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주의사회의 용기와 시민사회의 용기

용기

흔히들 용감한 군인이란 표현을 쓰지만, 용기라는 것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것이 잘못된 고정관념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군인들이 만든 권위주의 사회의 용기도 이제는 시민이 갖춰야할 자질로서의 용기로 바꿔가야 할 것이다.

Courage in fighting is by no means the only form, not perhaps even the most important.
There is courage in facing poverty, courage in facing derision, courage in facing the hostility of one’s own herd.
In these, the bravest soliders are often lamentably deficient.
And above all, there is the courage to think calmly and rationally in the face of danger, and to control the impulse of panic fear or panic rage.
전장에서의 용기만이 결코 유일한 용기는 아닐 뿐더러, 아마 가장 중요한 용기도 아닐 것이다.
가난에 맞서는 것에도, 조롱에 맞서는 것에도, 동료들의 적대감에 맞서는 데도 용기는 있는 것이다.
가장 용감한 군인들은 때로 이러한 면에서의 용기가 개탄스러울만큼 부족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위험에 맞서 차분하고 합리적으로 생각하며, 밀려오는 공포와 분노의 충동을 통제할 줄 아는 것도 용기다.

버트런드 러셀, What I Believe, 36p, Science and Happiness 중에서

그 후 대통령으로 내린 판단 중 지지할 수 없는 결정들, 적지 않았으나 언제나 그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었던 건, 그래서였다. 그는 내가 아는 한, 가장 씩씩한 남자였다. 스스로에게 당당했고 같은 기준으로 세상을 상대했다. 난 그를 정치인이 아니라, 그렇게 한 사람의 남자로서, 진심으로 좋아했다.

그래서 그의 투신을 받아들 수가 없었다. 가장 시답잖은 자들에게 가장 씩씩한 남자가 당하고 말았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억울하건만, 투신이라니. 그게 도무지 받아들여지지 않아 종일 뉴스를 읽고 또 읽었다. 그러다 마지막에 담배 한 대를 찾았다는 대목에서 울컥 눈물이 났다. 그 씩씩한 남자가, 마지막 순간에 담배 한 대를 찾았단다. 에이 씨바... 왜 담배가 하필 그 순간에 없었어. 왜 하필. 담배도 없이, 경호원도 없이, 누구도 위로할 수 없는 혼자가 되어, 그렇게 가버렸다. 그 씩씩한 남자를 그렇게 마지막 예도 갖춰주지 못하고 혼자 보내버렸다는 게, 그게 너무 속이 상해 자꾸 눈물이 났다.

[근조] 나는 그를 남자로 좋아했다, 딴지총수 김어준

자신이 옳다고 믿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 동료들의 적대감에 맞서기를 두려워하지 않았던 씩씩한 남자. 세상에 용기가 무엇인지를 가르쳐주다.

One Response to “권위주의사회의 용기와 시민사회의 용기”

  1. greenviller says:

    오늘 케네디의 profiles in courage 를 읽다가 서문에서 이런 문구를 발견했어요.

    "one man with courage makes a majority."

    와우~
    멋지지 않나요?
    Andrew Jackson이란 사람이 한 말이래요.
    누구지?;;

    대통령님이 왜 돌아가셔야만 했을까에 대한 의문을 풀기 위해 케네디에 대해 공부를 시작해보려고 해요.
    잘은 모르지만
    두 사람이 죽음에 이른 이유는 동일한 것이 아닐까 하는 막연한 감이 들어서...

    케네디도 우리 대통령님처럼 진짜로 용감한 사람이었을까요?
    그랬겠죠?
    그렇지 않았다면 그렇게 죽임을 당할 이유가 없었을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