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성이 넘쳐 흐르는 사회말고 위선이 없는 사회

민주당 박주선 최고위원의 말이다.

이번 인사청문회를 보는 평소 준법하고, 성실하게 살아온 국민은 커다란 상처를 느끼고 분노를 자아내게 한다. 후보자의 능력과 자질, 도덕성, 청렴성을 조사해서 공직자로서의 적합성이 있는지의 여부를 따지는 청문회가...
제49차 확대간부회의 모두발언, 민주당 보도자료, 2009-09-18

사실 나는 저런 말에 솔직히 별로 공감이 안간다. 솔까말, 국민들은 도덕적이고 선량한데, 지도층만 유난히 비도덕적인가? 그런게 아니라 그냥 국민들 중에서 지도자도 나오고 그러는 것은 아니고? 물론 특권을 누리고 살아온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삼십년 전에도 지도층이었던 사람이 다는 아니잖는가?

사람들의 분노노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누리는 반칙과 특권에 분노를 어찌 이해못하겠는가. 열받을건 받고, 책임을 물을 것은 물어야겠지. 법 잘 지키고,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들이 선의의 피해를 받는 경우도 있는거 맞는 말이다.

버뜨, 모든 인간에게는 욕망이란 것도 있고 탐욕이란 것도 있게 마련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게 있다는 것이 어떤 비난의 대상은 아닐 것이다.

우리가 만들고자 노력해야 하는 것은, 그러한 욕망들을 성인들에게 찾아볼 수 있는 수신의 자세로 제어하는 사회라기보다는, 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해감으로써 그 욕망들이 사회에 필요한 질서, 상식들과 적당한 수준에서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세상일 게다.

사람이 거주하는 곳이 어딘지가 매우 중요한 상황이 있을 때, 누구나 그걸 동사무소 가서 신고만 하면 되는 정도로 쉽게 조작할 수 있다면, 그게 정말 합리적인 제도인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 거주의 증명을 꼭 그렇게 관이 받은 신고를 통하는 것이 오히려 제도의 허점일 수도 있는 것이다. 정말로 실제 거주지가 어디인지가 매우 중요한 상황이라면 (답이 아니라 그냥 하나의 가능한 예를 찾자면) 전기요금이나 수도요금 같은걸 몇 개월치 어디서 냈는가 이런 정보가 오히려 훌륭할 수도 있는 것이다. 행정 효율성 같은 따져야 할 문제들이 있겠지만, 이러한 제도들을 생각해볼 여지는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조작하고 그러는 건 뭐 막을 수 없겠다. 그런건 뭐 걸리는 경우 조작으로 얻을 이익보다 몇배나 더 큰 응징을 가하는 수 말고 별 거 있겠나) 아무튼 그렇게 만들어진 제도들이 좀더 상식, 현실, 욕망들이 적당한 타협점을 찾도록 해주는 사회라면, 나는 그런 사회가 제도는 허술한데 개개인의 고고한 도덕성과 성품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보다 더 낫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어떠한 조건들이 맞아들어가서 군대를 가지 않아도 된다고 하면, 굳이 그걸 마다하고 기꺼이 군대에 갈 사람은 또 얼마나 될까. 대한민국 군대 후진거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고.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은 군대가 좀더 견딜만하고 인간적인 곳이 되도록 개선을 해가는 것이다. 그러면 개선해가는 만큼 저렇게 난리치면서 피하고 그러는 사람, 그런 사례들도 줄어들겠지.

뜬금없이 그의 말이 생각난다.

우리가 작전 통제할 만한 실력이 없냐, 대한민국 군대들 지금까지 뭐 했노, 나도 군대 갔다왔고 예비군 훈련까지 다 받았는데, 심심하면 사람한테 세금 내라 하고, 불러다가 뺑뺑이 돌리고 훈련시키고 했는데, 그 위의 사람들은 뭐했어, 작전통제권 자기들 나라 자기 군대 작전 통제도 한 개도 제대로 할 수 없는 군대를 만들어 놔놓고 나 국방 장관이오, 나 참모총장이오 그렇게 별들 달고 거들먹거리고 말았다는 얘깁니까? 그래서 작통권 회수하면 안 된다고 줄줄이 몰려가서 성명내고, 자기들이 직무유기 아닙니까?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노무현 대통령 민주평통 발언 전문, 한겨레, 2006-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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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바로 이 때, 한 때 세상을 뜨겁게 달군 말이 나온다.

우리 아이들 요새 아이들도 많이 안 낳는데, 군대에 가서 몇 년씩 썩히지 말고 그동안에 열심히 활동하고 장가를 일찍 보내야 아이를 일찍 놓을 것 아닙니까?

방방 뛴 꼴통들 있었지만, 사실 누구나 다 동의하고 공감하는 얘기일게다. 군대가서 썩지 그럼 안 썩나.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결국 모두가 그렇게 도덕성 타령으로 날밤을 새도, 결국 달라지는 거 별로 없을 것이고, 문제가 전보다 그다지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거다. 도덕성 타령도 중요하겠지만, 너무 거기에만 몰두하지는 말자는 작은 바램같은 것이다.

나는 한국사회가 도덕성이 넘쳐 흐르는 사회말고, 위선이 없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 그러면 더 진솔한 대화, 생산적인 결론이 나올 수도 있겠지. 그러면 여기서 훗날 얻어질 것은 아마도 '더 도덕적인 사회'가 아닐까하고 생각해 본다.

2 Responses to “도덕성이 넘쳐 흐르는 사회말고 위선이 없는 사회”

  1. Crete says:

    이번 글에는 120% 동감하지 않을 수 없네요.

    아크로에 좀 올려주세요... 다들 같이 생각의 폭과 깊이를 좀 늘려야 되지 않을까요?

  2. says:

    crete님 소개로 읽었습니다. 읽다 보니, 저도 그 사람 생각이 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