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대 수학 난제 논란

슬로우뉴스에 조용민 교수의 7대 수학 난제 해결 논란, 어떻게 볼 것인가 라는 글을 썼다.

결과물만 놓고 보면, 이 글이 쓰여진 과정은 알 수가 없을 것이다. 해당 논문을 뽑아놓고 보니 정말 '하얀 것은 종이고 까만 것은 글씨'인 상태였다. 제목도 뭔 말인지 이해가 안가는 상태였다. 얼마 되지도 않는 주변의 물리를 아는 이들에게 묻는 걸로 시작할 수 밖에 없었다. 물리학에 익숙한 동료를 티타임에 붙잡아 놓고, 두 시간 넘게 괴롭힌게 며칠새 여러번이다. 이메일도 많이 보냈다. 바보같은 질문을 하도 많이 해서 민망했다.

글에서 지적하지는 않았지만, 대학이 검증되지 않은 것들을 보도자료로 내놓는건 일종의 사기행각에 가까운 것이다. 그냥 홍보팀 수준의 오바일 수도 있지만,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고 이권과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들이 배경에 있을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일에 언론이 보도자료를 보고 베껴쓰면, 의도를 가진 이들에게 그냥 놀아나는 것일 수도 있다.

대학이 구성원의 업적 홍보에만 치중하다가 검토를 소홀히 하면, 자칫 자기 대학의 석좌교수라는 분을 이번처럼 상당히 위험한 상황에 노출시킬 수도 있다. 학교에서 좀더 신중하게 검토하고 목소리 톤을 낮추는게 좋겠다고만 해주었어도, 본인이 인터뷰까지해서 여러모로 수학 문제에 대한 몰이해를 직접 노출하는 사태를 막아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대학 차원의 검토는 구성원의 견제인 동시에 보호인 면도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 학교의 명예를 드높이는 것만 생각했지, 그 반대는 생각도 못하는 것인지.

언론이나 대학이나 본연의 역할을 무난히 수행해 내기 위한 기본적인 프로세스조차 잘 갖추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이런 기본들이 부실하니, 받을 수 있는 신뢰와 존경을 못받고, 결국엔 아마추어와 사기꾼에게 좋은 세상이 되는 것이 아니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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