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 방문기 - (1)

지난 금요일에 노대통령이 계신 봉하마을에 다녀왔다. 일단 가장 궁금할만한 사실에 대해 말한다면, 비서관 한 분이 배석한 가운데, 대통령님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닫힌 공간에 단 세 명이 있었던 것이다! 다만 그날 민주주의 2.0 개발팀과 회의가 있어, 너무 시간이 부족했던 관계로 그것은 잠시 차한잔을 마시는 짧은 시간이었다는 것이 좀 아쉽다면 아쉬운 부분이다. 그것은 회의 중에 잠깐 나오신 사이의 만남이었고, 그 다음 나는 재개된 대통령님과 개발팀의 회의에 따라 들어가게 되었다. 예정된 시간을 훨씬 넘겨 진행된 회의는 더 이상 회의가 아니라 노대통령의 일장연설이었다. 그것이 대략 한 시간 반. 회의가 끝난 이후, 비서관 분들과 개발팀과 함께 부산으로 자리를 옮겨 저녁식사 및 대화.

KTX, 기차, 택시 타고 봉하마을 도착해서, 마을 구경하고, 앞에 집지키던 의경한테 이러쿵저러쿵 말해서 집안까지 들어간 이야기는 생략.

들어가서 잠시 비서관들 일하는 장소에서 기다리며, 서성거리던 시간이 있었는데, 밖에 권양숙 여사님이 집안에 지나가시다가 나와 눈이 딱 마주쳐서 인사를 꾸벅했더니 웃으며 받아주시고는 어딘가에 소리를 치신다."손님이 왔는가보네". 그곳에서 계속 기다리면서, 여자 비서관님과 이러저러한 대화. 한참 기다리다가 드디어 비서관 한분이 이쪽으로 나오란다.

드디어 노대통령님과 악수 그리고 접견을 위한 회의실로 이동 후 '거기 앉게'. 잠시 후 차가 들어온다. 다음은 차마시는 동안의 짧은 대화내용을 대강 복원.

노대통령 :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하나. 자네가 이야기를 해 보게.
나 : 소개를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제 이름은 아무개이고, 미국 UC 어디어디서 무슨무슨 과정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노대통령 : 공부하러 가서 그렇게 딴 글을 열심히 쓰면 되는가?
나 : -_- (정신잃음). 그... 그러게 말입니다... (다시 횡설수설)...
노대통령 : UC 는 무슨 뜻인가?
나 : University of California 입니다.
비서관, 노대통령, 나 : 공개하면 안 되는 대화부분 생략
노대통령 : 거 보니까 영어로 뭘 가르치는게 있던데, 그게 잘 되는가?(블로그를 보신 듯)
나 : 그...그게...잘 되지는 않는데, 영어로 해야만 하니까...(다시 횡설수설)
노대통령 : 전에 보니 사회의 여러 문제에 대해 고민을 하는 것 같았는데, 그런게 참 중요한 것이네.
나 : 저도 그냥 신경 안 쓰고 편하게 살면 좋겠는데, 대통령님이 자꾸 불러내서...참여하고 깨어있으라 하시니 (약간 아부성 멘트, 비서관 웃음)
노대통령 : 차 다 마시면, 회의에 들어가세.
나 : (약간 침묵) 5년 동안 수고 많이하셨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었습니다.
노대통령 : 할 수가 없으니 생각을 잘 하지는 않는데, 그래도 다시 하면 어떨까 생각을 해보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국면전환) 우리집 좋지?
나 : 예.
노대통령 :( 농담조로 웃으며 자랑하는 말투로) 대통령하면 이런 집에 살수 있다.
일동 웃음
노대통령 : 차 마셨으면 이제 가세.

그 다음은 탁자와 대형 프로젝터가 놓여있는 개발팀과의 회의가 진행되고 있던 회의실로 이동. 대통령님 오른쪽 옆자리에 자리를 하나 마련해주면서 한마디 하신다. "여기가 부총재 자리다". 나중에 한 비서관분께 들은 얘기는 그 자리는 회의때, 수석비서관님께서 앉는 자리라고.
개발팀은 여러 비서관 분들과 함께 지난시절 이쪽 진영의 여러 논객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었는데, 내가 자리에 합류하자, 대통령님께서 나를 그 자리에 소개해 주시며 또 개발팀의 한명한명을 내게 소개시켜 주셨다.
"이 쪽은 아무개인데, 유학생수학도, 피타고라스의 창. 내가 전에 미국에 있어서 못 올줄 알고 안심하고 한번 만나고 싶다고 쓴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일이 있어서 한국에 들어와서 여기까지 왔어요."
그 다음 자리에 있는 분들 한분한분 소개.
그렇게 소개가 있은 다음, 네 시가 거의 다 되어 사저 밖 방문객들을 만나기 위해 나가신다. 회의장에 있던 사람들도 그 광경을 보러 모두 따라나섰다.

그 시간대의 봉하사진관을 보니, 내가 찍힌 사진이 한 장 있다. 어디있을까요?

쓰다보니 좀 피곤하다. 다음편에 계속.

9 Responses to “봉하마을 방문기 - (1)”

  1. mongkoon says:

    에이- 벅찬 감격 너무 가다듬으셨다. 사진속 너는 옆구리에 손얹고 어디보고 있는중?

  2. 가을들녘 says:

    궁굼해서 들어왔다가 갑니다. 2편 기다리겠습니다. 많이 부럽습니다.

  3. 검은머리 says:

    가운데 소나무 앞 하늘색 티셔츠 ?
    어른 뵈러 가셨으니 ,그 뒤에 밝은색 외이셔츠 받쳐입은 양복쟁이... ?

  4. gobears says:

    1.'..(정신잃음)..' ->농담이시죠? 누가보면 (폼새가) 봉화 스태프인줄 알겠네요.
    2.'여기가 부총재 자리다'-> ㅎㄷㄷ
    3.'미국에 있어서 못 올줄 알고 안심하고 한번 만나고 싶다고 쓴 적이 있었는데..'-> ㅋㄷㅋㄷ

    그나저나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많이 피곤해 보이십니다.
    '

  5. 극악 says:

    와 대단하시네요^^ 정말 감격... 축하드려요!

  6. 칸츄리 says:

    2편이 기대됩니다.

  7. 거북이 says:

    축하 축하드립니다. ^^

    글 읽으러 후다닥....^^

  8. 푸른하늘 says:

    드뎌 만나셨군요.
    축하합니다.
    음....뭐라 말하기 그렇지만
    노짱님과의 만남이 인생의 또다른 전환점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건승하시길....

  9. [...] 봉하마을 방문기 - (1) 2008/06/02 이 쪽은 아무개인데, 유학생수학도, 피타고라스의 창. 내가 전에 미국에 있어서 못 올줄 알고 안심하고 한번 만나고 싶다고 쓴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일이 있어서 한국에 들어와서 여기까지 왔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