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January, 2010

복소로그함수와 맴돌이

Saturday, January 23rd, 2010

복소로그함수를 이해하는 또다른 관점에 대하여 생각해 보려 한다.

복소함수 y(z)에 대한 오일러 미분방정식 을 생각해보자.

z^2\frac{d^2y}{dz^2}+\alpha z\frac{dy}{dz}+\beta y=0

이 미분방정식은 원점 즉, z=0에서 특이점을 가진다.

로그함수에 대하여 생각하고 있으므로, 특별히 \alpha=1\beta=0 인 간단한 경우를 생각해 보자.

z^2\frac{d^2y}{dz^2}+ z\frac{dy}{dz}=0

선형 이계 미분방정식 이므로 z=1 근방의 공간에서 두 개의 일차독립인 해가 존재한다.

두 함수 y_1=1과 y_2=\log z은 미분방정식의  z=1 근방에서의 해공간의 기저가 된다.  복소평면의 z=1 근방에서 국소적으로 생각하고 있으므로, y_2(1)=0 인 로그함수의 가지(branch)를 선택하자.

정말로 미분방정식의 해인지 확인을 해볼수 있다.

y_1'=0이므로 미분방정식의 해이다. 또, y_2'=1/z, y_2''=-1/z^2이므로 역시 미분방정식의 해이다.

선형미분방정식의 이론에 의하여, 이 미분방정식의 z=1 근방의 모든 해는 적당한 복소수 c_1,c_2에 대하여 y(z)=c_1+c_2\log z=c_1y_1+c_2y_2의 형태로 쓸 수 있다.

이제 이렇게 얻어진 미분방정식의 해를, 원점 주변의 경로를 따라 해석적확장(analytic continuation) 할 때 생기는 현상에 대하여 생각해보자.

1은 해석함수(analytic function)이므로, 어떤 경로를 따라서 움직이든 해석적확장에 의해 변하지 않는다. 즉 원점 주위를 한바퀴 반시계방향으로 회전하며 해석적확장을 해도 1 =1 \cdot y_1+0 \cdot y_2 으로 남아 있다.

한편, 미분방정식의 특이점인 z=0 즉, 원점 주위를 z=1에서 시작하여 한바퀴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며 y_1=\log z를 해석적으로 확장하여 같은 자리로 돌아오는 경우, 복소로그함수와 리만곡면에서 보았듯이 2\pi i만큼 다른 값을 가지는 새로운 함수 \log z+2\pi i=2\pi i\cdot y_1+1 \cdot y_2 를 얻게 된다.

따라서 원점 주위를 반시계 방향으로 도는 닫힌 경로는, 이 경로를 따라가는 해석적확장 과정을 통해 해공간을 변화시키는 선형사상으로 대응시킬 경우, 미분방정식의 해공간의 기저 y_1,y_2에 대하여 행렬

\begin{pmatrix} 1 & 2\pi i \\ 0 & 1 \end{pmatrix}

에 대응된다.

한바퀴 도는 경우가 행렬 \begin{pmatrix} 1 & 2\pi i \\ 0 & 1 \end{pmatrix}에 대응되므로, 두바퀴 도는 경우는 \begin{pmatrix} 1 & 4\pi i \\ 0 & 1 \end{pmatrix}, 세바퀴 도는 경우는 \begin{pmatrix} 1 & 6\pi i \\ 0 & 1 \end{pmatrix}, 거꾸로 한바퀴 도는 경우는 \begin{pmatrix} 1 & -2\pi i \\ 0 & 1 \end{pmatrix} ... 에 대응된다.

일반적으로 이렇게 특이점이 있는 미분방정식의 해를 특이점 주변에서 해석적확장을 하며 얻어지는 원점 주변에 놓인 닫힌 루프에 대응되는 행렬들, 즉 준동형사상(homomorphism) \pi_1 \to \operatorname{GL}_2(\mathbb{C}) 를 미분방정식에 대한 맴돌이 표현(monodromy representation)이라 하며, 이 때의 치역(image)을 맴돌이군(monodromy group)이라 한다. 여기서 \pi_1 은 복소평면에서 특이점들을 뺀 공간의 fundamental group. 이러한 개념들을 이해해야, 힐버트 문제중의 하나인  ‘Proof of the Existence of Linear Differential Equations Having a Prescribed Monodromic Group’ 와 같은 것에 접근할 수 있다.

즉 오일러 미분방정식의 특별한 경우인 z^2\frac{d^2y}{dz^2}+ z\frac{dy}{dz}=0 의 맴돌이군은 정수들이 이루는 군 \mathbb{Z}가 된다.

복소로그함수를 이해하려면 앞에서처럼 리만곡면에서 정의되는 함수로 이해하든지, 아니면 이렇게 미분방정식과 그 맴돌이군을 통해 이해하던지 그때그때 필요한대로 선택하면 된다.

복소로그함수와 리만곡면

Saturday, January 23rd, 2010

복소로그함수는 복소수 z = re^{i\theta} 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log(z) = \ln|z| + i\arg(z) = \ln(r) + i\left(\theta + 2 \pi k \right). 여기서 k는 모든 정수.

즉 복소로그함수는 하나의 복소수에 대하여, 여러개의 값을 가지는 다가함수(multi-valued function)이다.

예를 들자면, z=1=re^{i\cdot 0}에 대해서는

\log(1) = \ln|1| + i\arg(1) = \ln(1) + i\left(0 + 2 \pi k \right) =\cdots, -6\pi i,-4\pi i,-2\pi i,0,2\pi i,4\pi i,6\pi i, \cdots

\log(1)의 값이 무한대로 많은 것이다. 뭔가 이상하다?

중고등학교에서 '함수'의 개념을 가르칠때, 가장 강조되는 것은 함수는 각 정의역의 원소에 대하여, 공역의 원소가 하나씩 대응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 상태로는 복소로그함수는 함수가 아니다!

학부의 복소함수론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하여 복소평면에서 원점에서 시작되는 반직선을 뺀 영역에서 복소로그함수를 정의하며 그 공역, 즉 함수값이 가질 수 있는 영역을 제한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으로는 이 함수를 어떻게 이해하는 것이 정말로 올바른 것인지 제대로 답할 수 없다.

문제의 원인을 잘 들여다보면, 이것은 원위의 점에 정의되는 각도함수를 정의하는 것이 불가능한 이유와 같음을 알 수 있다. 각도함수라는 것을 정의할 수 있는 곳은 원이 아니라, 원을 나선처럼 감고 있는 새로운 공간, 즉 직선이었다.

이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것은 '공역'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정의역'을 바꾸는 것이다. 로그함수는 원점을 제외한 복소평면에서 정의되는 함수가 아니다.

복소로그함수 \log(z)는 복소평면에 있는 복소수 z에 대하여 정의된 함수가 아니라, 다음과 같이 생긴 곡면에 정의된 함수로 보아야 한다.

단순히 복소수 z라고 하는 것은 이 곡면의 한 점을 정의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위의 원과 그 위에 놓인 나선(결국은 직선) 의 관계처럼, 원점을 뺀 복소평면을 나선처럼 감고 올라가는 곡면을 복소로그함수의 올바른 정의역으로 보아야 한다.

1 이라는 복소수를 이 곡면의 한 점으로 볼 것이 아니라, 어떤 한점을  1이라고 부른다면, 그 점 1에서 시작해서 원점 주변을 한바퀴 돌고올때 생기는 또다른 1, 두바퀴 돌때 생기는 1, ... 이렇게 본래의 복소평면에 놓인 1에 대응되는 수많은 새로운 1이라는 점들이 이 곡면에 놓여 있는 것이다. 이 곡면을 복소로그함수 \log(z)리만곡면이라고 부른다.

File:Riemann surface log.jpg

복소로그함수가 사는 곳은 복소평면이 아니라 이렇게 펼쳐진 곡면이다.

시간, 시계, 맴돌이(monodromy)

Friday, January 22nd, 2010

여러 수학의 분야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중요한 개념 중에 하나로, monodromy (모노드로미, 여기서는 맴돌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겠다) 라는 것이 있다. mono는 1과 관련되고, drome은 보통 달리는 것과 관계있는 단어에 붙어 다닌다. autodrome이라면 자동차 경주 트랙, velodrome은 자전거 경주장이다. 수학에서 이 개념에 대한 정의는 사용되는 맥락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그 핵심에는 비슷한 요소들이 있다.

이 단어의 중요성을 보기 위해 한가지 사례를 들자면, 1900년에 데이비트 힐버트가 제시했던 수학의 중요한 문제 중에서 21번째 문제는 'Proof of the Existence of Linear Differential Equations Having a Prescribed Monodromic Group'이다. (http://en.wikipedia.org/wiki/Hilbert's_twenty-first_problem 참고) 한편, 이  '맴돌이' 개념과 관련하여 학부생들에게 좋은 책으로는 러시아 수학자 V.I. Arnold의 'Abel’s theorem in problems & solutions' 과 일본 수학자 Michio Kuga의 'Galois’ Dream: Group Theory and Differential Equations' 을 추천한다.

오늘은 수학적인 개념들은 거의 배제하고, 가장 간단한 생활 속의 수학적 '맴돌이' 현상을 살펴볼까 한다.

편의상 하루가 12시간이라고 가정해보자. 1부터 12까지 숫자가 적힌 시계가 있다. 분침은 무시하고, 시침만 보자.

시계가 간다. 8,9,10,11,12, ... 1 ??

시계에는 숫자가 12까지밖에 없어서, 12다음에 13이 오질 않고 다시 1이 된다.

이렇기 때문에, 이 시계로는 단절없이 흐르는 시간을 온전하게 나타낼 수 없다. 그래서 우리에겐 시계가 몇바퀴 돌았는가에 대한 정보를 기록하는 달력이라는 것이 필요하다.

시계가 완전히 한바퀴를 돌면, "하루"가 지나간다. 만약 시계가 거꾸로 돈다면, "하루"만큼 되돌아간다.

시계방향으로 n바퀴를 돌면, 앞으로 n일. 반시계방향으로 n바퀴를 돌면, 뒤로 n일.

이제 시간이라는 것을 무한히 펼쳐진 직선처럼 생각한다면, 시계가 한바퀴 도는 것은 이 직선에서 하루에 해당하는 길이만큼의 평행이동에 대응된다.

즉 시계한바퀴 ~ 직선 위에서 한바퀴 만큼의 평행이동으로 생각할 수 있다. 직선은 기하학적 공간이므로, 어떤 의미로 시계한바퀴는 이 기하학적인 공간에서 작용하는 함수가 된다.

이렇게 한바퀴 도는 것을 함수처럼 이해하는 것, 이것이 바로 '맴돌이'개념의 핵심이다.

다음번에는 많은 학부생들이 그 이해에 어려움을 겪는 복소로그함수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하겠다.

관련 포스팅

청소년을 위한 모노드로미

원 위에 각도함수 정의하기

수학과 프린팅 에러와 라그랑지 정리

Monday, January 18th, 2010

수학과 컴퓨터의 어떤 프로그램에서 인쇄하는데 문제가 발생한 적이 있었다.
n장을 프린트하려면, n의 제곱 장만큼 출력되어 나왔다나.

그 때 나온 공지..

Warning:
Due to a known bug, the default Linux document viewer evince prints N*N copies of a PDF file when N copies requested.
As a workaround, use Adobe Reader acroread for printing multiple copies of PDF documents, or use the fact that every natural number is a sum of at most four squares.

수학적인 배경을 이해하려면, 라그랑지의 네 제곱수 정리 를 참조.

엄마의 대학교

Sunday, January 10th, 2010

엄마는 지난해부터 한 전문대에 다니기 시작했다. 집안사정으로 젊은 시절에 공부를 충분히 하지 못한 것이 늘 마음에 남아서였을까.  이 얘기는 담으로 미뤄두기로 하고.

이 학교에선 성적을 어떻게 주는건지 좀 의아한 점들이 있는데, 엄마의 성적은 모든 과목이 A+에 어쩌다 그냥 A이며, 많은 학생중에 한손가락 안에 드는 등수를 받는다고 한다.  집안에 있는 크고 작은 일들 때문에, 공부를 제대로 하는 것은 커녕 가끔은 기말시험도 못보는 과목도 더러 있는데도 그렇단다. 사정을 얘기하고, 레포트같은 것으로 때우는 방법이 있다나.  나는 이거 대학이 어째 이상하다며 놀리기도 하는데, 아무튼 그렇다.

학생들의 질이 그렇게 높지 않을 것임은 이런저런 얘기들에서 추측해볼 수 있는바, 엄마도 가끔 답답한 마음에 같은 교실에 있는 어린 학생들에게, 어떻게 이렇게 나이를 먹은 사람보다도 못하냐면서 꾸중을 하신다지만, 아마도 애초에 공부와는 별로 상관없는 아이들이 많이 들어온 탓일터.  교육이 아니라 사업을 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먼저 강하게 드는 것이 사실인데, 이 학교가 교육에 있어서 그래도 어떤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일지 궁금하여, 얼마전 대화중에 한번 질문을 해보았다. 이 학교가 어떤 긍정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바가 있으며 정말로  필요성이 있는 것 같냐고 슬쩍 물어보면 엄마의 대답은 꽤나 단호하게  '이 학교는 없어져도(야?) 돼' 라고... 늦은 나이에 재밌게 다니는 대학이라 했지만, 대학에 대한 평가는 그랬다.

대학들이 너무 많아 학생들 모집에 경쟁이 치열하다지만, 사람들은 그래도 이 학교가 당장 망할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는데, 그 이유는 이 학교가 수도권에서 아주 멀지 않은 거리에 있기 때문이란다. 아침마다 서울에서 수십대의 관광버스를 타고 올 학생들이 있기 때문에. 서울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있다는 것이 바로 이 학교의 경쟁력인 셈이다. 기꺼이 대학졸업장을 구매할 용의가 있는 학생들도 충분하고.

우스개소리하며 농담처럼 나눌수 있는 대화였지만, 그 속에 비춰지고 있는 한국 사회의 다양한 병리현상들은 하나도 우스운 것들이 아니다. 이 꼬인 실타래들을 풀기 위하여 뭘 해야할 것인지, 누가 이에 답할 것인지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