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시민민주주의인가

이명박님이라고 하는,  내가 보기엔 그 세대의 한국 아저씨들의 매우 평균적이고 보편적인 사고방식을 지닌 분을 대통령으로 밀어올린 힘은, 결국은 한국인들이 정치를 이해하는 방식 - '훌륭한 나랏님이 다 잘 되게 해주실꺼야'  이라는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지금쯤이면 뭔가 좀 잘못되었음을 좀 느끼고 있을 것이다.  죄다 낚였다는 사실을.

그래서 이제 우리는 어디로 가야하는가? 시민민주주의라 는 말이 명료하게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는 나도 모른다. 일단 잠정적으로 앞으로의 방향을 가리키는 단어로 선택하여 사용하고 있다. 개념이 장차 구성될수도 있고, 새로운 용어가 만들어질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지난 '비동시성의 동시성'이라는 포스팅의 관점에서 보자면, 이것은 일종의 근대성 확보를 위한 정치 캠페인이다. 대한민국은 이 단계를 생략한 채로, 공허하게 들리기만 하는 선진화를 말하고 글로벌 스탠다드를 외치고 있는데, 근대성의 부재를 그대로 둔 채로는 이 모든 노력들은 지속불가능한 모래성쌓기에 불과하다.

한국사람들이 쉽게 부러움을 표현하는 소위 선진국들은 결코 순탄한 과정을 통해, 그 위치에 도달한 것이 아니다. 아래의 내용들은

에서 가져온 것이다.  각국의 시민성 교육 페이지를 통해 내용을 점진적으로 편집 보완하려 한다.

독일의 경우, 2차 세계대전 이후 자체 반성과 더불어 자국민에 대한 시민교육의 필요성이 강력하게 대두되면서 시민교육이 생겨났다고 한다. 씻을 수 없는 과오와 시대에 대한 반성에서 탄생한 것이다. 독일 시민 교육의 원칙에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고 한다.

  • 시민교육에서 교화와 주입식 교육을 금지한다
  • 현재 논쟁적인 내용은 수업에서도 논쟁적으로 구성한다
  • 현재 정치 상황을 분석할 때 학생들이 자신의 이해관계를 고려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중학교 교과서에는 그 예로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한다.

교과서 예시 _ 《인간과 정치 1》(중등1과정, 공용)
9단원. 독일의 정치 제도
독일의 선거 _ 선거포스트를 만들어 낸다.
설문 _ 정당은 선거 홍보를 통하여 무엇을 얻을까?
벽신문 _ 국회의원들의 선거구 활동

프랑스의 경우는 시민교육이 여러번 부침을 겪는다.

  • 제3공화정(1870~1941년) 이래로 민주시민 양성이 공교육의 지향점
    • 공교육 제도 확립 이후, 교육의 목표가 훌륭한 기독교인 육성에서 공화국 시민 양성으로 바뀜

    • 프랑스 국민을 민주의식에 투철한 시민으로 양성함으로써 구체제로의 회귀 가능성을 완전히 제거하려는 정치적 기획의 하나

  • 1882년에는 초등교과에 ‘시민·도덕교육’ 과목(주당 1시간)이 도입

  • 2차 대전 이후에 시민교육이 중학교 과정으로 확대·개편되면서 도덕morale이란 낱말을 교과 이름에서 제외

    • 과거, 덕목과 습관을 강조하던 도덕교육을 약화하고 경제 민주화, 사회 민주화와 같은 새로운 개념을 교과내용에 포함했기 때문

  • 196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시민교육의 정당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 됨에 따라 단일교과로서 시민교육이 사라짐.

    • 당시 지적·사회적 분위기에서 지식인은 학교를 ‘부르주아 계급의 지속적인 지배를 행사하기 위한 이데올로기적 도구’로 보았음.

    • 프랑스 교원노조 사이에서도 국가 이데올로기 교육으로 시민교육을 의심하는 시각이 팽배

    • 교사들에 의해서 수업내용이 급진적으로 변용될 것을 두려워한 교육당국은 모든 교과과정이 궁극적으로 시민교육에 공헌한다는 논리를 내세워 중등 교육과정에서 시민교육을 제외

  • 1985년에 시민교육이 중학교 필수과목으로 다시 지정

    • 정치권과 언론계에서 시민교육의 부활을 꾸준히 주장

    • 학교폭력현상이 주요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어기 때문

결국 이러한 시행착오를 통해 확립된 프랑스 고등학교 시민교육의 원칙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고 한다.

  • 시민 의식은 다른 과목과는 달리 지식의 전수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 다른 과목에서 익힌 지식을 활용해 민주적 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 스스로 정치적인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적극적인 시민 의식을 체득한다

고등학교 1학년 교과서에는 일례로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한다고 한다.

교과서 예시 _ 《시민·법률·사회교육》(고등학교 1학년, 필수공통)

주제 7. 기업 속의 시민

토론 1. 어떻게 일할 권리를 이용하는가?

토론 2. 노동시장의 유연성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가? 노동자의 권리에 타격을 주는가?

토론 3. 불법 노동은 퇴치할 수 있는가?

결국 프랑스와 독일가 공통적으로 도달하게 된 시민교육의 원칙들을 다시 보자.

  • 현재 정치 상황을 분석할 때 학생들이 자신의 이해관계를 고려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독일) vs 스스로 정치적인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적극적인 시민 의식을 체득한다 (프랑스)
  • 시민교육에서 교화와 주입식 교육을 금지한다 (독일) vs 시민 의식은 다른 과목과는 달리 지식의 전수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프랑스)

중요한 것은 언제나 자신의 위치에서 사고를 시작해야한다는 것이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데 있어서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도록 하는 것이다. 일견 모래알같은 공동체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걱정하겠지만, 오히려 이러한 합의된 원칙 위에 공동체가 만들어져 있기에, 생산적인 토론이 가능해지는 것이고, 지킬 것이 무엇인지를 집단적으로 현명하게 판단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지난 권위주의 군사독재시대는 산업화에는 성공했다고 평가될지 모르나, 그것은 반쪽의 근대화였고, 그들이 미처 보지 못한 나머지 반쪽의 과제는 앞으로 계속 대한민국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공동체와 자신의 이익이 일치한다고 여기게 하는 주술, 그리고 자기 희생과 헌신이라는 미덕에 대한 칭송, 이러한 잔재가 아직도 대한민국의 곳곳에서 살아 숨쉰다. 함정은 바로 여기에 있다. 지도자가 지시하면, 국민이 일사분란하게 따르는 정치모델은 더 이상 한국에 통하지 않는다. 역으로, 대통령 하나로 사회에 존재하는 수많은 모순과 부조리가 해소되거나 또는 생겨난다고 생각하는 것도 시대착오인 것이다.

정치가 계속 삼국지 수준의 권모술수로만 이해되고, 지도자의 덕성이나 자비로움에 의해서 이루어진다는 망상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지금과 같은 혼란의 시기는 극복되지 않는다. 시민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은 그래서이다.

이런 상황에다가 대한민국이 장차 어떤 문제를 더 떠안게 될지를 보자.

50p 독일의 통일과 비교해보면, 남한경제가 서독경제만큼 규모가 크지 않으며, 북한경제는 1990년의 동독경제보다 훨씬 뒤떨어져 있다. 따라서 통일비용이 훨씬 많이 들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서독과 동독은 소득이 3:1 차이가 났을 뿐이지만, 남북한의 소득차이는 현재 13:1 이다. 그리고 이 소득차이가 줄지 않고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게다가 동서독의 인구는 동독이 1700만명이었고 서독은 6000만명이었다. 하지만 북한은 2200만명, 남한은 4800만명으로 남한이 먹여살려야할 인구가 상대적으로 너무 많다

  • "北, 징병대상 29%가 지적장애로 '부적격'"

    • 연합뉴스, 2009-01-22

      미 중앙정보국(CIA)과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 등 미국의 5개 정보기관이 공동 작성한 이 보고서는 북한에서 "90년대 광범위한 기아 이후에도 지속적이고 심각한 영양 부족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며 "북한 아동의 절반 이상이 성장 장애와 저체중 상태이며 청년층의 3분의 2가 영양실조나 빈혈을 앓고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특히 북한 당국이 이런 문제로 인해 북한군 징집대상의 최저신장과 체중 조건을 낮췄다며 "2009년부터 2013년 사이 잠재적 징집대상의 17-29%가 지적 능력 결핍으로 인한 군생활 부적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장차 현명하게 대처하지 않는다면, 이런 문제는 지금의 정규직 비정규직 수준의 갈등을 훨씬 넘어서게 될 것이다. 여기에다가 이주노동자 및 국제결혼과 같은 사안의 증가로, 외국인들과의 접촉 및 갈등 사안도 점점 증가하지 않겠는가? 이러한 것들은 지금과는 또 차원이 다른 극우 세력의 탄생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들인 것이다.

시민성에 대한 요청은 단순히 근대성의 확보만은 아니다. 지난 시기 '참여'정부의 호소와 외침으로는 부족했다면, 적어도 지금 이명박님의 몰상식 기간 동안에는 배워야 한다. 공동체가 시민성의 기반을 갖추지 못한채 또다른 도전을 맞이하게 되었을때는, 나는 아마도 그때는 견디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5 Responses to “왜 시민민주주의인가”

  1. nooegoch says:

    인권을 침해하는 집단을 거부한다!...

    최근 미네르바에 관해 벌어지고 있는 일, 적어도 놓쳐서는 안 되는 하나의 진실이 있다. 그것은 누군가가 인터넷상에 있는 나의 글을 감시하고, 그 누군가가 기분이 좋지 않을 글이 있다면 그...

  2. nooe says:

    안녕하세요. 처음 방문했습니다. 누에라고 합니다. 도움이 되는 글들이 많아서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한국에도 최소한의 시민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겠네요.

  3. pythagoras says:

    nooe/ 반갑습니다. 블로그가 재밌어 보이네요. 좋은 글 많이 올려주세요~

  4. [...] 왜 시민민주주의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