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모노드로미

러시아 수학자인 V.I. ArnoldAbel's theorem in problems & solutions라는 책이 있다. 책의 서문은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Abel’s Theorem, claiming that there exists no finite combinations of radicals and rational functions solving the generic algebraic equation of degree 5 (or higher than 5), is one of the first and the most important impossibility results in mathematics.

I had given to Moscow high School children in 1963–1964 a (half year long) course of lectures, containing the topological proof of the Abel theorem.

일반적인 5차(또는 그 이상의) 대수방정식은 근의 공식을 갖지 않는다는 아벨의 정리는 수학에서 최초의 그리고 불가능성에 대한 가장 중요한 결과들중 하나이다.

나는 1963년부터 1964년까지 반년간, 모스크바 고등학교의 아이들에게, 아벨의 정리에 대한 위상수학적인 증명을 다룬 강의를 한 적이 있다.

그가 이 강의를 하게 된 동기는, 'Abel’s theory and modern Mathematics' 라는 글에도 기록되어 있다.

1챕터는 군론의 기본적인 개념을 다루고, 2챕터에서는 복소수를 소개한뒤, 곧바로 대수적함수의 리만 곡면(Riemann surfaces)과 monodromy group 을 도입한다. 그리고 아벨의 정리를 증명하며 마무리.

일본 수학자 Michio Kuga의 'Galois' Dream: Group Theory and Differential Equations' 이라는 책의 서문은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These are lecture notes for a course I gave at the University of Tokyo a few years ago. The forty students who attended were first year undergraduates. Among these, about twenty five completed the course. ...

이 책은 내가 몇 년전에 도쿄대학에서 행한 강의 노트이다. 수강한 40명의 학생은 1학년 학부생들이었고, 이들 중, 25명이 끝까지 강의를 마쳤다. ...

이 서문은 1967년에 쓰여진 것으로 나온다. Arnold의 책이 대수적 방정식에 대한 갈루아 이론을 다루고 있다면, Kuga의 책은 미분방정식에 대한 갈루아이론(differential Galois theory 혹은 Picard-Vessiot theory라고 불리는) 을 다룬다.

책에서는 fundamental group 과 covering space 를 소개한뒤, 선형미분방정식의 monodromy group과 그 해에 대한 정리를 몇개 증명한다.

두 책이 각각 고등학생과 대학1학년을 대상으로 행해진 강의록이라고 하니, 그야말로 ㅎㄷㄷ이라 할 수밖에. 둘다 모두 굉장히 격조가 있고 품격이 높은 수학이라고 할 수 있고, 결코 만만한 내용이 아니다. 수학과의 학부에서 배우는 개별과목들의 중요 개념들이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19세기 수학의 높은 성취물들이기 때문에, 수학과의 학부 4학년들에게 가르치는 일도 그리 쉬울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다소 어려움이 있을지라도 바로 이런 수학들을 학부생들에게 가르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본다. 이런 맛을 봐야 수학이 멋있는 것을 안다. 러시아나 일본은 이미 60년대에 이런 수학의 맛을 고등학생이나 학부 1학년들에게 보여줄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이미 실행까지 했다니!

젊은 수학도들은 언젠가 한국 땅에서 청소년 혹은 학부생을 위한 모노드로미...강의할 날을 지금부터 준비할 것!

3 Responses to “청소년을 위한 모노드로미”

  1. 고율 says:

    음. 수학도는 아니지만 어린 학생들에게 고급수학을 맛보게 해주는 건 좋은 방향이라는 생각이 들어. 확실히 쉽고 재미없는 것보다는, 어렵더라도 재미있는 것이 동기 부여에는 도움이 되니까.

    요새 아벨이 쓴 타원함수에 대한 논문을 쵸큼 읽었는데, 쉽게 쓰여져 있긴 하드라구. 아직 다 읽은 건 아니고, 다른 논문도 그럴진 모르겠지만.미적분학 기초만 알면 내용은 이해할만한 구성이었어. 고등학교에서 가르치는 수준의 미적분학(요샌 안 가르치나?;;;;)에서 쵸큼만 나아가면 이해할 수준이 될 정도로...

    의식있는 수학도들이 수학 교육을 바꿔나가길 기대하겠다는. 헤헤헤헤~ (ㅡㅡ;; 나도 경제학 교육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봐야겠어. ㅎㅎㅎ;;)

  2. pythagoras says:

    고율/ 오~~~ 나도 그건 안 읽어봤는데, 한번 읽어봐야겠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