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에도 명랑한 사람들

좀 지나긴 했지만 엊그제 백분토론에 나왔던 진중권과 신해철의 악플에 대한 발언들이 참 재미있었다. ('촌철살인' 400회 100분토론 어록 총정리')

진중권 : 사실 인터넷서 가장 많이 욕먹는 사람이 나다. 온갖 욕설이 다 나오고 말도 안되는 얘기도 있는데 솔직히 저는 하나도 모욕감을 느끼지 않는다. 그런데 검찰이 내가 모욕감을 느끼고 저를 위해 고소를 해주는 게 말이 되겠느냐.

그리고

신해철 : 제가 느끼는 모욕감에 대해 보호를 요청한 적이 없다. 욕 많이 먹으면 오래 산다는데 저는 이미 영생의 길에 도달하고 있는 상황이라 그다지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이들이 그저 보통 사람이라면 상처도 받고 의기소침할만도 할텐데, 이들은 악플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것 같다. 그 정도를 넘어서 사실은 스트레스의 흔적조차 찾을 수가 없다.

사실 이들의 말에서 나는 다음과 같은 말들을 연상했다.

子曰 不患人之不己知오 患不知人也 (자왈 불환인지불기지 , 환부지인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음을 걱정하지 말고 내가 남을 알지 못함을 탓하라."
(논어, 학이편)

그 다음,

In their private relations they are not pre-occupied with anxiety lest they should lose such affection and respect as they receive: they are engaged in giving affection and respect freely, and the reward comes of itself without their seeking.
사적인 관계에서도 그들은 자신들이 받았던 애정과 존경을 잃지 않기 위해 미리 걱정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유롭게 애정과 존경을 줄 수 있으며, 굳이 구하지 않아도 그 대가는 그들에게 저절로 돌아오기 때문이다.(참고로, 그들 = 자기 자신과 친구들 또는 세계에 유익한 삶을 사는 이들)
(CHAPTER VIII. THE WORLD AS IT COULD BE MADE, Proposed Roads To Freedom Socialism, Anarchism and Syndicalism By Bertrand Russell)

하는 말이 얼마나 비슷한가? 바로 이러한 것들이 동서고금의 성인들이 전하는 대인배의 길이 아닐런지. 이렇게 사고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불행에 쉽게 빠지지 않는 것은, 언제나 자기자신이라고 하는 통제가능한 범위 안에서 더 나은 것을 향해 노력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세상을 원망하기 시작하면 답이 안 나온다. 아무튼 이것은 러셀과 공자를 동시에 등장시킨 두번째포스팅.

위의 패널들이 악플에도 명랑할 수 있는 것은 이러한 대인배들을 일관하는 이 정신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지 않을런지.

One Response to “악플에도 명랑한 사람들”

  1. says:

    진중권 좀 짱인듯 ㅋ 유시민은 부드러운 남자 분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