연속적으로 대응된다. 음은 무한한 영역에 걸쳐져 있다. 즉 음이란 애초에 12개가 아니다. 12개란 어떤 기준에 의해 선택된 것이다.
고정된 줄을 그냥 쳤을 때 나는 음을 일단 C라고 부르자. 간단히 이 때의 진동수를 1이라 하자. 이제 다시 줄의 절반지점을 누르고 뜅겼을 때 나는 음은 C와는 다를 것이다. 이 때의 진동수는 줄의 길이에 반비례해서 2이다. 음은 비록 다르지만 우리에게 주는 느낌은 비슷하다. 즉 '도레미'를 한옥타브 높여서 '도레미'라 부르면 달라지긴 했지만, 다른것이 아닌 같은것이라고 인지하게 되는 현상이 일어난다. 이 성질이 음의 무한한 영역에 질서를 부여한다. 진동수 1인 음과 진동수 2인음의 관계는 진동수 2인음과 진동수 4인 음의 관계와 같다. 따라서 1과 2사이에 놓여진 수많은 수 중에서 특정한 몇 개를 선택해 낸다면, 같은 비율로서 2와 4사이의 몇 개를 선택할 수 있고, 이 선택된 음들은 한옥타브 높은 동일한 소리들을 내 주게 된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끊임없이 옥타브를 높여갈 수 있다.
즉 문제는 1과 2사이를 어떻게 나눌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 나누는 방법의 차이가 서로 다른 문명의 음악의 차이를 가져왔다.

왜 음은 12개인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