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다가 닮아가기

이종걸 의원이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장자연 리스트'에 오른 언론사와 이름을 공개했다고 한다. 노빠들은 물론이고 이런데에 환호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나는 이런 식의 정치가 계속해서 한국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뒤에 것에 비하면 사소한 문제지만, 사실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인격침해의 가능성이 명백히 있다. 그러한 위험을 감안하고서, 그저 대중들의 호응을 받아내기 위한 정치행위라는 문제가 있다. 그저 말초적인 요구에 응답하는 정치다. 싸우면서 닮는건지, 이런게 바로 조선일보식 정치다. 사안의 본질을 밝히는 일은 뒤로 미룬채, 왁자지껄하게 만드는 것이다.

사실 누가 장자연과 잤는지, 그렇지 않았는지는 중요도에 있어서는 두번째 문제다. 물론 경찰의 수사가 권력층의 입김을 받아가며, 의혹의 해결에 게으르다는 것은 점은 많은 부분 구조적인 문제이고, 이 점에 대해 사람들이 분노하고 있다는 점은 이해한다. 갑을공화국에 대한 정당한 분노다.

하지만 조선일보가 어쨌느니 하면서, 이종걸의 발언에 통쾌해하고, 신나하기 전에 한번 곰곰이 생각을 해보라. 과연 이 한바탕 소란이 지난뒤에, 남은 것은 무엇이겠느냐고... 조선일보의 몰락을 꿈꾸는가?

장자연의 죽음이 제기한 중요한 문제는, 연예 매니지먼트 사업의 선진화라는 것이다. 이것은 누가 누구와 잤는가와 같은 질문처럼 사람들의 호기심과 관심과 열정을 끌어낼수 있는 주제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결국 앞으로 장자연의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문제를 건드려야 하는 것이다. 더불어 신인들의 보호를 위해 월급받는 연예인 상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 봐야 한다.

소란이 지나가면, 또다른 소란이 그 소란을 대체할 뿐이고, 정작 해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이게 바로 조선일보식 정치고, 이종걸이 따라하고 있는 정치다. 대중들은 그저 자기 끌리는 쪽에가서 이리 열광했다, 저리 열광했다 그럴 뿐이고, 그걸 아는 선수들은 그래서 저런 정치를 한다.

정치를 공동체의 문제해결을 위한 제도로 보지 않고, 파당들의 싸움으로만 편협하게 바라보는한, 절망은 계속 될 것이다. 아이가 공부를 못하면 왜 못하는지를 따져서, 잘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못한다고 때린다면, 공부를 잘하는 방법은 영영 배우질 못할 것이다. 때린다고 잘할리가 없지 않은가. 보니까 다들 똥밭에 있는데, 똥 묻은 사람들이 보이면 너는 왜 똥을 묻혔나고 윽박을 지르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똥이 계속 묻는다… 똥을 치울 생각은 아무도 안한다.

3 Responses to “싸우다가 닮아가기”

  1. 나비 says:

    오랫만에 댓글을 다네요.
    물론 예전처럼 RSS로 님의 블로그를 늘 보고 있습니다^^

    인기를 위해 이종걸 의원이 조선일보식 정치를 따라했다는 말씀은 부적절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왜 많은 다른 정치인들은 조선일보와 맞서면서 인기를 올리는 달콤한 행동을 하지 않을까요?

  2. 노마드 says:

    내 블러그에도 가끔 놀러오세요.......세상밖으로 나가기가 싫어서 골방에 쳐박혀있습니다...무식한 개노빠들 박멸을 역사적 사명으로 새롭게 부여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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