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공화란 무엇이냐

한글 위키의 http://ko.wikipedia.org/wiki/공화국 를 보면 그 어원에 대하여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영어로 공화제, 즉 리퍼블릭(republic)이란 말은 '공적인 일'을 뜻하는 라틴어인 레스 푸블리카(res publica)에서 나왔다.
한자 문화권에서 사용되는 공화(共和)란 말은, 중국 주나라 여왕(厲王)의 폭정으로 반란이 일어나자 왕은 도피하고 제후들이 힘을 합쳐 나라를 다스렸다는 “공화시대”에서 유래하였으며, 19세기 일본의 학자들이 republic의 번역어로 채택하였다.

(누가 편집했을까? ㅋ)

서양에서 지금 사용되는 말의 어떤 모델들을 제시하고 구현했다면, 일본의 번역문명은 republic에 해당하는 '공화'라는 말을 고대 중국의 단어에서 찾아냈다.

이것이 사람들이 무슨 마법의 부적 주문처럼 외치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 할 때의 '공화'라는 단어의 기원이다.

이에 대해서는[박영철의 잡학사전] ⑧ republic과 공화제(共和制) (박영철, 주간조선, 2009-6-15)과 [새로운 공화국을 꿈꾸며](2) 공화국이란 무엇인가 (上) (김상봉, 경향신문, 2009-1-18)를 참고.

이후 대한제국의 몰락, 한일병합, 3·1운동을 거치며 급속히 성장한 공화주의 의식과 운동은 마침내 1919년 4월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하지요. ‘대한’과 ‘민국’, 당시의 최초 결합은 지금까지 변함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때 비로소 ‘민주공화’라는 말이 처음 헌법 제1조로 등장합니다. 90년 전 1919년 4월11일 제정된 대한민국 임시헌장에서였습니다.(“대한민국은 민주공화제로 함”) 흥미롭게도 3·1운동의 해에 대한민국과 민주공화라는 말이 동시에 헌법에 등장했습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한말 이래의 근대국가 건설운동, 특히 당시 아시아 최대의 공화주의 민중운동이었던 3·1운동의 영향을 받아 등장한 최초의 근대적 공화정부였지요.

첫 등장 이래 헌법1조는 바뀐 적이 없습니다. 2차개헌(1925년):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 3차개헌(1927년):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국권은 인민에게 있다”, 5차개헌(1944년):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제4조 “대한민국의 주권은 인민전체에게 있음”. 1919년 9월 1차개헌에서는 제2조에 “대한민국의 주권은 대한인민 전체에게 재함”이 추가되었지요. 촛불 때 부른 현행 헌법1조(1·2항)의 원형은 건국 훨씬 이전에 등장했던 것이지요. 그만큼 대한민국의 정신·원칙·비전의 고갱이가 오롯이 들어 있는 조항입니다. 놀랍게도 1919년 대한민국 임시헌장과 1948년 대한민국 헌법은 헌법정신은 물론 헌법의 구성·편제·순서까지도 거의 그대로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높은 유사성은 현행 헌법까지 이어집니다. 미군점령하에서 만들어졌음에도 건국헌법에 미국의 영향이 거의 없었음을 알 수 있는 것이지요.

[새로운 공화국을 꿈꾸며](3)헌법 1조-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上) ,박명림, 경향신문, 2009-2-8

박명림교수는 다소 감격스러운 어조로 말을 하지만, 과연 저기에 사용된 저 '공화'라는 말이 과연 무엇을 의미했을까. 아마도 세습군주제의 폐지정도를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최장집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 헌법은 1조에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규정하면서 정체의 성격을 밝히고 그 정당성을 천명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일찍이 매디슨이 미국의 정체를 규정하기 위해 불러들였던 “공화정”이란 말이나, 알렉산더 해밀턴이 최초로 명시적으로 사용했던 “민주공화국”이라는 말은 민주주의와 구별되는 대의제 민주주의를 의미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후 여러 국가들이 규정하듯, 한국의 정체는 그저 단순히 민주주의국가라고 규정할 수도 있고, 매디슨과 해밀턴이 강조했고 또 프랑스에서처럼 공화주의의 이념적 표현으로서 공화정이라고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헌법의 저자가 어떤 의미로 한국국가를 민주주의국가나 공화정이 아니라 민주공화국이라고 불렀는지를 알지 못한다. 지금도 한국민의 대다수는 공화정이라는 의미를 잘 모르고 있다. 분단국가의 정치적 조건에서 왜 공화주의적 권력분립,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필요했는지, 또는 그것이 매디슨적 민주주의의 이념과 제도를 따른 것이라고 한다면 왜 단원제를 택했는지도 이해하기 어렵다.

[요약] '미국헌법과 민주주의'에 담긴 최장집 교수 서문 , 오마이뉴스, 2004-11-18

나름대로 공화라는 단어의 정의가 무엇인가 알아보려 했지만, 참 어렵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알아본 것으로 하자면,  '공화주의'라는 것은 '애국심' 이라는 것에서 크게 멀지 않아 보인다.  그런데 애국심이라고 하면 보통 좌파들에게는 두드러기를 일으키게 되므로, 이 애국심에 적당한 조건을 붙여 '애국심의 근원을 시민적 권리와 공공의 가치를 담고 있는 훌륭한 헌법을 만들어 그 헌법이 잘 지켜지고 있다는데 두는 것' 이라는 헌법애국주의의 개념을 빌려오고 싶다. 요 언저리에서 '공화'라는 단어를 받아들이면 좋지 않을까.

2 Responses to “도대체 공화란 무엇이냐”

  1. hottor says:

    공화란 사전적 의미에서는 '함께 화합함' 을 뜻합니다. 즉 서로 다른 종교,정치,사회적 기반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를 차별,적대시 하지 않고 '함께 같이 산다'는 단순한 의미에서 출발하는 것이지요. '민주'만으로는 다수파가 소수파를 배제하는 위험이 있기 때문에 '공화'로서 보완하는 것입니다.

    제대로 공화주의를 편다면 '빨갱이를 척살하자','수구를 박멸하자' 이런게 바로 공화정의 정신에 위반된다는 것입니다...

    알고보면 공화도 민주처럼 좋은 말이지요. 이제는 실상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이나 미국 공화당처럼 그냥 레토릭으로만 남아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2. pythagoras says:

    hottor/ 좋은 해석입니다. 적어두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