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June, 2008

AGM을 이용한 파이 계산 알고리즘

Monday, June 30th, 2008

다음과 같은 초기값과 점화식을 정의한다.

piagm.JPG

여기에는 덧셈, 곱셈, 나눗셈, 제곱근 연산만 사용된다.

수열 [math]\pi_n[/math]은 파이로 수렴하게 된다. 다음은 다섯번째 항까지 계산한 결과.

[math]\pi_1=3.1426067539416226007907198236183018919713562462772[/math]
[math]\pi_2=3.1415926609660442304977522351203396906792842568645[/math]
[math]\pi_3=3.1415926535897932386457739917571417940347896238675[/math]
[math]\pi_4=3.1415926535897932384626433832795028841972241204666[/math]
[math]\pi_5=3.1415926535897932384626433832795028841971693993751[/math]

한번씩 계산할 때마다, 대략 두 배 정도 정확한 자리수를 준다. 9번째까지 계산한다면, 1000자리 이상의 파이값을 계산하게 된다. 이 알고리즘은 Pi and the AGM 이라는 책에 잘 나와 있다. (라고는 하지만 사실은 몇개 연습문제의 산들을 넘어야 한다 ㅎㅎ)

이러한 흘러간 시대의 모습을 하고 있는 수학을 볼때면, 마치 개발시대를 지나며 잃어버린 옛 정취같은 것을 느끼게 된다. 요즘 학생들이야 온갖 추상적이고 현란한 용어가 난무하는 현대수학의 언어와 도구들을 익히는데 온 힘을 써야하는 것이 현실이지만, 내가 보기에 이런 옛스런 수학은 수학에서도 일종의 교양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교양이란게 뭔 필요냐 싶지만, 교양이 없으면, 근본이 되어 있지 않은, 지나가는 바람에 이리저리 휘둘리는 잡것이 되기 쉽상이다. 내 생각으로는 학부에서의 수학교육은 이러한 교양에 해당하는 필수적인 옛수학에서부터 추상적인 현대수학까지 다리를 놓아 주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때, 나는 학부때 해석학을 참 개똥같이 배웠구나 싶다.

Abel, Niels H. (1802 - 1829)
[A reply to a question about how he got his expertise:]
"By studying the masters and not their pupils."

영웅숭배론 - 토마스 칼라일

Friday, June 27th, 2008

인도와도 바꾸지 않을 셰익스피어. 이 말은 어디에서 왔는가? 바로 이 책, 토마스 칼라일의 영웅숭배론(On Heroes, Hero-Worship and the Heroic in HIstory)이다.

만일 다른 나라 사람들이 우리 잉글랜드인을 보고 인도와 셰익스피어 둘 중 어느 것을 포기하겠느냐고 묻는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인도를 전혀 갖지 못한 경우와 셰익스피어 같은 인물을 전혀 갖지 못한 경우 둘 줄 어느 것을 택하겠느냐고 묻는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것은 정말 쉽지 않은 물음입니다. 공직에 있는 사람들은 의심할 나위 없이 공식적인 말로 대답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렇게 말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인도야 있든 없든 상관없으나, 셰익스피어가 없이는 살 수 없다고 말입니다!

어쨌든 인도 제국은 언젠가는 잃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셰익스피어는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있습니다. 우리는 셰익스피어를 포기할 수 없습니다.

...

한 민족이 그 자신을 표현할 소리를 얻는다는 것, 그의 가슴이 말하려는 것을 아름다운 언어로 표현해주는 인물을 갖는다는 것은 실로 위대한 일입니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의 경우, 저 불쌍한 이탈리아는 지금 분열되고 분리되어, 어떤 대외관계에도 하나의 통일국가로서 나서지 못합니다. 그러나 저 고귀한 이탈리아는 사실 '하나'입니다. 이탈리아는 단테를 낳았습니다. 이탈리아는 말을 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 전역을 지배하는 황제, 그는 강합니다. 많은 총검, 카자크 병사, 대포를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와 같이 큰 땅덩어리를 정치적으로 결속하는 어려운 일을 능히 해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는 아직 말을 못하고 있습니다. 그는 위대한 무엇을 가지고는 있으나, 아직 벙어리 상태입니다. 그는 모든 인간과 시대에 들릴 만한 천재의 소리를 갖고 있지 못합니다. 러시아는 말하는 것을 배워야 합니다. 그는 아직까지는 거대한 벙어리 괴물입니다. 그의 대포도, 카자크 병사도 모두 녹슬도 없어질 때가 올 것입니다. 그러나 단테의 음성은 아직도 들려옵니다. 단테 같은 인물이 있는 이탈리아는 아직 벙어리 상태인 러시아가 흉내 내지 못할 정도로 결속되어 있습니다. (189-191p)

침착함과 차분한 말로 사람의 뇌에 충격을 가하는 책이 있다면, 열정적이면서도 격정적인 말로써 사람의 마음에 불을 지르는 책이 있다고 할까? 그렇다면 이 책은 바로 후자에 해당한다. 곳곳마다 명언과 명구가 넘쳐나고 있는데, 이 책을 가지고 어휘 빈도 분석을 한다면, 아마도 다음의 단어들이 영웅의 자질을 묘사하는 말들 중 상위에 오를 것이다.

거친, 참된, 깊은,

단순, 간결, 소박,

솔직, 진실, 성실,

순수, 진지, 용기

책을 읽지 않고는 참맛을 느끼기가 어려운데, 맛배기로 조금만 보여줄까 한다.

다음은 '시인으로 나타난 영웅' 에서 단테의 이야기를 하던 중.

그것은 근본적으로 모든 시 중에서도 '가장 성실한'것입니다. 성실은 이곳에서도 가치의 척도가 되어 있습니다. 그것은 시인의 가슴 깊은 곳에서 온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오랜 세대를 통해 깊숙이 우리들의 가슴속으로 스며듭니다. 베로나의 시민들은 그와 거리에서 만날 때 다음과 같은 말을 예사로 하였습니다. "보라, 저기 지옥에 다녀온 사람이 있다!" 아, 과연 그러했습니다. 그는 지옥에 다녀왔습니다. 오랜 세월 엄혹한 비애와 고투의 지옥 속에 있었습니다. 그와 같은 인물은 모두 그러했습니다. 그의 신성한 코미디는 다른 방도로는 완성을 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사상이나, 어떤 종류이든 진실한 노작, 또는 최고의 덕, 이런 것들은 모두 고통의 산물이 아닙니까? 말하자면 암흑의 회오리바람에서 탄생한, 자유를 얻으려고 몸부림치는 포로의 노력과 같은 참된 노력, 그것이 바로 사상입니다. 모든 의미에서 우리는 '고난으로 완성'되는 것입니다. (160p)

다음은 '성직자로 나타난 영웅' 장에서 루터의 이야기를 시작하며 하는 이야기.

영웅숭배? 아, 사람이 자립적이고 독창적이고 진실하면서 다른 사람의 진실성을 존경하고 믿지 않는다는 것은 세상에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것은 오직 사람의 마음을 다른 사람의 죽은 형식, 와전, 허위를 믿지 않게끔 필연적으로 불가항력적으로 강제할 뿐입니다. 사람은 그의 열린 눈으로 진리를 받아들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가능한 것은 그의 눈이 열려 있기 때문입니다. ...

사람이 자기에게 진실을 가르쳐주신 이를 사랑하기 전에 어찌 눈을 감을 수 있겠습니까? 그런 사람만이 그를 암흑 속에서 광명 속으로 구해주신 영웅적 스승을 진정한 감사와 참된 충성으로 사랑할 수 있습니다. 그런 사람이야말로 존경을 받아 마땅한 진정한 영웅이며, 악마의 정복자가 아닙니까? 검은 괴물, 이 세상에서 우리의 유일한 적인 '거짓'은 그의 용기에 정복되어 쓰러져 있습니다. 우리를 위해 세상을 정복해준 것은 그 사람입니다!

...

영웅숭배는 결코 사멸하지 않습니다. 사멸할 수 없습니다. 충성과 주권은 이 세상에 영원히 존재합니다. 그것들은 허식과 외관이 아니라, 실제와 성실 위에 서 있습니다. 우리의 눈, 우리의 '개인적 판단'을 닫음으로써가 아니라, 그것을 열고 무엇인가를 바라봄으로써 말입니다! 루터의 사명은 모든 거짓 교황과 거짓 왕을 타도하고, 새로운 진정한 교황과 진정한 왕에게 생명과 힘을 먼 곳에서나마 가져다 주려는 것이었습니다.

...

성실치 않은 인간들을 가지고 공동체를 형성할 수는 없습니다. 수직과 수평을 맞추어 서로 직각이 되게 하지 않고서는 건축물을 세울 수 없습니다! 프로테스탄티즘 이래의 이 모든 험난한 혁명적 사업에서 나는 가장 충복된 결과가 예비되고 있음을 봅니다. 즉 영웅숭배의 근절이 아니라, 오히려 온통 영웅들로 가득 찬 세계라고 부르고 싶은 것이 준비되고 있는 것입니다. 영웅이 '성실한 사람'을 의미한다면, 우리 모두가 영웅이 되어서는 안될 이유가 어디 있겠습니까? 전적으로 성실한 세계, 신앙의 세계, 그러한 세계는 과거에 있었으며, 미래에도 있을 것입니다. 없을 수 없습니다. 그것이 올바른 종류의 영웅숭배입니다. 모든 사람이 진실하고 선한 곳에서만 진실로 더 선한 인물이 제대로 숭배를 받습니다!... (211~212p)

책을 읽고 나니, 나도 나만의 영웅들을 뽑아서 오로지 찬사만으로 가득찬 책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솟구치는데, 나는 이과라서...OTL...

수학과 대학원생이 되면 좋은점 - 라마누잔 이야기

Tuesday, June 24th, 2008

대학에 들어간 첫해, 기숙사 방에 앉아 '수학이 나를 불렀다'라는 인도수학자 라마누잔에 대한 이야기를 읽던 때가 새삼 떠오른다.

1913년, 인도에서 대학교육도 받지 않고 독학으로 수학을 공부한 라마누잔은 영국에 있던 당대 최고의 수학자 하디에게 자신이 발견한 수학적 결과들에 대한 검토를 부탁한다.

Dear Sir

I beg to introduce myself to you as a clerk in the Accounts Department of the Port Trust Office at Madras on a salary of £ 20 per annum. I am no about 23 years of age. I have had no university education but I have undergone the ordinary school. I have been employing the spare time at my disposal to work at Mathematics. I have not toddle through the conventional regular course, but I am striking out a new path for my self. I have made a special investigation of divergent series in general and the results I get are termed by the local mathematicians as “Startling”

I would request you to go through the enclosed papers. Being poor, if you are convinced that there is anything of value I would like to have my theorems to be published. I have not given te actual investigation nor expressions that I get but I have indicated the lines on which I proceed.

Being inexperienced I would very highly value any advice you give me. Requesting to be excused for the trouble I give you.

I remain
Dear Sir
Your truly
S.Ramanujan

편지에 담긴 결과 중에는 하디를 완전히 매료시킨 결과가 있었으니... 하디는 이를 두고 이러한 평을 남겼다.

나를 완전히 패배시킨 정리다. 예전에 그에 조금이라도 비슷한 것을 본 적이 없다. 한눈에도 최고의 경지에 오른 수학자만이 생각할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은 참인 것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만약 정리가 참이 아니라면, 이러한 정리를 생각해 낼 수 있을만큼 상상력을 가진 사람이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theorems] defeated me completely. I had never seen anything in the least like them before. A single look at them is enough to show that they could only be written down by a mathematician of the highest class. They must be true because, if they were not true, no one would have the imagination to invent them."

여기서 언급하고 있는 결과 중의 하나가 바로 다음 식이다.

??? @.@ ??? 어릴적엔 그저 동화속 이야기일 뿐이었다. 그러나,,

어제 오후부터 이 식을 공부했는데, Rogers-Ramanujan identity 만 받아들인다면, 모든 과정들을 다 점검한 듯 하다. 하나하나의 과정마다, 위대한 장인의 숨결이 느껴진다. 여기까지 오는 것도 참 오래도 걸렸다. 나는 오일러-자코비-라마누잔 가문의 수학을 숭배한다.

수학과 대학원생이 되면 좋은 점은, 이러한 동화책의 그저 놀랍기만 하던 이야기 속 수식들을, 진짜로 자기 머리를 써서 이해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학부생 때는 혼자서 찾아가며 공부하기는 조금 힘들것 같아서, 대학원이라 했다. 누군가 효율적으로 끌어주면 할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이러한 경험을 할 때, 나는 수학을 공부하는 보람을 느낀다.

저 식을 진짜로 한번 이해하고 싶은 분?

연극 '프루프'와 내쉬?

Sunday, June 22nd, 2008

악어컴퍼니라는 곳에서 올려놓은 연극소개는 다음과 같다.

이 연극을 소개하는 뉴스마다 내쉬를 언급하길래 왜 그런가 찾아보니, 연극을 제작한 곳에서 나온 설명 때문인 것 같다.

이 연극은 이미 영화로 만들어져 있고, 기네스 팰트로가 주연을 한 바 있다. 내가 영화에서 본 바로 기억을 하자면, 존 내쉬는 이야기와 전혀 상관이 없다. 여주인공의 수학자 아버지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약간 있다는 점 단 하나만 빼고 말이다. 여기선 아버지가 죽는 것으로 나오고, 그 배경은 시카고 대학인데, 도대체 왜 여기다가 살아있는 프린스턴의 내쉬를 갖다 붙이는 것일까? 이걸 내쉬를 '모티브'로 삼았다고 말할 수 있는거야? 뭔가 한국측 제작사의 실수가 있는 것 같은데...이유를 아시는분?

그나저나 대중문화 속의 수학자는 왜 다 미친 상태로 묘사될까? 수학을 못하던 문과출신 글쟁이들에겐 수학은 미쳐야만 할 수 있는 환상속의 무언가로 보이는 것일까?

다음중 무엇이 제일 '민주적'인가?

Sunday, June 22nd, 2008

'선거는 민주적인가'라는 책을 다시 읽고 있다. 2004년 말에 읽었었는데, 그 때도 이렇게 재밌게 읽었는지 잘 기억이 안난다. (그 때는 그러니까 탄핵이후 과반의석을 얻은 열린우리당 하는 꼴에 하도 분통이 터져서 직접 당 안으로 뛰어들어가려 준비하던 때였다)

책에 대한 이야기는 일단 다음으로 미루기로 하고, 지금의 우리는 선거제도가 없는 민주주의를 상상하기 어렵다. 시민들이 대표자를 택할 권리라는 면에서 보통선거권은 선거제도가 민주적이라는데 근거를 부여한다. 그런데 실제로 시민들이 그들의 대표자가 될 수 있는지를 고려할 때도, 선거는 민주적인가? (그네 공주를 보면 ...) 근대 이전의 유럽에는 추첨의 전통도 있었다 하고, 조선은 정치인의 등용에 과거 제도를 사용하지 않았는가?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졌다. 설문조사!

다음중 무엇이 제일 '민주적'인가?

  1. 추첨
  2. 선거
  3. 시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