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 왜 좋을까

오후에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에 가 보았다. 나는 지금껏 볼품없었던 고등학교 도서관과 대학에 딸린 거대한 도서관들만 이용을 해봐서, 이렇게 주민들을 위한 공공도서관은 어떤 곳일까 호기심이 있었다. 마침 이곳 도서관이 내가 요즘 있는 곳에서 불과 200m 거리에 있기에 꼭 가봐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던 터였다. 성실하게 운영되는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 블로그 를 보고서도 참 괜찮은 인상을 받았턴 터인데,  방문전 깔끔하게 만들어진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 홈페이지가  구글 크롬에서도 무난하게 잘 작동하는 것을 보고 호감도가 또 상승. (물론 회원가입을 하다가 결정적인 문제점을 하나 발견했지만, 곧 도서관 쪽에 신고해줄 생각. 신속하게 고쳐줄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꽤 많았다.  도서관 입구에는 책 벼룩시장이 열렸던데,  요것이 개관3주년과 관련된 일회성 행사인지, 아니면 상시적으로 열리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어느 쪽도 크게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책이 보관된 곳에 들어서기 전, 이런저런 도서관의 철학과 행사들을 소개하는 홍보패널들이 서 있었는데, 새로나온 책과 관련한 정책이 인상적이었다. 보통 다른 도서관들은 책을 싸게 들여올 방법을 찾느라 시간을 많이 소비하는데, 이곳에서는 주민들의 수요가 많은 신간서적들을 빨리 들여줄 곳을 찾는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미 잘 알려진 '강유원 박사 인문학 강좌' 와 관련된 홍보물들도 발견할 수 있었다. '도서관에 개념인이 있다!' 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누구일까. 구청장일까, 도서관장일까, 사서들일까. 궁금해졌다.

열람실이 따로 없어 보였는데, 공공도서관이 공무원시험 준비하는 사람들로 바글바글하지 않다는 것, 이것도 역시 훌륭한 혁신이었다.  다만 컴퓨터 좌석에서 책을 볼 수 있도록 해두었던데, 참고서를 펴놓고 있는 중고딩 아이들이 꽤 보였다는 점이 안타깝다.

아동용 책이 한층에 따로 있고, 두 개의 층에 걸쳐 일반책이 진열되어 있었는데, 이 정도면 주민을 위한 공공도서관 중에서 장서량이 큰 것인지 작은 것인지는 잘 알수가 없었다. 그래도 둘러보니 이정도면 즐겁게 빌려다 읽을수 있는 책을 많이 찾을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과학 분야는 하나의 책장에 모여 있었는데, 내가 보통 이용하는 도서관이 대학의 수학도서관이다보니, 수학 물리 화학 등등이 함께 꽂힌 자연과학 분야의 단 하나의 책장이라는 것이 다소 낯설기는 했다. 그냥 대충 눈대중으로 수학책은 200권정도 될까. 이 정도로는 많이 부족하다.  수학 문명 건설 방안 (3) : 좋은 수학책으로 가득찬 공공도서관 에서 밝힌대로, 공공도서관이야말로 미래의 라만누잔들이 양분을 공급받으며 자라나고 길러지는 곳이기 때문이다.

동대문구주민도 아니거니와 서울시민은 더더욱 아닌 나에게도 홈페이지 상의 등록절차, 신분증확인, 회원카드 발급을 거쳐, 책을 네 권을 대출해주었다. 외국이이건 누구건 가능한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여기에 대해 크게 까다롭지 않다는 것, 역시 개념인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쓰다가 도서관을 보는 관점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 블로그, 2008-3-14)라는 글을 찾았다. 함께 일하는 사서들도 오죽하겠느냐만은 적어도  '이우정 관장'이라는 분이 적어도  핵심 개념인의 하나가 아닌가 생각된다. 이정도면 내눈엔 거의 도서관 사상가로 보이는데,  사회의 중요한 위치 곳곳에 저런 훌륭한 분들이 많으면 좋겠다. 이제 개관 3년이 되었다는데, 앞으로의 활약상이 참으로 기대된다. 공공도서관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해주면 좋을것 같다.

사족.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은 지적자원의 측면에서 지리적 위치도 꽤 좋지 않은가 생각이 든다. 일단 근처에 경희대와 고려대가 있으며, 고등과학원이 코앞에 있기 때문이다. 개탄스러운 일이지만 중고등학교 교사들은 수학이 아름답다는 표현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겠지만, 이런 곳에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성공적인 인문학 강좌가 있었다면 테마가 있는 수학강좌는 왜 안될까.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이 하나의 모델을 제시해 주기를 기대해본다.  2014년에 국제수학자대회가 서울에서 있다면, 그 즈음에는 대중의 관심도 올라가도 덩달아 수학관련 출판시장도 커질 가능성이 크다. 지식의 새로운 유통경로들을 만드는 것은 이런 행사를 일회성 돈살포 이벤트로 끝내지 않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 Responses to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 왜 좋을까”

  1. 여기 저도 가본 적이 있는데, 멀리서 이 도서관에 연수를 갔고 관장님 강연도 두 시간 들었는데...^^; 일단은 이우정 관장님이 마인드가 다르시고요. 다른 사서 및 직원분들도 그 분 뜻에 따라 성심껏 움직이시고... 거기 인문학 강좌 들으면 도서관에서 애기도 돌봐준답니다.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 때문에 그 근처로 이사가는 분들까지 있다더군요.^^;

  2. pythagoras says:

    ㄱ ㅓ ㅁ ㅣ/ 아 관장님이 이미 유명하신 분인가 보네요. 이미 도서관 좋은지 다들 알고 있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