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와 판사

국정감사 시즌이 시작되나 봅니다. 아래의 두 기사가 모두 날짜가 비슷하잖아요?


이런 기사가 나왔네요.

검찰이 지난해 각종 공안사건과 권력형비리 사건을 처리하면서 법원의 충분한 공감을 얻을 만큼의 증거수집을 하지 못해 무죄를 선고받는 사례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檢 무죄율 급등…검찰개혁 새 이슈될 듯, 정순식, 헤럴드경제, 2009-09-13)


성급한 당신은 아마도 여기서 또 이명박 ㄳ 하면서 열불이 나겠지요. 물론 그러한 측면도 있겠지요.


그런데 예전에 나온 이런 기사는 어떨까요? 

올 상반기 '검찰 과오' 무죄판결 급증, 이진희, 한국일보, 2003-09-14

그러면 이번엔 뭐라고 하시겠습니까?


두 기사를 다 읽어보면, 두 기사에 모두 '공판중심주의' 라는 단어가 나오지요...


옛 기사 한번 또 볼까요?


C검사 수사권 조정이나 사개추에서 공판중심주의 한다는 것 모두 형사사법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일이다. 큰 사안들이다. 그에 대해서 좀더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한데 졸속으로 이뤄지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 이 시스템들은 50년 이상 운용해왔는데, 사개위에서는 증거법의 관련 조항 몇 가지를 바꾸는 것으로 논의되다가 갑자기 사개추에서 형사사법 구조의 근본적 변화를 꾀하고 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형국이다. 절차상의 하자가 분명히 있다. 형사사법 구조는 지향하는 목표가 있다. 치안질서를 유지하고 범죄로부터 사회 구성원을 보호하는 과정에서 ‘공정성’과 ‘효율성’ 두 가지를 모두 가지고 있어야 한다. 영미식 공판중심주의가 대세인 측면도 있다. 조서 중심의 수사가 밀실수사나 고문수사를 불러온 적도 있었으니까. 그렇지만 지금은 과거와는 다르다. 미국이 순수한 의미의 공판중심주의를 채택하고 있다고 해서 범죄율이 낮고 치안질서 유지가 잘되나. 조서를 증거로 채택하는 일본과 우리나라를 보자. 일본만큼 치안질서 유지되는 나라도 별로 없다. 그렇다고 일본의 형사 구조가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말할 수 있나.

(...)

형사 사건은 경찰→ 검찰→ 법원의 순으로 처리된다. 검찰이 최근 사면초가에 몰렸다는 점은, 형사 사건을 다루는 나머지 두 축이 검찰의 권한을 나눠가지기를 바라는 데서 잘 드러난다. 경찰과의 수사권 조정, 공판중심주의 문제 등은 모두 검찰과 법원, 검찰과 경찰 사이의 권한 배분 문제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서도 검찰이 가장 심각하게 보는 문제는 공판중심주의를 채택한 사개추위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이다. 범죄를 입증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 두 가지를 없앴기 때문이다. 즉, 피고인이 부인할 경우 검사가 작성한 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부인하고, 검사가 하는 법정에서의 피고인 신문을 못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기 때문이다. “검찰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김종빈 검찰총장은 4월27일 기자간담회에서 “사개추위 안대로 가면 공수처니 경찰과의 수사권 조정이니는 문제도 안 된다”며 “수사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지는 것”이라며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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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이 이날 법무부 간부들에게 한 말 가운데 가장 자주 쓴 표현이 “버리라”는 것이다. 반복적으로 쓰기도 했다. 이런 식이다. “정치적 요령 하나를 제가 제안해보겠습니다. 버리는 것입니다. 버리는 것입니다. 검찰이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것 중에서 국민들이 의심하고 있는 모든 것들을 버리는 것입니다.” 도대체 뭘 버리라는 걸까. 그는 또 이런 말도 했다. 법무부에 대한 신뢰는 아직 위험 수준이다, 특단의 결단을 해야 한다, 저항을 하면 노엽게 살게 되고 마지막엔 불명예스러운 이름만 남는다는 등의 얘기다. 결국 노 대통령의 말을 한 문장으로 정리해보면 이렇게 된다. ‘법무부와 검찰이 신뢰를 회복하려면 특단의 노력, 즉 불필요한 권력을 버려야 한다.’ 이에 비춰보면 사개추 관련 논란은 검찰에 대한 참여정부의 철학인 ‘검찰 권력의 문민 통제’가 가시적인 제도화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여권의 한 핵심 인사는 “검찰에 대한 원칙은 처음부터 일관됐다”면서 “그것은 정치적 독립은 주되, 그러면 무소불위가 될 수 있는 만큼 내·외부 견제를 강화하자는 것이었다”고 말해 이런 관측을 뒷받침했다. (종이고양이 검찰 못해먹겠다, 김창석, 한겨레21, 2005-5-6)


'노무현 도대체 뭐했냐' 

계속 그렇게 싸우고 있었던 거지요.

검사와 판사라는 엘리트 간의 견제와 균형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검찰 수사가 아니라, 재판의 결론이 더 관심받고 존중받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그러면 결국 무죄추정의 원칙이라고 하는 인권의 명제가 더 존중받는 나라가 되는 거니까.


기자들 수준이 높아지는게 중요하겠지만, 그래도 우리는 앞으로, 검찰수사보다 판결문, 검찰총장보다는 대법관 임명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집시다.

이것도 그가 남겨준 가르침의 하나겠지요.

4 Responses to “검사와 판사”

  1. Crete says:

    이 글은 분명히 손으로 쓴 것 같아 보입니다.

    아크로 메인게시판으로 좀 옮겨 주세요... -.-;;

    이런 명문은 좀 나눠 읽을 권리가 네티즌에게 있지 않을까요?

  2. pythagoras says:

    Crete/ ㅋㅋ 이것도 기사만 그냥 잔뜩 베껴놓은 거라 좀 그렇네요. 좀더 생각들이 정리되면 퀄리티 있는 포스팅을 한번 할께요 ㅋ

  3. [...] 검사와 판사 (피타고라스의 창, 2009-9-12)에서는 ‘검사와 판사라는 엘리트 간의 견제와 균형’에 대하여 살짝 언급한 바가 있다. [...]

  4. [...] This post was mentioned on Twitter by Yong-Yeol Ahn, pythagoras. pythagoras said: 검사와 판사, 2009-9-12 http://bit.ly/65WUY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