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August, 2009

시 '2호선 신당역'

Monday, August 31st, 2009

그러고보니 이 블로그에 시는 한번도 올려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안쓰니까...)

문득 아침에 시상이 하나 떠올라 적어볼까 한다.

별 메세지가 담긴 것은 아니다.

제목 : 2호선 신당역

이번 역은 신당, 신당역입니다.

내리실 문은 오른 왼쪽입니다.

응암이나 봉화산 방면으로 가실 손님은 이번 역에서 6호선으로 갈아타시기 바랍니다.

내리실 때 열차와 승강장 사이를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그냥 '오른'쪽으로 두면 창작이 아니라서...

라마누잔의 연분수, 세가지 실타래

Friday, August 28th, 2009

수학과 대학원생이 되면 좋은점 - 라마누잔 이야기(피타고라스의 창, 2008-6-24) 에서 언급한 적이 있지만, 하디의 눈을 사로잡은 공식 중에 아래와 같은 것이 있다.

\cfrac{1}{1 + \cfrac{e^{-2\pi}}{1 + \cfrac{e^{-4\pi}}{1+\dots}}} = \left({\sqrt{5+\sqrt{5}\over 2}-{\sqrt{5}+1\over 2}}\right)e^{2\pi/5} = e^{2\pi/5}\left({\sqrt{\varphi\sqrt{5}}-\varphi}\right) = 0.9981360\dots

\varphi 는 황금비


이 식을 중심으로 엮인 세 개의 실타래가 있다. 


첫번째 실타래는 q-초기하급수의 이론으로 위의 식과 관련있는 것은 

R(z)=\sum_{n\geq 0}\frac{z^nq^{n^2}}{(1-q)\cdots(1-q^n)}=\sum_{n\geq 0}\frac{z^nq^{n^2}}{(q;q)_n} 이다. 

R(z)=R(zq)+zqR(zq^2) 의 성질을 만족시킨다.


G(q) = \sum_{n=0}^\infty \frac {q^{n^2}} {(q;q)_n} ,  H(q) =\sum_{n=0}^\infty \frac {q^{n^2+n}} {(q;q)_n} 와 같은 함수는 H(q)=R(q), G(q)=R(1) 로부터 얻어진다.

바로 이 성질로 인하여, 연분수전개가 가능해지는데

\frac{H(q)}{G(q)}=\cfrac{R(q)}{R(1)} = \cfrac{1}{1+q\cfrac{R(q^2)}{R(q)}}=\cfrac{1}{1+\cfrac{q}{1+q^2\cfrac{R(q^3)}{R(q^2)}}}=\cdots

이를 반복하여, 다음을 얻는다.

\frac{H(q)}{G(q)} = \cfrac{1}{1+\cfrac{q}{1+\cfrac{q^2}{1+\cfrac{q^3}{1+\cdots}}}}


두번째 실타래는 물리학의 등각장론이다. 

등각장론에서 finite size effect 라고 불리는 것이 끼어드는데, 아래와 같이 위에 등장했던 함수들의 앞에 곱하여지는 이상한 녀석들 q^{-\frac{1}{60}},q^{\frac{11}{60}},q^{\frac{1}{5}}을 설명한다. 


q^{-1/60}G(q) = q^{-1/60}\sum_{n=0}^\infty \frac {q^{n^2}} {(q;q)_n} = \frac {q^{-1/60}}{(q;q^5)_\infty (q^4; q^5)_\infty}

q^{11/60}H(q) =q^{11/60}\sum_{n=0}^\infty \frac {q^{n^2+n}} {(q;q)_n} = q^{11/60}\frac {1}{(q^2;q^5)_\infty (q^3; q^5)_\infty}

q^{\frac{1}{5}} \frac{H(q)}{G(q)} = \cfrac{q^{\frac{1}{5}}}{1+\cfrac{q}{1+\cfrac{q^2}{1+\cfrac{q^3}{1+\cdots}}}}


세번째 실타래는 모듈라 성질이다. 

위에서 곱하진 이상한 녀석들에 의하여, 이 함수들은 모듈라(modularity)라 불리는 성질을 갖게 된다. 이곳은 잘 닦여져 있는 세계이다. 

r(\tau)=q^{\frac{1}{5}} \frac{H(q)}{G(q)} = \cfrac{q^{\frac{1}{5}}}{1+\cfrac{q}{1+\cfrac{q^2}{1+\cfrac{q^3}{1+\cdots}}}}


여기서 q=e^{2\pi i\tau}


만약 \tau=i 인 경우에 값을 계산할 수 있다면, 맨위에 있는 값을 얻을 수 있게 된다. 

r(i)=\cfrac{e^{\frac{-2\pi}{5}}}{1+\cfrac{e^{-2\pi}}{1+\cfrac{e^{-4\pi}}{1+\cfrac{e^{-6\pi}}{1+\cdots}}}}



나는 요즘 q-초기하급수와  모듈라(modularity)의 두 세계를 잇고 있는 혹은 그 둘의 어떤 교집합을 만들어 내고 있는, 저 두번째 실타래에 대해 알고 싶다. 

극한없는 미적분학 - 수열 버전의 미적분학의 기본정리

Sunday, August 23rd, 2009

미적분학의 기본정리(http://ko.wikipedia.org/wiki/미적분학의_기본정리) 는, 두 가지 관계없어보이는 개념, 즉 함수의 그래프의 기울기(부정적분 또는 역도함수)와 그래프 아래의 면적(정적분)을 이어준다.

F'\!(x) =\frac {d}{dx} F(x) = f(x) 이면 \int_a^b f(t)dt = F(b) - F(a)

이렇게 들으면 굉장히 어렵게 들릴 수가 있다. 그런데 그 밑바닥에 있는 아이디어가 과연 어려운 것일까?

고등학교에서 수열의 개념을 다룰 때, 계차수열과 수열의 합과 같은 개념을 배우게 된다.  계차수열은 연속된 두 항의 차이로 얻어지고, 수열의 합은 말그대로 여러 항들의 합이다.

'미분 ~ 계차수열, 적분 ~ 수열의 합' 의 비유가 매우 잘 작동함을 보일 생각이다. 차분히 읽어본다면 미적분학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계차수열

F, f 는 다음 조건을 만족하는 두 수열이다.

\Delta F=f 즉 f(n)=F(n+1)-F(n)

미분의 역연산을 부정적분으로 정의하듯이, '계차수열이 f 가 되는 수열 F' 라는 것을 \Delta F=f 로 표현하자.

수열의 합

수열 f 에 대하여

\sum_{n=a}^{b-1}f(n)

는 정적분에 대응되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여기까지는 어려울 것이 없다. 뺄셈과 덧셈만 나왔다.

이제 이들 개념을 가지고 미적분학의 기본정리에 대응되는 정리를 써보면 이렇다.

적당한 번역어를 찾지 못해 그냥 영어로 두었다.

Calculus of Finite Dfference의 기본정리

두 수열 F, f 가 \Delta F=f를 만족하면,

\sum_{n=a}^{b-1}f(n)=F(b)-F(a)

가 성립한다.

증명은 정말 간단하다.

증명

F(b)-F(a)=F(b)-F(b-1)+F(b-1)-F(b-2)+F(b-2)+\cdots+F(a+1)-F(a)=f(b-1)+f(b-2)+\cdots f(a)= \sum_{n=a}^{b-1}f(n)

증명을 이해했으면, 이제 가서 미적분학의 기본정리를 다시 공부해 보자.

종교와 죽음과 역사

Sunday, August 23rd, 2009

종교가 다루는 문제 중에서 중요한 것이라면 뭐니뭐니해도 인간이 가진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그 중 하나일 것이다.

죽은 뒤에 천당에 간다면, 아니면 새로운 무엇인가로 다시 태어난다면 ... 이렇게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줌으로써, 종교는 사람들에게 죽음의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을 알려준다.

도올은 조선인들의 종교가 '역사'였노라고 말했다.

내가 바르게 이해했다면, 그 말은 자신의 말과 행위가 끊임없이 그 자손과 후대의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전승되고 평가되어 역사속에서 계속 살아있게 된다 비스무리한 얘기였다.

기독교에서는 조상들에 대한 제사를 지내는 것을 미신으로 본다 들었는데,  '역사'라는 종교의 관점에서 보자면, 나는 오히려 기독교가 훨씬 더 미신적인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2009년 7월 10일 안장식장에서, 찔찔 울며 앉아 가슴에 달고 있던 근조 리본을 책상에 꺼내두었다.

끊임없이 읽고 배우고 쓰고 가르치며 사람을 키우려는 노력이 죽은 사람도 살아 있게 만드는 숭고한 행위임을 믿어 보련다.

오늘부터 나의 종교는 '역사'다.

구두장이의 칼과 수학

Saturday, August 22nd, 2009

구두장이의 칼 (이광연, 네이버 오늘의 과학, 2009-5-5) 에 나오는 그림들이 재미있어 몇 자 적는다.


시로 한편 시작하련다.


The Kiss Precise by Frederick Soddy


For pairs of lips to kiss maybe 한쌍의 입술이 키스를 할땐
Involves no trigonometry. 삼각함수가 필요하지 않을꺼야.
'Tis not so when four circles kiss 하지만 네 원이 서로 키스를 할땐 그렇지 않지.
Each one the other three. 
...


시는 계속 이어진다. 키스와 삼각함수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고 있는 멋진 시라고 할 수 있다.


맨 바깥의 가장 큰 원과 그 안에서 서로 접하며 끼어있는 세 원들로 시작을 하여, 하나의 원에는 세 개의 큰 원을 끼워넣고, 세 개의 원에는 하나의 더 작은 원을 끼워넣는다.

이 과정이 무수히 반복될때, 우리는 아폴로니우스의 개스킷을 얻는다. 서로 접하는 네 원에 대한 데카르트의 정리와 아폴로니우스 개스킷 항목을 참조


600px-Apollonian_gasket.svg.png


그리고 이렇게 세 원이 서로 접하는 공간에는 구두장이의 칼이 만들어지게 된다.

plan.gif



이 삼각형들은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관점에서 보자면, 세 각이 모두 0인 삼각형이 된다. 얼마나 이상적인 삼각형(ideal triangle)인가? (http://en.wikipedia.org/wiki/Ideal_triangle를 참조)


예전에 비유클리드 기하학 시리즈

를 통해서 아래와 같은 그림을 소개한 바가 있다. 

tess2.gif


위에서 나타난 구두장이의 칼,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관점에서는 '이상적인 삼각형 ideal triangle'도 역시 한 조각을 가지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 원의 내부를 아름답게 채울 수 있게 된다. 


modular.jpg


이러한 도형은 \Gamma(2) 로 불리는 군과 복소함수론에서 람다 \lambda(\tau)로 불리는 함수와 관계가 깊다.

\Gamma(2) = \left\{ \begin{pmatrix} a & b \\ c & d \end{pmatrix} \in SL_2(\mathbf{Z}) : \begin{pmatrix} a & b \\ c & d \end{pmatrix} \equiv \begin{pmatrix} 1 & 0 \\ 0 & 1 \end{pmatrix} \pmod{2} \right\}

\lambda(\tau)=k^2(\tau)=\frac{\theta_2^4(\tau)}{\theta_3^4(\tau)}

(배우고 싶다면, Complex Analysis, Lars Ahlfors, 3rd edition, McGraw-Hill, 1979의 elliptic modular function 섹션을 참고)


이렇게 비유클리드 기하학과 군론과 복소함수론이 함께 어우러져 만들어지는 수학은 너무너무 아름답고 정말로 공부해볼 가치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2010년에 인도에서 열리는 국제수학자대회(http://www.icm2010.org.in/)의 포스터는 아래와 같은데, 

logo.jpg


이런 얘기를 조금이라도 듣고난다면 왜 많은 수학자가 만나는 자리에 이런 포스터가 적합하며 많은 이들이 만족할 수 있는지, 조금 감이 잡힐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인도에 적합하게 라마누잔의 큰 기여도 있다!)


p.s. 다만 여기 그림에 있는 삼각형은 엄밀하게 말하면 처음에 언급한 각도가 모두 0인 구두장이의 칼과는 같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