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국현의원과 비례대표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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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관매직과 비례대표제, 피타고라스의 창, 2008-4-16

매관매직과 비례대표제 (2), 피타고라스의 창, 2008-8-7

문국현(18대 국회의원) 이 끝내 의원직을 상실했다. 재판의 과정을 되짚어보고 있는데, 아직 파악이 덜 되어 자세한 이야기는 일단 뒤로 미루고 여기서는 짧게 적어둔다.

이 사건을 야당탄압으로 보는 주장은 찾아보기 쉬우므로, 다른 면을 좀 보고 싶다.

전에  베를린에 가면 꼭 분데스탁 구경을 해보세요 (피타고라스의창, 2009-6-9) 에 적었듯이,  독일 하원에는 서른살이 되지 않은 열다섯명의 의원이 있다고 했다. (얼마 전에 독일에 총선이 있었으므로 변화가 있겠지만 이것은 추후 알아보도록 하자)

물론 이것을 가능케 하는 것은 독일의 비례대표제 선거제도 때문일 것이다. 더 자세한 것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참고.

대한민국은 사실 젊은이들에게 좋은 나라는 아니다. 연고주의에 기반한 사회라는 점이 있을 것이다. 88만원세대와 같은 자극적인 구호가 나와도 별로 위협적이지 않은 것은, 젊은이들이 사회적 의사 결정 과정에 진입하기 위한 문턱이 매우 높다는 점이 있을 것이다. 늙은이들만이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정치적 관점에서 보자면 비례대표제는 단순다수제보다 득표와 의석의 일치비율이 높아 대의성이 좋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그 성격상 성이나 사회적으로 차별을 받는 소수그룹의 대표성을 의석에 더 용이하게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장점들이 선거제도로서 비례대표제를 사용하는 이유일 것이다.

재판과정을 찾아보며 문국현의원과 창조한국당의 주장들을 몇개 읽어봤는데, 야당탄압 표적수사 주장은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비례대표 후보를 선택하는 문제에 있어서, 특별당비같은 것을 내는 것에 대해서는 별로 문제의식이 있다고 보여지질 않는다. 단순히 비리나 대가성 차원의 문제 차원을 떠나서 비례대표제 본연의 의의에 대한 견해를 알고 싶은 것인데. 사실 정당에서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받는 사람이 큰 돈을 내야한다면, 어떤 면에서 과연 비례대표제가 약자나 소수자의 진입을 용이하게 아니면 적어도 그 대표성을 반영하기 쉽게한다고 말할수 있을까?

그가 말하고자했던 정치적 가치같은 것이 과연 무엇이었던가 별로 기억에 남는게 없다. 대선자금 문제로 당내논란이 나오고, 선진당과 교섭단체 구성하고, 비례대표 문제로 휘말리고 하는 것을 보며, 처음부터 끝까지 돈문제로 발목을 잡혀서 이상하게 흘러가다가, 너무나도 허망하게 무너진듯 싶다. 나는 그의 도덕성을 의심한 적은 없다. 그러나 깊은 사색을 하는 철학자의 모습 혹은 사자와 같은 기개라는 것은 단 한번도 보질 못했다는 것도 말해두고 싶다.

뭐 이런얘길 한다고 그의 의원직상실이 당연하고 재판과정에 문제(신영철 깽판같은...)가 없었다는 것은 아닌데, 이것은 또 별개의 이야기다.

아무튼 이 얘기를 더 공정하고 생산적인 방향에서 하려면, 군소정당과 정치자금이라는 복잡한 문제를 다시 한번 들여다봐야 할 것 같은데, 조만간 이 부분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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