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시계, 맴돌이(monodromy)

여러 수학의 분야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중요한 개념 중에 하나로, monodromy (모노드로미, 여기서는 맴돌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겠다) 라는 것이 있다. mono는 1과 관련되고, drome은 보통 달리는 것과 관계있는 단어에 붙어 다닌다. autodrome이라면 자동차 경주 트랙, velodrome은 자전거 경주장이다. 수학에서 이 개념에 대한 정의는 사용되는 맥락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그 핵심에는 비슷한 요소들이 있다.

이 단어의 중요성을 보기 위해 한가지 사례를 들자면, 1900년에 데이비트 힐버트가 제시했던 수학의 중요한 문제 중에서 21번째 문제는 'Proof of the Existence of Linear Differential Equations Having a Prescribed Monodromic Group'이다. (http://en.wikipedia.org/wiki/Hilbert's_twenty-first_problem 참고) 한편, 이  '맴돌이' 개념과 관련하여 학부생들에게 좋은 책으로는 러시아 수학자 V.I. Arnold의 'Abel’s theorem in problems & solutions' 과 일본 수학자 Michio Kuga의 'Galois’ Dream: Group Theory and Differential Equations' 을 추천한다.

오늘은 수학적인 개념들은 거의 배제하고, 가장 간단한 생활 속의 수학적 '맴돌이' 현상을 살펴볼까 한다.

편의상 하루가 12시간이라고 가정해보자. 1부터 12까지 숫자가 적힌 시계가 있다. 분침은 무시하고, 시침만 보자.

시계가 간다. 8,9,10,11,12, ... 1 ??

시계에는 숫자가 12까지밖에 없어서, 12다음에 13이 오질 않고 다시 1이 된다.

이렇기 때문에, 이 시계로는 단절없이 흐르는 시간을 온전하게 나타낼 수 없다. 그래서 우리에겐 시계가 몇바퀴 돌았는가에 대한 정보를 기록하는 달력이라는 것이 필요하다.

시계가 완전히 한바퀴를 돌면, "하루"가 지나간다. 만약 시계가 거꾸로 돈다면, "하루"만큼 되돌아간다.

시계방향으로 n바퀴를 돌면, 앞으로 n일. 반시계방향으로 n바퀴를 돌면, 뒤로 n일.

이제 시간이라는 것을 무한히 펼쳐진 직선처럼 생각한다면, 시계가 한바퀴 도는 것은 이 직선에서 하루에 해당하는 길이만큼의 평행이동에 대응된다.

즉 시계한바퀴 ~ 직선 위에서 한바퀴 만큼의 평행이동으로 생각할 수 있다. 직선은 기하학적 공간이므로, 어떤 의미로 시계한바퀴는 이 기하학적인 공간에서 작용하는 함수가 된다.

이렇게 한바퀴 도는 것을 함수처럼 이해하는 것, 이것이 바로 '맴돌이'개념의 핵심이다.

다음번에는 많은 학부생들이 그 이해에 어려움을 겪는 복소로그함수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하겠다.

관련 포스팅

청소년을 위한 모노드로미

원 위에 각도함수 정의하기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