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민주주의2.0을 통해 하고 싶은 것

저는 민주주의2.0이 시민주권운동이 추구하는 가치를 폭넓게 실현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시급한 현안에 대한 토론 뿐만 아니라 그보다 훨씬 더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문제들을 모색하며, 우리 세대 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에게도 큰 혜택을 안겨줄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곳을 통해 제가 해보고 싶은 작업들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에 대해 조금 말해볼까 합니다.

우리가 목표하는 시민주권운동이 성공적이려면, 여러 차원, 여러 단계의 일들을 동시에 수행해야 합니다. 우선적으로는 개개인의 시민들이 공동체에 대한 책임감과 참여의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며 또 시민들이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공동체의 사안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입니다.

참여에도 여러가지 방식이 있을 수 있습니다.

먼저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위협할 수 있는 권력집단들을 감시하는 것도 훌륭한 참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부의 부당한 정책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것, 언론의 왜곡된 보도에 항의하는 것 모두 이에 해당합니다.

그보다 한발 더 나아가, 더 적극적인 참여의 방법으로, 공동체가 마주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고민하며, 대안의 모색에 동참하고 정책을 제안하고 개발해 나가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소수의 뛰어난 사람들만이 할 수 있다고 여겨졌던 일이지만, 이 시대가 우리에게 제공하고 있는 자원들은 더 폭넓은 참여의 길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정당에 가입하여 활동하는 것, 더 나아가 공직에 나가 사회에 대한 봉사의 기회를 갖는 것은 행동의 차원에 있는 더욱더 적극적인 참여의 방식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각각의 방식의 참여에 대하여, 우리가 민주주의2.0을 통해 어떤 일을 하면 좋을까 생각해 봅니다. 민주주의2.0에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토론하면서 그것을 통해 얻어진 결론들을 바탕으로 정책제안 혹은 정책생산까지 할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하는 것은, 추구할만한 좋은 목표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뿐아니라 협업에 의한 공동집필 그리고 나아가 출판까지 가능한 공간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먼저 시민들의 감시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 봅시다. 예를 들어 정부를 감시하는 많은 수의 시민들이 정부의 예산을 읽을 줄 안다면, 이 감시가 단지 구호에만 머물지 않고 훨씬 더 설득력있고 효과적이지 않을까요?

민주주의2.0을 통해, 불과 몇달 전만해도 직접 국가의 예산을 집행하던 책임자가 우리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사람들에게 정부의 예산 읽는 법에 대해 차근차근 가르쳐줄 수 있는 책을 쓸 수 있다면, 얼마나 근사한 일입니까?

이번엔 국회에 제안해도 좋을만한 훌륭한 정책의 아이디어를 함께 만들었다고 가정해 봅시다. 만약에 많은 수의 시민들이 국회의 작동방식을 잘 알고 있다면, 정책제안을 훨씬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정책을 하나 들이밀고 싶어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쉽지 않습니다. 먼저 그 정책을 다룰만한 상임위원회에 누가 있는지 안다면, 좀더 효율적인 공략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개인으로서의 국회의원은 바쁜 사람들일테니, 국회의원의 정책을 보좌하는 곳들을 타겟으로 공략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제가 알아 보니, 국회의원들에게 지원되는 정책보좌도 다양합니다. 의원 개인 보좌관도 있고, 공무원으로 상임위원회마다 배치되는 상임위원회 보좌관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그리고 역시 공무원으로 교섭단체에 지원되는 정책연구위원도 있습니다. 과연 이런 것을 안다고 현실에서 더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안다면 더 다양한 전략들을 고민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민주주의2.0을 통해, 국회의원 경험이 있는 사람 및 그 보좌관들과 함께 우리가 머리를 맞대고 국회가 어떻게 돌아가는 곳인지 더 깊은 이해를 줄 수 있는 책을 함께 쓴다면 그것도 멋지지 않겠습니까? 국회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수록 정치권에 대한 감시 기능도 향상될 것이고, 시민들이 활약할 수 있는 공간도 더 넓어지지 않을까요?

지금 한국 정치에 야당이 없습니다. 야당이면 야당답게 다시 뜻을 세우려는 노력이 보여야 하는데, 그런 노력은 없이 그저 정부의 헛발질에만 기대려는 것이 눈에 선합니다. 언제까지 그렇게 다람쥐 쳇바퀴 도는 정치를 보여줄 것인지, 답답한 노릇입니다. 영국의 노동당은 보수당에게서 정권을 찾아오며 '제3의 길'을 만들어냈고, 미국의 민주당은 부시의 집권 기간동안 '해밀턴 프로젝트'를 만들어 내지 않던가요?

야당들이 저렇게 부실하니, 우리는 직접 스스로 머리를 맞대고 그 작업을 해 나가야 합니다. 민주주의2.0을 통해, 한국이 가야하는 새로운 길을 우리가 함께 찾아 낼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진 일이겠습니까? 새 정당을 세우는 것이 좋을지, 그렇지 않는 것이 좋을지 그 문제를 가지고 지금 너무 열심히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일단 지금 우리가 꼭 해야하는 이런 일을 어느 정도 완수한 이후라면, 그 때는 문제가 좀더 쉬워져 있지 않을까요?

더도말고 덜도말고 우리 스스로 한국정치의 클래식을 쓰고, 한국정치의 클래식이 되는 것, 그것이 바로 제가 민주주의2.0을 통해 하고 싶은 일입니다. 클래식이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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