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장이의 칼과 수학

구두장이의 칼 (이광연, 네이버 오늘의 과학, 2009-5-5) 에 나오는 그림들이 재미있어 몇 자 적는다.


시로 한편 시작하련다.


The Kiss Precise by Frederick Soddy


For pairs of lips to kiss maybe 한쌍의 입술이 키스를 할땐
Involves no trigonometry. 삼각함수가 필요하지 않을꺼야.
'Tis not so when four circles kiss 하지만 네 원이 서로 키스를 할땐 그렇지 않지.
Each one the other three. 
...


시는 계속 이어진다. 키스와 삼각함수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고 있는 멋진 시라고 할 수 있다.


맨 바깥의 가장 큰 원과 그 안에서 서로 접하며 끼어있는 세 원들로 시작을 하여, 하나의 원에는 세 개의 큰 원을 끼워넣고, 세 개의 원에는 하나의 더 작은 원을 끼워넣는다.

이 과정이 무수히 반복될때, 우리는 아폴로니우스의 개스킷을 얻는다. 서로 접하는 네 원에 대한 데카르트의 정리와 아폴로니우스 개스킷 항목을 참조


600px-Apollonian_gasket.svg.png


그리고 이렇게 세 원이 서로 접하는 공간에는 구두장이의 칼이 만들어지게 된다.

plan.gif



이 삼각형들은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관점에서 보자면, 세 각이 모두 0인 삼각형이 된다. 얼마나 이상적인 삼각형(ideal triangle)인가? (http://en.wikipedia.org/wiki/Ideal_triangle를 참조)


예전에 비유클리드 기하학 시리즈

를 통해서 아래와 같은 그림을 소개한 바가 있다. 

tess2.gif


위에서 나타난 구두장이의 칼,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관점에서는 '이상적인 삼각형 ideal triangle'도 역시 한 조각을 가지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 원의 내부를 아름답게 채울 수 있게 된다. 


modular.jpg


이러한 도형은 \Gamma(2) 로 불리는 군과 복소함수론에서 람다 \lambda(\tau)로 불리는 함수와 관계가 깊다.

\Gamma(2) = \left\{ \begin{pmatrix} a & b \\ c & d \end{pmatrix} \in SL_2(\mathbf{Z}) : \begin{pmatrix} a & b \\ c & d \end{pmatrix} \equiv \begin{pmatrix} 1 & 0 \\ 0 & 1 \end{pmatrix} \pmod{2} \right\}

\lambda(\tau)=k^2(\tau)=\frac{\theta_2^4(\tau)}{\theta_3^4(\tau)}

(배우고 싶다면, Complex Analysis, Lars Ahlfors, 3rd edition, McGraw-Hill, 1979의 elliptic modular function 섹션을 참고)


이렇게 비유클리드 기하학과 군론과 복소함수론이 함께 어우러져 만들어지는 수학은 너무너무 아름답고 정말로 공부해볼 가치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2010년에 인도에서 열리는 국제수학자대회(http://www.icm2010.org.in/)의 포스터는 아래와 같은데, 

logo.jpg


이런 얘기를 조금이라도 듣고난다면 왜 많은 수학자가 만나는 자리에 이런 포스터가 적합하며 많은 이들이 만족할 수 있는지, 조금 감이 잡힐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인도에 적합하게 라마누잔의 큰 기여도 있다!)


p.s. 다만 여기 그림에 있는 삼각형은 엄밀하게 말하면 처음에 언급한 각도가 모두 0인 구두장이의 칼과는 같지 않다.

One Response to “구두장이의 칼과 수학”

  1. 위상수학자H says:

    간만에 제 연구주제와 관련깊은 포스팅이라 반가운 마음이 앞서네요. 제가 하는건 주로 ideal tetrahedron에 관한것이긴 하지만 한국어로 된 글중 ideal triangle에 관한 것 조차 별로 없죠. hyperbolic geometry에서 주로 등장하는 물건인데, number theory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고 "알고만"있습니다. 그쪽은 문외한이라서...

    ideal 이라는 뜻이 '이상적인' 이라는 뜻이라기 보다는 아마 '실재하지 않는, 가상적인'의 뜻으로 붙여진 것일겁니다. 꼭지점이 실재하지 않고, 변들이 선분이 아닌 무한히 긴 직선이기 때문에 정확히 삼각형이라고 할수는 없지만 삼각형하고 비슷한 물건이라는 뜻이겠죠. 특히 변의 길이는 무한대인데 넓이는 유한한 값을 가진다는 점, 모든 ideal triangle은 서로 합동이라는점, hyperbolic triangle의 극한으로 얻을수 있다는점등이 특이한 현상이겠죠.
    그리고 ideal object(deleted vertex polyhedra 같은것 생각하면 됩니다)들은 3차원 topology와 geometry에서 특히 중요하고 knot theory의 quantum invariant, physics의 chern-simon gauge theory, 그리고 number theory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고 알고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