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the ‘수학’ Category

일본 방문

Monday, March 3rd, 2014

내일은 학회에 참가하기 위해 5박 6일의 일정으로 도쿄에 간다. 다른 곳과 한국을 오가며 비행기를 갈아타느라 지나친 것을 빼면, 일본에 제대로 가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출발점은 좀  달랐지만, 어쩌다보니 나는 양자군의 표현론이라는 분야에 발을 들여놓게 됐고, 그로 인해 몇몇 일본 수학자들과 인연이 생겨났고, 이런 기회도 갖게 되었다.

호텔방도 예약해주고, 비행기표도 예매해주니 성가신 일도 없이 편하고 좋다. 오전에는 까페에서 커피를 한잔 시켜놓고 내가 얻은 결과에 대한 발표자료를 다듬었는데, 이걸 갖고 한 시간 이야기를 하며 지식을 나누는 것이 초청을 받은 대가로 내가 해야 하는 일이다.

학부생 시절에 나는 애써 여행할 기회를 찾지 않았다. 나중에 수학자가 되면, 그러한 것들은 자연스럽게 나를 찾아올 것이라 생각했으니까. 물론 수학자로서의 인생이 벼랑 끝처럼 느껴지는 지금과 같은 날도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치 못했지만.

그래도 요 며칠은 무거운 생각을 좀 내려놓고, 비슷한 연구 분야의 동료 수학자들에게 좋은 것들을 좀 많이 배워왔으면 한다. 대학원생 시절과 비교하면 남들이 뭔 얘기를 하는지 알아듣는 빈도가 확실히 늘었다. 이러한 인생의 좋은 때를 스트레스에 짓눌려 날려 보내기엔 좀 아깝지 않은가.

7대 수학 난제 논란

Monday, May 6th, 2013

슬로우뉴스에 조용민 교수의 7대 수학 난제 해결 논란, 어떻게 볼 것인가 라는 글을 썼다.

결과물만 놓고 보면, 이 글이 쓰여진 과정은 알 수가 없을 것이다. 해당 논문을 뽑아놓고 보니 정말 '하얀 것은 종이고 까만 것은 글씨'인 상태였다. 제목도 뭔 말인지 이해가 안가는 상태였다. 얼마 되지도 않는 주변의 물리를 아는 이들에게 묻는 걸로 시작할 수 밖에 없었다. 물리학에 익숙한 동료를 티타임에 붙잡아 놓고, 두 시간 넘게 괴롭힌게 며칠새 여러번이다. 이메일도 많이 보냈다. 바보같은 질문을 하도 많이 해서 민망했다.

글에서 지적하지는 않았지만, 대학이 검증되지 않은 것들을 보도자료로 내놓는건 일종의 사기행각에 가까운 것이다. 그냥 홍보팀 수준의 오바일 수도 있지만,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고 이권과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들이 배경에 있을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일에 언론이 보도자료를 보고 베껴쓰면, 의도를 가진 이들에게 그냥 놀아나는 것일 수도 있다.

대학이 구성원의 업적 홍보에만 치중하다가 검토를 소홀히 하면, 자칫 자기 대학의 석좌교수라는 분을 이번처럼 상당히 위험한 상황에 노출시킬 수도 있다. 학교에서 좀더 신중하게 검토하고 목소리 톤을 낮추는게 좋겠다고만 해주었어도, 본인이 인터뷰까지해서 여러모로 수학 문제에 대한 몰이해를 직접 노출하는 사태를 막아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대학 차원의 검토는 구성원의 견제인 동시에 보호인 면도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 학교의 명예를 드높이는 것만 생각했지, 그 반대는 생각도 못하는 것인지.

언론이나 대학이나 본연의 역할을 무난히 수행해 내기 위한 기본적인 프로세스조차 잘 갖추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이런 기본들이 부실하니, 받을 수 있는 신뢰와 존경을 못받고, 결국엔 아마추어와 사기꾼에게 좋은 세상이 되는 것이 아니겠는지.

수학노트 가입

Saturday, December 29th, 2012

스프링노트의 수학이 알고싶은 중고대딩들을 위한 수학 노트는 이제 http://wiki.mathnt.net/ 로 옮겨졌다. 스팸이 계속 유입되기 때문에 좋은 방법이 마련되기 전까지 무한정 가입을 열어두기는 어렵다. 함께 할 사람들은 로그인 / 계정 만들기를 눌러 서둘러 가입을... 한국시간으로 해가 바뀌기 전까지만 열어둘 예정이다.

스프링노트 수학노트의 탄생과 관련하여

Monday, August 13th, 2012

지난 글
스프링노트 서비스 종료
스프링노트의 ‘정치개혁연구’ 단상

스프링노트의 수학이 알고싶은 중고대딩들을 위한 수학 노트 는 2008년 10월 13일 '수학과 학부생을 위한 노트' 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었다. 바로 전인 그 해 9월의 대학교 수학과에서는 무엇을 배우나 에 대한 포스팅이 있었고, 그 질문을 염두에 두고 있던 상태에서 얼마 지나지 않아 스프링노트에 판을 벌리게 되었다.

때마침 스프링노트에서 '도전! 나도 스프링노트의 달인'이라는 이름의 이벤트를 진행하였고, 순위가 오른 김에 등수 안에 드는 것을 목표로 하여 반짝 열을 냈다. 초기의 컨텐츠는 이 덕분에 다소 빠른 속도로 만들어졌다. 결과는 스프링노트 이벤트 – 아이팟 당첨.

수학노트의 탄생과 관련이 있는 나의 생각들은 수학노트가 만들어진 때를 전후로 한 여러 블로그 포스팅 속에 짤막짤막하게 담겨 있다.

  • 교육에 대한 몇가지 생각 (2008년 1월)
  • 바른 지식이 삶을 더 풍요롭게 하고, 삶의 질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것을 믿으며, 나의 지식을 공유하고, 다른 사람의 성장을 돕는다
  • 드무아브르의 중심극한정리(iv) : 가우시안의 눈부신 등장 (2008년 7월)
  • 잠시 여담이지만, 이렇게 중고딩 교과서에 ‘~임이 알려져 있다’라고 하는 부분은 사실 교사에게도 학생에게도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나의 경험으로 볼 때, 이 순간이야말로 선생님들이 어린 아이들의 가슴 속에 세상에 매우 긍정적인 야망을 심어줄 수 있는 좋은 찬스인 것이다. 바로 이런 곳에 더 높은 수준의 학문을 향한, 학생들이 밟을 수 있는 디딤돌이 놓여져 있는 사회가 건강하고 튼튼한 것이라는 믿음하에 이 글은 작성되고 있다.
  • 청소년을 위한 모노드로미 (2008년 8월)
  • 두 책이 각각 고등학생과 대학1학년을 대상으로 행해진 강의록이라고 하니, 그야말로 ㅎㄷㄷ이라 할 수밖에. 둘다 모두 굉장히 격조가 있고 품격이 높은 수학이라고 할 수 있고, 결코 만만한 내용이 아니다. 수학과의 학부에서 배우는 개별과목들의 중요 개념들이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19세기 수학의 높은 성취물들이기 때문에, 수학과의 학부 4학년들에게 가르치는 일도 그리 쉬울 것 같지는 않다.하지만 다소 어려움이 있을지라도 바로 이런 수학들을 학부생들에게 가르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본다. 이런 맛을 봐야 수학이 멋있는 것을 안다.
  • 싸부와 위키피디아 (2008년 9월)
  • 오늘 싸부와 잠시 대화를 나누었는데, 이런 저런 페이퍼의 존재를 알려주는데, 지은이만 알고 제목을 모르겠다더니, 알려준다고 검색에 들어간다. 그러면서 뚝딱뚝딱 하더니, 위키피디아의 한 엔트리의 편집 모드로 들어가더니 아래에 있는 참고문헌 부분에다가 무언가를 적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는 위키에 올렸으니 가서 찾아보면 된다고 한다.  (...)이 사람은 위키피디아를 자기 개인용 노트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참고문헌을 적어놓으면, 유용하다나 –;;;
  • 수학노트와 지역불균형 (2009년 11월)
  • 지방의 고등학생이었던 나는 그 시절에 이런저런 경험들을 통해 이미 나의 수학 실력과 서울에 있는 많은 아이들의 수학 실력에 차이가 많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 나는 내가 느낀 결핍의 문제들은 해결을 해봤으면 하는 마음이다. 어떤 의미로는 수학노트는 변방의 마음에서 태동한 것임을 나는 말해두고 싶다.

이러한 생각들이 나의 머리에서 곧 흐릿해진 이후에도 수학노트가 (정치개혁연구와 마찬가지로 사실상 1인 프로젝트였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굴러갈 수 있었던 데는

  • 노트를 만드는 것이 나 자신의 공부에 유용한 측면들이 있었다는 점
  • 나름 전문성을 가진 분야에서 잉여력을 발휘하기는 크게 어렵지 않다는 점

과 같은 요인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스프링노트 서비스 종료

Tuesday, August 7th, 2012

스프링노트 서비스 종료 안내

스프링노트가 문을 내리게 되면서 내가 그동안 해오던 작업들에도 큰 변화가 오게 됐다. 8월 27일이면 문서의 생성과 수정이 불가능해지므로, 앞으로 장차 어찌할 것인가의 문제를 놓고 약간의 두통거리가 되고 있다.

그간 내가 스프링노트를 통해 해오던 다소 큰 작업으로는

이들보단 많이 작은 것으로

가 있다. 백투더소스는 규모가 크지 않아 별 고민은 없는데, 정치개혁연구수학노트는 백업하는 것부터 앞으로의 방향까지 하나같이 다 깜깜이다. 그간의 작업을 돌아보기도 할 겸 이들에 대한 고민들을 좀 적어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