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장에서 과학대중강연을 보고

학교 근처의 Repertory Theatre라는 곳에서 암흑에너지( dark energy)에 대한 대중강연이 있어 다녀 왔다. 보통 연극같은 공연을 하는 곳인데, 그 무대에서 로렌스 버클리 연구소에서 우주의 운명에 대하여 고민하는 세 과학자가 강연을 하였다. 무료 강연이길래, 한번 가보게 되었다.

시작할때쯤 도착하니, 좌석이 꽉 차서 거의 마지막 자리를 잡았다. 실제로 그 분야의 첨단에서 결과를 내고 있는 사람들이 직접 생산해낸 재미있는 사진들과 영상들을 보여주어 흥미로웠지만, 사실 그보다도 난 거기 온 사람들이 더 흥미롭다고 느꼈다.

아이들은 물론이고, 할머니 할아버지에 아리따운 아가씨(?)까지

한시간 강연과 30분의 질문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질문자가 너무 많아 길어져서 그냥 나왔다. 주제가 주제이니만큼 말도 안되는 질문도 많고, 크랙팟 향기를 풍기는 아저씨까지 다양했지만, 그래도 뭔가 아주 열띤 분위기였다는 것은 확실하다.

왜 이 많은 사람들은 우주의 운명과 암흑에너지에 대한 강연을 저녁시간에 보러 왔을까?

이것은 이 도시만이 가진 독특한 성격일까 아니면 다른 곳에서도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일까.

어제 알게 된 미국헌법의 한 구절

Article I, Section 8, Clause 8 of the United States Constitution
To promote the Progress of Science and useful Arts, by securing for limited Times to Authors and Inventors the exclusive Right to their respective Writings and Discoveries

이 묘하게 겹쳐져왔다.

아무튼 이러한 여가의 건전함은 참으로 부러운 것이라 하겠다. 이런거 비슷한 흉내라도 내려면, 한국엔 무엇이 필요할까? 술먹는말고 스트레스 풀 방법이 없는 아저씨들을 한번 이런 곳에 끌고 오려면??

4 Responses to “연극공연장에서 과학대중강연을 보고”

  1. Aram says:

    본문에 답이 나와있네. (아리따운 아가씨...)
    농담이고, 거기는 학교 덕분에 동네가 학술적인 분위기가 많이 나나보지? 나도 가보지는 않았지만 여기도 대중강연 종종 있는 듯.
    그래도 한국과 미국의 결정적인 차이라면 한 마디로 '삶의 여유' 아닐까싶다. 여유가 있으니 그만큼 다른 곳 - 자연과학분야 포함 - 에 더 관심을 갖게 되는게 아닐까? 한국은 그냥 사는게 바쁘다보니 술먹고 스트레스 풀기에 바쁘잖아. 흠...

  2. pythagoras says:

    Aram/ 여유. 확실히 좀 차이가 있는듯. 항상 느끼지만 사람들이 눈마주치면 미소를 지어주고 인사하고 그런것도 참 좋은듯. 한국은 지하철에서 발을밟아도 쌩까는 경우가 허다하니..

  3. 노마드 says:

    오랫만이죠?
    올리신 글과 관련있는 기사를 본거 같아서 참조하시라고 링크 올려드립니다. 매우 신선한 기획이기도 하고, 유익하기도 하고, 발상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장님이 28세에 불과하다는 게 더욱 놀랍습니다.

    http://news.khan.co.kr/section/khan_art_view.html?mode=view&artid=200911031735375&code=900315

  4. pythagoras says:

    노마드/ 예전에 도올+전인권의 강연+콘서트 컨셉의 공연이 있어서 가본적이 있었는데. 요즘같은 시절에 좋은 시도같네요. 사사세 재단에서도 강연과 이런 것을 결합해서 사람들에게 유익하고, 돈도 좀 모으고 하면 좋겠네요. 그나저나 노마드님이 오시니까, 과학대중강연보다는 술생각이...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