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October, 2009

5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은 왜 없을까 (3) : 풀 수 있는 방정식

Wednesday, October 28th, 2009

지난이야기
5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은 왜 없을까 (1) : 근의 공식
5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은 왜 없을까 (2) : 켤레복소수

어떤 방정식을 잘 풀 수 없는가를 생각해 보기 전에, 과연 어떤 방정식을 풀 수 있는 것일까 한번 생각해 보자.

예전에 소개한 적이 있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보도록 하자.

방정식 z^4+z^3+z^2+z^1+1=0 을 어떻게 풀 수 있을까?

이 방정식은 다음과 같이 풀수 있다.

양변을 z^2으로 나누면, z^2+z+1+\frac{1}{z}+\frac{1}{z^2}=0 을 얻게 된다.

y=z+\frac{1}{z} 로 치환하면, 원래의 방정식에서 다음 식을 얻을 수 있다.

z^2+z+1+\frac{1}{z}+\frac{1}{z^2}=(z+\frac{1}{z})^2+(z+\frac{1}{z})-1=y^2+y-1=0

방정식을 풀면,

y^2+y-1=0

y=\frac{-1\pm\sqrt{5}}{2}

y=z+\frac{1}{z} 로 치환하였으므로,  z^2-yz+1=0가 만족된다.

따라서 z=\frac{y\pm \sqrt{y^2-4}}{2}

그러므로 네 개의 해는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frac{1}{4} \left(-1+\sqrt{5}+i \sqrt{10+2\sqrt{5}}\right)

\frac{1}{4} \left(-1+\sqrt{5}-i \sqrt{10+2\sqrt{5}}\right)

\frac{1}{4} \left(-1-\sqrt{5}+i \sqrt{10-2 \sqrt{5}}\right)

\frac{1}{4} \left(-1-\sqrt{5}-i \sqrt{10-2 \sqrt{5}}\right)

이 과정을 거의 같지만 약간만 다르게 다시 써보자.

복소수의 지식에 의하면 \zeta=e^{2\pi i \over 5}=\cos\frac{2\pi}{5}+i\sin\frac{2\pi}{5} 는 처음에 주어진 방정식 z^4+z^3+z^2+z^1+1=0의 해이다. 그리고 이 방정식의 네 해는 \zeta,\zeta^2,\zeta^3, \zeta^4로 주어짐을 안다.

이 방정식을 풀 때, 가장 중요한 아이디어는 y=z+\frac{1}{z} 로 치환하는 과정이었다.

이 치환을 통하면 우리는 y_1=\zeta+\zeta^4 를 새로운 하나의 수로 생각하고, y_2=\zeta^2+\zeta^3를 또 다른 하나의 수로 생각하는 셈이다.

그러면 y_1+y_2=\zeta^1+\zeta^4+\zeta^2+\zeta^3이므로 근과 계수와의 관계를 적용한다면, y_1+y_2=-1 를 얻는다.

그리고 \zeta^5=1 을 사용하면, y_1y_2=(\zeta^1+\zeta^4)(\zeta^2+\zeta^3)=\zeta^3+\zeta^4+\zeta^6+\zeta^7=\zeta^3+\zeta^4+\zeta^1+\zeta^2=-1 를 얻게 된다.

그러면 y_1y_2는 방정식 y^2+y-1=0의 해임을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해들을 가지고 지혜롭게 잘 섞어서 새로운 수 y_1=\zeta+\zeta^4, y_2=\zeta^2+\zeta^3 를 만들면, 때때로 4차 방정식의 근들의 결합이 만족시키는 2차 방정식을 얻게 되고, 4차방정식을 2차방정식 두 번 푸는 문제로 바꿀 수 있게 된다.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지적하자면, 1과 4는 \{1,2,3,4\} 로 구성된 합동식 (모듈로 modulo 연산) 의 세계에서 제곱이고, 2와 3은 제곱이 아니라는 것이다.

1^2=1\pmod 5

2^2=4 \pmod 5

3^2=9=4 \pmod 5

4^2=16=1 \pmod 5

이 사실은 가우스와 순환소수와 함께 생각하면, 그의 수학이 어디에서 잉태되고 있었는지를 가늠케 해주는 것들인데, 이것은 다시 훗날의 이야기거리로 남겨두자.

아무튼 위에서의 생각을 좀더 확장시키면, 가우스가 정17각형이 작도가능함을 보였던 방법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16차방정식 z^{16}+z^{15}+\cdots+z+1=0 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 그러나 이제부터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zeta=e^{2\pi i \over 17}=\cos\frac{2\pi}{17}+i\sin\frac{2\pi}{17} 로 두자. 이 값을 대수적으로 구하는 것이 목표이다.

  • (3^1, 3^2,3^3, 3^4, 3^5, 3^7, 3^8, 3^9, 3^{10}, 3^{11}, 3^{12}, 3^{13}, 3^{14}, 3^{15}, 3^{16}) \equiv (3, 9, 10, 13, 5, 15, 11, 16, 14, 8, 7, 4,12, 2, 6, 1) \pmod {17}
  • 이 순서대로 2로 나눈 나머지에 따라서 분류
    • A_0 = \zeta^{9} + \zeta^{13} + \zeta^{15} + \zeta^{16}+\zeta^{8} + \zeta^{4} + \zeta^{2} +\zeta^{1}
    • A_1 = \zeta^3 + \zeta^{10} + \zeta^{5} + \zeta^{11}+\zeta^{14} + \zeta^{7} + \zeta^{12} +\zeta^{6}
    • A_0+A_1= -1A_{0}A_{1} = -4, A_0>A_1
    • A_0 = \frac{-1 + \sqrt{17}}{2} , A_1= \frac{-1 - \sqrt{17}}{2}
  • 이번에는 4로 나눈 나머지에 따라서 분류
    • B_0 = \zeta^{13}+ \zeta^{16}+ \zeta^4 + \zeta^1
    • B_1= \zeta^3 + \zeta^5 + \zeta^{14} + \zeta^{12}
    • B_2= \zeta^9 + \zeta^{15} + \zeta^8 +\zeta^2
    • B_3 =\zeta^{10} + \zeta^{11} + \zeta^{7} +\zeta^{6}
    • B_0+B_2=A_0, B_0B_2= -1, B_0>0
    • B_0 = \frac{-1 + \sqrt{17} + \sqrt{34 - 2\sqrt{17}}}{4}, B_2 = \frac{-1 + \sqrt{17} - \sqrt{34 - 2\sqrt{17}}}{4}
    • B_1+B_3=A_1, B_1B_3= -1, B_{1}> 0
    • B_1 = \frac{-1 - \sqrt{17} + \sqrt{34 + 2\sqrt{17}}}{4}, B_3 = \frac{-1 - \sqrt{17} - \sqrt{34 + 2\sqrt{17}}}{4}
  • 이번에는 8로 나눈 나머지에 따라서 분류
    • C_0= \zeta^{16}+ \zeta^1, C_4= \zeta^{13} +\zeta^4, C_0 > C_1
    • C_0+C_4=B_0, C_0C_4=B_1
    • C_0= \frac{B_0+\sqrt{B_0^2-4B_1}}{2}= \frac{-1+\sqrt{17}+\sqrt{34-2\sqrt{17}}+ \sqrt{68+12\sqrt{17}-4{\sqrt{170+38\sqrt{17}}}} }{8}
    • C_4= \frac{B_0 - \sqrt{B_0^2-4B_1}}{2}
  • 이제 마무리
    • \zeta =\frac{{C_0} + \sqrt{{C_0}^2 - 4}}{2}
    • \cos \frac{2\pi}{17}= \frac{-1+\sqrt{17}+\sqrt{34-2\sqrt{17}}+ \sqrt{68+12\sqrt{17}-4{\sqrt{170+38\sqrt{17}}}} }{16}

그러므로 정17각형은 작도가능하다!!

요약 : 어떤 방정식을 잘 풀 수 없는지 알기 전에, 풀 수 있는건 도대체 무엇이 있나 탐색하는 시간이었다. 그 예로, 방정식 z^4+z^3+z^2+z^1+1=0z^{16}+z^{15}+\cdots+z+1=0의 해를 어떻게 제곱근기호를 사용하여, 구체적으로 써 내려갈 수 있는지 살펴보았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방정식의 여러 해들을 지혜롭게(!) 결합시켜 얻은 새로운 수들이 만족시키는 새로운 방정식을 찾았다. 그러면 방정식의 차수는 낮아지고, 이 과정을 반복하면 방정식을 풀 수 있는 희망이 싹틀때도 있다.

그런데 도대체 우리는 왜 이 방정식들을 이렇게 잘 풀 수 있었을까? 이야기는 계속된다.

연극공연장에서 과학대중강연을 보고

Monday, October 26th, 2009

학교 근처의 Repertory Theatre라는 곳에서 암흑에너지( dark energy)에 대한 대중강연이 있어 다녀 왔다. 보통 연극같은 공연을 하는 곳인데, 그 무대에서 로렌스 버클리 연구소에서 우주의 운명에 대하여 고민하는 세 과학자가 강연을 하였다. 무료 강연이길래, 한번 가보게 되었다.

시작할때쯤 도착하니, 좌석이 꽉 차서 거의 마지막 자리를 잡았다. 실제로 그 분야의 첨단에서 결과를 내고 있는 사람들이 직접 생산해낸 재미있는 사진들과 영상들을 보여주어 흥미로웠지만, 사실 그보다도 난 거기 온 사람들이 더 흥미롭다고 느꼈다.

아이들은 물론이고, 할머니 할아버지에 아리따운 아가씨(?)까지

한시간 강연과 30분의 질문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질문자가 너무 많아 길어져서 그냥 나왔다. 주제가 주제이니만큼 말도 안되는 질문도 많고, 크랙팟 향기를 풍기는 아저씨까지 다양했지만, 그래도 뭔가 아주 열띤 분위기였다는 것은 확실하다.

왜 이 많은 사람들은 우주의 운명과 암흑에너지에 대한 강연을 저녁시간에 보러 왔을까?

이것은 이 도시만이 가진 독특한 성격일까 아니면 다른 곳에서도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일까.

어제 알게 된 미국헌법의 한 구절

Article I, Section 8, Clause 8 of the United States Constitution
To promote the Progress of Science and useful Arts, by securing for limited Times to Authors and Inventors the exclusive Right to their respective Writings and Discoveries

이 묘하게 겹쳐져왔다.

아무튼 이러한 여가의 건전함은 참으로 부러운 것이라 하겠다. 이런거 비슷한 흉내라도 내려면, 한국엔 무엇이 필요할까? 술먹는말고 스트레스 풀 방법이 없는 아저씨들을 한번 이런 곳에 끌고 오려면??

5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은 왜 없을까 (2) : 켤레복소수

Sunday, October 25th, 2009

지난이야기

5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은 왜 없을까 (1) : 근의 공식

제목을 갈루아이론 입문에서 '5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은 왜 없을까'로 변경하였다.

오늘은 대수방정식과 대칭성이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실계수 방정식 x^2+1=0 에 대하여 생각해보자. 이 방정식은 실수 내에서는 해를 가지지 않으며, 해를 얻기 위해서는 허수라는 것을 실수에 집어넣어 실수를 복소수로 확장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유식한말을 약간 사용하자면, 복소수체 \mathbb{C} 는 실수체 \mathbb{R}의 체확장이라 한다)  이 방정식은 복소수 내에서 두 개의 해 \{i,-i\}를 가진다.

이제 켤레복소수에 대해 생각해볼 차례이다. 복소수 \alpha+\beta i (\alpha, \beta는 실수) 에 대하여 복소수 \alpha-\beta i를 켤레복소수라 한다. \alpha+\beta i의 켤레복소수를 취하여 \alpha-\beta i를 얻는데, 여기서 또한번 켤레복소수를 취하면 다시 \alpha+\beta i 를 얻게 된다. 복소수를 켤레복소수로 보내는 함수를  \sigma(z)=\bar{z} 라고 표현한다면, \sigma^2(z)=\bar{\bar{z}}=z가 된다. 이를 간략하게 쓰자면 \sigma^2=\operatorname{id} , 즉 켤레복소수를 취하는 것을 함수로 보아 자기자신과 합성을 하면 항등함수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원소 두 개짜리 군 \{\operatorname{id}, \sigma}\} 을 얻는다. 이를 유식하게는\text{Gal}(\mathbb{C}/\mathbb{R})=\{\operatorname{id}, \sigma}\} 라고 하지만, 차차 알아가도록 하자.

지금 방정식 x^2+1=0과 그 해집합 \{i,-i\} 그리고 복소수를 복소수로 보내주는 두 함수, 항등함수와 켤레복소수 함수로 만들어진 군 \{\operatorname{id}, \sigma}\}가 있다.

켤레복소수에 의하면,  \sigma(i)=-i, \sigma(-i)=i에서 방정식 x^2+1=0의 해가 서로 위치를 바꾸는 것을 볼 수 있다.

군에 의하여 방정식의 해들은 그 내부에서 서로 바뀐다. 그러나 그 둘이 만족시키는 방정식 x^2+1=0 은 변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변화속의불변' - 대칭성이다. 한 방정식의 모든 해는 서로 변해도, 그들은 모두 여전히 같은 방정식을 만족시킨다.

좀더 일반적인 상황을 볼 수 있다.

본고사용 문제집책의 단골문제중 하나로 이러한 것이 있다.

복소수 \alpha+\beta i (\alpha, \beta는 실수)가 실계수방정식 f(x)=a_n x^n + a_{n-1} x^{n-1} + a_{n-2} x^{n-2} + \cdots + a_1 x + a_0 = 0, (a_n\neq 0 ) 의 해이면, 켤레복소수 \alpha-\beta i도 이 방정식의 해이다.

켤레복소수의 성질을 잘 쓰면 다음과 같이 간단히 증명된다.

(증명)

z=\alpha+\beta i라 두자. f(z)=a_n z^n + a_{n-1} z^{n-1} + a_{n-2} z^{n-2} + \cdots + a_1 z + a_0 = 0 이다.

좌변과 우변에서 각각 켤레복소수를 취하면,

\overline{a_n z^n + a_{n-1} z^{n-1} + a_{n-2} z^{n-2} + \cdots + a_1 z + a_0} = a_n \bar{z}^n + a_{n-1} \bar{z}^{n-1} + a_{n-2} \bar{z}^{n-2} + \cdots + a_1 \bar{z} + a_0=0 을 얻는다.

따라서 f(\bar{z})=f(\alpha+\beta i)=0 이 된다. (증명끝)

하나의 해 \alpha+\beta i는 켤레복소수를 취하는 작업에 의하여 \alpha-\beta i로 변했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방정식 f(x)=a_n x^n + a_{n-1} x^{n-1} + a_{n-2} x^{n-2} + \cdots + a_1 x + a_0 = 0의 해이다. 왜냐하면 방정식이 실수계수로 주어졌으므로, 켤레복소수를 취해도 방정식 자체는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해들의 내부적인 위치변화만 있었을뿐, 방정식은 변하지 않았다.

\overline{a_n z^n + a_{n-1} z^{n-1} + a_{n-2} z^{n-2} + \cdots + a_1 z + a_0} = a_n \bar{z}^n + a_{n-1} \bar{z}^{n-1} + a_{n-2} \bar{z}^{n-2} + \cdots + a_1 \bar{z} + a_0=0

요약 : 방정식, 그 해집합, 그리고 군이 있다. 군은 해들의 위치를 서로 바꾸어준다. 그러나 방정식 자체는 변화하지 않는다.

방정식의 해들이 서로 위치를 어떻게 바꾸는가를 들여다보는데서, 대칭성의 이야기 즉 군론이 방정식의 이야기에 끼어들게 된다. 다음번에는 켤레복소수를 넘어 좀더 일반적인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5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은 왜 없을까 (1) : 근의 공식

Sunday, October 25th, 2009

그간 너무 뻑뻑하고 진지한 글만 올린것 같아 오랜만에 즐거운 수학연재를 해볼까 한다. 마침 10월 25일이 갈루아의 생일이라기에, 갈루아이론에 대해 얘기해볼까 한다.

오래전에 군론입문을 쓴적이 있다.

군론이란 바로 대칭의 언어임을 언급하면서 마무리되었다. 이 대칭의언어, 군론의 이야기는 바로 방정식을 푸는 문제에서부터 시작되었다.

2차방정식 ax^2+bx+c=0의 근의 공식은

x=\frac{-b\pm \sqrt{b^2-4ac}}{2a} 이다. 중학교에서 가르쳐준다.

3차 방정식의 근의 공식은 안 배웠을 것이다.  http://en.wikipedia.org/wiki/Cubic_function 에 따르자면, 방정식 ax^3+bx^2+cx+d=0의 근의 공식은

53ca622976ecf6c23e06c56de8077ed0.png

왜 안 배웠는지도 알 수 있고, 안 배우길 잘 했다는 생각도 들 것이다. 4차방정식에 대해서는 쓰진 않겠다.

중요한 것은 2,3,4차 방정식에 대해서는 이렇게 근의 공식이 있다!는 것이다.

근의 공식이란 위에서처럼 방정식의 해를 계수의 사칙연산과 근호를 통하여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면 5차방정식 ax^5+bx^4+cx^3+dx^2+ex+f=0 의 근의 공식은 무엇일까? 6차방정식은? 7차 방정식은?

그러한 것은 없다. 위에 있는 2,3차 방정식처럼  a,b,c,d,e,f\sqrt{},\sqrt[3]{},\sqrt[4]{}, \sqrt[5]{}, \cdots 를 사용하여 표현할 수 있는 공식이 없다는 말이다.

외계인이 있을까? 그런 것이 누군가의 눈에 띄는 순간 그것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까지 발견이 되지 않았다고 없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무언가가 없다고 확실하게 말하는 것은 그 난이도에서 차원이 다른 문제다.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찾아서 보여주면 되지만, 없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서는 뭔가 또다른 이야기가 필요한 것이다.

바로 이 또다른 이야기. 군론 즉, 방정식이 가지고 있는 대칭성이 5차이상의 방정식에 대하여 근의 공식이 있을수없다는 것을 말해줄 것이다.

20세기에 들어와 현대입자물리학의 핵심개념이 된 대칭의 언어는 바로 이 방정식의 근의 공식을 찾아가는 모험에서 탄생하였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방정식과 대칭성의 연결고리를 찾아본다.

문국현의원과 비례대표제 단상

Friday, October 23rd, 2009

이전의 비례대표제 관련글

매관매직과 비례대표제, 피타고라스의 창, 2008-4-16

매관매직과 비례대표제 (2), 피타고라스의 창, 2008-8-7

문국현(18대 국회의원) 이 끝내 의원직을 상실했다. 재판의 과정을 되짚어보고 있는데, 아직 파악이 덜 되어 자세한 이야기는 일단 뒤로 미루고 여기서는 짧게 적어둔다.

이 사건을 야당탄압으로 보는 주장은 찾아보기 쉬우므로, 다른 면을 좀 보고 싶다.

전에  베를린에 가면 꼭 분데스탁 구경을 해보세요 (피타고라스의창, 2009-6-9) 에 적었듯이,  독일 하원에는 서른살이 되지 않은 열다섯명의 의원이 있다고 했다. (얼마 전에 독일에 총선이 있었으므로 변화가 있겠지만 이것은 추후 알아보도록 하자)

물론 이것을 가능케 하는 것은 독일의 비례대표제 선거제도 때문일 것이다. 더 자세한 것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참고.

대한민국은 사실 젊은이들에게 좋은 나라는 아니다. 연고주의에 기반한 사회라는 점이 있을 것이다. 88만원세대와 같은 자극적인 구호가 나와도 별로 위협적이지 않은 것은, 젊은이들이 사회적 의사 결정 과정에 진입하기 위한 문턱이 매우 높다는 점이 있을 것이다. 늙은이들만이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정치적 관점에서 보자면 비례대표제는 단순다수제보다 득표와 의석의 일치비율이 높아 대의성이 좋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그 성격상 성이나 사회적으로 차별을 받는 소수그룹의 대표성을 의석에 더 용이하게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장점들이 선거제도로서 비례대표제를 사용하는 이유일 것이다.

재판과정을 찾아보며 문국현의원과 창조한국당의 주장들을 몇개 읽어봤는데, 야당탄압 표적수사 주장은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비례대표 후보를 선택하는 문제에 있어서, 특별당비같은 것을 내는 것에 대해서는 별로 문제의식이 있다고 보여지질 않는다. 단순히 비리나 대가성 차원의 문제 차원을 떠나서 비례대표제 본연의 의의에 대한 견해를 알고 싶은 것인데. 사실 정당에서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받는 사람이 큰 돈을 내야한다면, 어떤 면에서 과연 비례대표제가 약자나 소수자의 진입을 용이하게 아니면 적어도 그 대표성을 반영하기 쉽게한다고 말할수 있을까?

그가 말하고자했던 정치적 가치같은 것이 과연 무엇이었던가 별로 기억에 남는게 없다. 대선자금 문제로 당내논란이 나오고, 선진당과 교섭단체 구성하고, 비례대표 문제로 휘말리고 하는 것을 보며, 처음부터 끝까지 돈문제로 발목을 잡혀서 이상하게 흘러가다가, 너무나도 허망하게 무너진듯 싶다. 나는 그의 도덕성을 의심한 적은 없다. 그러나 깊은 사색을 하는 철학자의 모습 혹은 사자와 같은 기개라는 것은 단 한번도 보질 못했다는 것도 말해두고 싶다.

뭐 이런얘길 한다고 그의 의원직상실이 당연하고 재판과정에 문제(신영철 깽판같은...)가 없었다는 것은 아닌데, 이것은 또 별개의 이야기다.

아무튼 이 얘기를 더 공정하고 생산적인 방향에서 하려면, 군소정당과 정치자금이라는 복잡한 문제를 다시 한번 들여다봐야 할 것 같은데, 조만간 이 부분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