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July, 2008

해양력이 역사에 미치는 영향과 일본

Monday, July 28th, 2008

'대항해시대'를 통해 '해양력이 역사에 미치는 영향(The Influence of Sea Power upon History 1660~1783)'이라는 밀리터리 클래식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1890년에 미국의 해군전략가, 해군역사가 알프레드 마한이라는 사람이 썼다고 하는데, 20세기 미국의 대외전략에까지 큰 영향을 준 책이라 하여,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 바가 있다.

독도 문제로 세상이 시끄럽기도 해서, 오늘은 도서관에 가서 그 책을 빌려 한번 읽어보려고 했는데, 찾아보니 허걱 무쟈게 두꺼워서, 읽어보려던 마음을 그냥 고이접어 보내드렸다. 대신에 그 책 주변부에 꽂혀져 있던 마한이 세상에 남긴 영향을 논한 논문모음집(Influence of History on Mahan)을 빌려, 그에 들어있던, 'Japan and Mahan'이라는 글을 하나 읽어보게 되었다.

마한의 생각이 자라나서 일본제국주의해군을 만들 정도로 그 영향이 큰 것은 아니었지만, 당시에 강력한 해군을 만들기 위해 움직이던 해군지도자들이 찾던 무언가는 제공해 주었고 마한의 글이 유용하게 활용되었다는 요지의 글이었다. 이미 그 당시에 일본에서는 저런 책들을 읽었으며, 직접 미국에 가서 마한과 접촉하는 해군장교들도 있었다고 하니, 새삼 일본이라는 나라를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이 부분.

(the book = 해양력이 역사에 미치는 영향) In April 1897, he learned that the latter group had presented copies of the book to the emperor and crown prince. The book was used as a text at the military and naval academics, and, the Imperial Household Agency had purchased three hundred copies for placement in every middle and high school in the empire.

당대 최신의 해군전략및 역사서적 삼백부를 구해 모든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비치시켰다니... . 놀라는 것은 마한의 영향력같은 것이 아니라, 19세기말 제국주의 일본이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를 증언하는 이런 장면들.

이미 백년전부터 이렇게 해군의 기초를 닦고 키워온 일본이라니, 좀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바다의 중요성에 대해 오래전부터 많이 고민해왔고 잘 알고 있는 듯.

나는 이런 일본의 기본과 기초가 두렵다. 독도에 대한 일본의 입장은, 결국 이런 실력과 그에 따른 자신감에서 비롯되는 게 아닐지.

이메가 정부는 출범하면서 해양수산부를 없앴던가 ㅋ.

급수차가 좀 많이 나는것 같아요~

오늘의 퀴즈 : Farey series의 크기

Monday, July 28th, 2008

블로그에 글이 조금씩 쌓이니, 이제 내용들이 서로 얽히는 경우가 생기는 것 같다. 요런 것도 바로 수학의 매력이라고 할 수가 있다. 서로 달라 보이는 것들 사이에서 연관성을 발견하는것.

오늘은 두 가지 주제를 엮어볼까 한다.

예전에 '초딩들의 꿈 - Farey Series' 를 쓴 적이 있다.

초딩들의 꿈 - Farey Series
초딩들의 꿈 - Farey Series (2)
초딩들의 꿈 - Farey Series (3)

F1 = {01, 11}
F2 = {01, 12, 11}
F3 = {01, 13, 12, 23, 11}
F4 = {01, 14, 13, 12, 23, 34, 11}
F5 = {01, 15, 14, 13, 25, 12, 35, 23, 34, 45, 11}
F6 = {01, 16, 15, 14, 13, 25, 12, 35, 23, 34, 45, 56, 11}
F7 = {01, 17, 16, 15, 14, 27, 13, 25, 37, 12, 47, 35, 23, 57, 34, 45, 56, 67, 11}

그리고 엊그제 "리만의 제타함수 (10) : 두 자연수가 서로소일 확률"에서,

두 자연수를 랜덤하게 뽑았을 때,둘이 서로소일 확률은

[math]\frac{6}{\pi^2}\approx 0.6079271\cdots[/math]

라는 것을 말했다.

그러면 문제가 나갑니다.

[math]\lim_{n \to \infty} \frac{|F_n|}{n^2} = ?[/math]

여기서 |A| 라는 기호는 집합 A의 원소의 개수를 의미합니다. 위에 링크한 글들을 잘 조합하면, 이해할 수 있을 것임.

[힌트1]
초딩들의 꿈 - Farey Series (2)에 나온 다음 그림을 잘 볼 것.

[힌트2]
|F100000|/100000^2=0.3039650755

derangement : 목욕탕에서 서로 등을 밀어주는 경우의 수와 자연상수

Saturday, July 26th, 2008

목욕탕에 n명의 사람이 있다. 몇 사람씩 그룹을 만들어 동그랗게 서서, 서로 등을 밀어주는 경우의 수 [math]D_n[/math]은 얼마인가? 혼자서 자기 등을 밀 수는 없다.

예를 들어 1,2,3,4 네 사람이 있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말을 줄이기 위해, 기호를 하나 정의한다. (abc...d) 라는 것은 a는 b의 등을 밀고, b는 c의 등을 밀고, ... , d는 a의 등을 미는 것을 뜻한다. 1,2,3,4 네 명이서 서로 등을 밀어 주는 경우의 수는 다음과 같이 셀 수 있다.

(1234), (1243), (1324), (1342), (1423), (1432)
(12)(34), (13)(24), (14)(23)

따라서 모두 9가지 경우가 있다. (수학과 학부생쯤 되면, 이러한 기호를 통해 문제가 묻는 것이 number of permutations of n points without fixed points 라는 것을 눈치챌 수 있다)

똑같은 문제로 다음과 같은 상황을 들 수 있다.

n명의 사람이 있고, 그들의 이름이 써진 명찰 n개가 있다. 명찰을 랜덤하게 나눠줬을 때, 단 한 사람도 자기 명찰을 받지 않는 경우의 수 [math]D_n[/math]은?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 아무래도 목욕탕 문제보다는 좀더 품위가 있고 쉽게 느껴질 것 같다.

이 수열 [math]D_n[/math]에는 (arrangement의 반대 개념으로) derangement 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math]D_0=1, D_1=0, D_2=1, D_3=2, D_4=9, D_5=44, D_6=265, \cdots[/math]

[math]D_n[/math]은 다음 점화식을 만족시킨다.

[math]D_n=(n-1)(D_{n-1}+D_{n-2})[/math]

심심할 때 각자 생각해 보기에 참 좋은 문제인 것 같다. (요즘 쥔장이 약간 귀차니즘에 빠져있다.)

이 점화식을 변형하면 다음을 얻을 수 있다.

[math]D_n-nD_{n-1}=-(D_{n-1}-(n-1)D_{n-2})[/math]

따라서,

[math]D_n-nD_{n-1}=(-1)^n[/math]

이제 이 수열에 대하여 지수생성함수를 계산해 보자. 지수생성함수는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math]f(x)=\sum_{n=0}^{\infty} \frac{D_n}{n!}x^n[/math]

위에서 얻은 점화식을 사용하면,

[math]\sum_{n=0}^{\infty} \frac{D_n-nD_{n-1}}{n!}x^n =\sum_{n=0}^{\infty}\frac{(-1)^n}{n!} x^n=e^{-x}[/math]

좌변을 계산하면,

[math]\text{LHS} =\sum_{n=0}^{\infty} \frac{D_n}{n!}x^n - \sum_{n=0} ^{\infty}\frac{nD_{n-1}}{n!}x^n= f(x)-\sum_{n=1}^{\infty} \frac{D_{n-1}}{(n-1)!}x^n=f(x)-xf(x)[/math]

따라서,

[math]f(x)=\frac{e^{-x}}{1-x}=(1+x+x^2+x^3+\cdots)(1-x+\frac{x^2}{2!}-\frac{x^3}{3!}+\cdots)[/math]

그러므로 [math]D_n[/math]의 일반항은 다음과 같이 주어진다.

[math]\frac{D_n}{n!}=1-\frac{1}{1!}+\frac{1}{2!}-\frac{1}{3!}+\cdots +(-1)^n\frac{1}{n!}[/math]

이 식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다.

(n이 충분히 클 때) n명의 사람이 있고, 그들의 이름이 써진 명찰 n개가 있다. 명찰을 랜덤하게 나눠줬을 때, 단 한 사람도 자기 명찰을 받지 않을 확률은 [math]\frac{1}{e}[/math]에 가깝다.

리만의 제타함수 (10) : 두 자연수가 서로소일 확률

Thursday, July 24th, 2008

지난글

리만의 제타함수 (1)
리만의 제타함수 (2) : 수의 체계
리만의 제타함수 (3) : 실수란 무엇인가
리만의 제타함수 (4) : 지수법칙
리만의 제타함수 (5) : 지수의 실수로의 확장
리만의 제타함수 (6) : 자연상수
리만의 제타함수 (7) : 오일러의 공식 - 박사가 사랑한 수식
리만의 제타함수 (8) : 소수는 무한히 많다(i)
리만의 제타함수 (9) : 소수는 무한히 많다(ii)

지난 글에서는 리만 제타 함수를 정의했다.

[math]\zeta(s) =\sum_{n=1}^\infty \frac{1}{n^s}\text{ , }s>1[/math]

제타 함수의 값을 구하는 것은 수학적으로 흥미로운 문제인데, 다음은 오일러가 처음으로 계산해 내어 매우 유명한 결과로 수학의 아름다운 정리 중 하나로 꼽힌다.

[math]\zeta(2) =\sum_{n=1}^\infty \frac{1}{n^2}=\frac{\pi^2}{6}[/math]

위키피디아의 Basel problem이라는 항목에 나와있으니, 궁금한 사람은 그곳에 링크된 문서들을 따라 읽어보면 되겠다.

이와 관련하여 오늘 해결할 문제는 바로 다음과 같다.

두 자연수를 랜덤하게 뽑았을 때, 둘이 서로소일 확률은?

두 자연수가 소수 p를 공약수로 가질 확률은

[math]\frac{1}{p^2}[/math]

가 된다.

따라서 두 자연수가 서로소일 확률은, 모든 소수 p에 대하여 p를 공약수로 갖지 않을 확률을 곱한 것이 된다. 즉,

[math]\prod_{p \text{:prime}}1-\frac{1}{p^2}=\prod_{p \text{:prime}}1-p^{-2}[/math]

그런데 이 녀석, 지난 글에 등장한 공식과 좀 닮아있지 않은가?

[math]\zeta(s) =\prod_{p \text{:prime}} \frac{1}{1-p^{-s}}[/math]

이를 활용하면,

[math]\prod_{p \text{:prime}}1-\frac{1}{p^2}=\frac{1}{\zeta(2)}[/math]

그래서 답이 나왔다.

두 자연수를 랜덤하게 뽑았을 때,둘이 서로소일 확률은

[math]\frac{6}{\pi^2}\approx 0.6079271\cdots[/math]

이 문제 어디에 도대체 원이 숨어있단 말인가?

국민, 개인 그리고 시민

Monday, July 21st, 2008

지금의 한국 사회가 봉착해 있는 어려움의 원인을 생각해 보곤하는데, 가장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시민적 덕성에 대한 교육의 부재를 꼽고 싶다. 그리고 이 고민은 지난 4월의 총선 직후에 쓴 개인과 공공의 이익의 조화를 위하여 - 토크빌에게 듣는다 의 연장선에 있다.

쉬운말로 하자면, 선거가 자기들 아파트값 땅값 올려줄 수 있는 사람을 뽑기 위한 것이라면, 과연 이것이 정상적인 상황인가 하는 질문이다. 나는 이것이 뭔가 잘못됐다고 보지만, 이것을 각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사실 그다지 불합리한 선택들은 아니라는데서 문제가 시작되는 것이다.

적합한 사용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일단 국민, 개인 그리고 시민 이라는 단어를 대한민국 사람들의 행동과 사고를 분류하는데 사용해 보려 한다. 모든 사람들은 이 각각의 성향을 어느정도 지니고 있는데, 문제는 그 비율이이라고 본다. 아직은 생각들을 짜맞출수가 없어, 간략한 메모처럼 적어둔다.

국민
과거 독재 정권 시절부터 국가주의와 권위주의 시기를 거쳐 형성된 타입. 지금까지도 대한민국의 공교육을 통해 길러지고 있다. 금모으기, 독도 문제 이런 문제에는 거의 예외없이 목소리가 일치되는 이유는 이런데서 찾아야 한다. 나라사랑, 국민위함을 명분으로 한다. 대한민국특수임무수행자회나 촛불시민을 구별해내지 못한다.

개인
이기적이다. 생존을 위해 투쟁. 정규직, 한발 더 나아가 고소득 전문직을 위한 눈물나는 전쟁을 치르고 있는 지금의 젊은 세대를 잘 기술한다. 일단 자기자신은 살아남아야 한다. 주로 가정을 통해 길러진다. 영화 '괴물'이 그렸던 살아남기 위해서는 공적인 그 어느 것도 믿지 말고, 가족들과 손을 꼭 잡고 살아남아야 했던 그 사람들. 경조사를 통해 돈을 주고 받으며 인맥을 유지하는 한국형 복지제도를 만들어냈다. 투기는 나빠도, 부동산 투자. 학벌 사회는 나빠도, 내 자식은 일류대.

시민
뭔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지금부터 그 덕목들을 만들어 내야 한다. 합리성, 관용, 열린 마음, 공동체에 대한 관심 같은 것들은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지금부터 한국 사회에서 강조해야 하고 탄생시켜야 하는 타입. 민주주의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기반. 공교육을 통해 길러내야 한다. '나라를 사랑하지 않을 국민의 권리'에 대해서 묻고 가르칠 수 있는 공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