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정치중독자들의 눈에야 유시민을 향한 높아지는 관심과 지지율만 보일테지만, 사실 나는 요즘 그가 너무 안쓰러워 보인다.

최근 그의 인터뷰를 본다.

(김혜리)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의지와는 관계없이 어깨에 짐이 얹히는 기분이 있을 것 같습니다. 안희정 최고위원, 문재인 비서실장, 이광재 의원 등 노 대통령과 가까웠던 측근이 여러 분 있지만 대중적 인지도도 높고 노 대통령의 정치철학을 잇는 면에서 많은 사람이 (유시민) 선생님을 급격히 주목하고 있으니까요.

(유시민) 제가 선택할 문제죠. (사이) 더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상중에 거리에서 마주친 시민들, 서울역에서 버스를 타고 지나갈 때 창밖에 보이는 시민들이 건넨 말들은 있죠. 정치인들이 그런 데 혹하기 쉬워요. 하지만 그렇게 의사결정을 할 수는 없어요.

제 인생도 있고 제가 속해 있는 공동체의 여러 상황도 함께 고려하는 거죠. 또한 노무현 대통령이 우리에게 어떤 존재였나 그분의 시대가 끝난 것인가, 노무현의 시대가 있었다면 시대정신은 뭐였나, 그가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는 어떤 뜻이 있나, 그 모든 것을 국민은 어떻게 생각하나를 더 고민해봐야 합니다.

인터뷰에서야 자신이 선택할 문제라고 말하고 있지만, 사실 그 자신을 포함한 모두는 이미 알고 있다. 선택지가 하나밖에 없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가지 않을 수 없는 길에 대한 운명을.

이제는 더욱더 영웅을 갈구하게 된 사람들과,  상주노릇하려고 파리떼처럼 몰려든 민주당의 떨거지 오합지졸들을 보며, 유시민은 지금 얼마나 외로울까?

(김혜리) 그렇게 한 시기 삶을 지배한 존재를 잃은 상실감은 슬픔이란 말로는 표현이 안될 것 같습니다.

(유시민) 저는 조언자를 잃기도 했지만 굉장히 좋은 지적인 동반자를 잃었어요. 노무현 대통령은 굉장히 훌륭한 지식인이에요. 토론해보면 너무 재밌어요. 대통령께서는 저를 가벼운 모임에 부르신 적이 없어요. 의논하거나 토론할 일이 있을 때만 부르셨죠.

노공이산이 퇴임하던날 단상에 불러올려, 유시민을 향해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고 말하던 그 날이 생각난다. 사람이 친구 숫자가 부족해서 외로운 것이 아니라, 진짜로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 한명이 없어서 외로운 거다.

수학도 잘은 못하지만, 말로 하면 두세 페이지의 설명을 한 줄로 정리해버리는 수식엔 압축의 아름다움이 있어요. 몇 개의 공리를 토대로 정리를 쌓아나간다거나 배리법을 이용해 반증을 함으로써 명제를 무너뜨리는 과정도 아름답죠.

이 사람도 내가 참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4 Responses to “유시민”

  1. 검은머리 says:

    저도요...

  2. 유시민 인터뷰 중에서.....

    그의 수학에 대한 감상을 보면서 드는 생각 두가지.. 첫번째, 정치인 중에서는 드물게 논리적으로 토론한다 생각 했었는데 그 이유를 알것 같다는.. 두번째, 정치인들이 논쟁 할 때 얼토당토 않은 소리 하지말고 논리적인 논쟁 좀 했으면 좋겠다는.. (글 전문) http://usimin.co.kr/2030/bbs/board.php?bo_table=ANT_T200&wr_id=328111 (김혜리) 선생님 저술의 간결한 문체로 미루어볼 때 문학이 아닌 법조...

  3. c0d3h4ck says:

    수동 트랙백 입니다 ^^;

    유시민 인터뷰 중에서.. http://vldb.tistory.com/34

  4. greenviller says:

    피타고라스 님이 계셔서 다행~

    노무현과 그의 친구들에 대해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말하는 사람들.. 싫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