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April, 2008

암흑의 시대, 수학의 매력

Thursday, April 24th, 2008

욕망과 반지성이 지배하는 암흑의 시대가 대한민국에 펼쳐지고 있다. 이런 시대를 참고 견디면서, 어딘가엔 다시 힘을 기르며 때를 기다리고 있는 합리주의 세력이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나는 수학을 한다.

다음과 같은 수학의 매력들은 이런 시대에 더욱 빛난다.

1. 논리도 근거도 없이, 주장만 하는 사람의 말은 안 들어줘도 된다.
2. 옳은 증명이 있다면, 납득하지 못하는 다른 이를 설득하기 위해 끝까지 맞다고 우기지 않아도 된다.
3. 다수결은 허용되지 않는다. 증명이 없으면 만장일치도 꽝.
4. 권위를 가진 이의 주장도 증명이 없으면 참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수학은 이 암흑시대의 오아시스가 될만하지 않은가? 이제 한국에 수학이 만개할 사회적 토양이 갖추어졌다고 본다. 적극적인 수학 마케팅으로, 이 암흑시대를 넘어 르네상스를 열자.

초딩들의 꿈 - Farey Series (2)

Wednesday, April 23rd, 2008

이 글은 초딩들의 꿈 - Farey Series의 후속편이다.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다시 언급하면, order가 n인 Farey Series F_n 이라는 것은, 0부터 1사이의 기약분수들 중에서, 분모가 n 이하인 녀석들을 순서대로 배열한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주어진 order의 Farey series에 등장하는 연속된 세 수를 보면, 가운데 수는 언제나 그 옆에 있는 두 수의 ‘초딩들의 꿈의 분수덧셈’을 통해서 얻어진다.

를 증명하는 것이다. ‘초딩들의 꿈의 분수덧셈’이란

를 말한다.

위에 있는 수들의 패턴을 잘 관찰해 보면,

[math]F_n[/math]의 인접한 두 분수,

[math]\frac{b}{a} < \frac{d}{c}[/math]

사이에는 다음과 같은 관계가 성립한다.

[math]ad-bc=1[/math]

오늘은 이것을 증명한다. 이것을 증명하면, 초딩들의 꿈의 분수덧셈이 왜 참인지 쉽게 알 수 있다.

이제 문제를 기하학적으로 해석해 보자. F5 = {0⁄1, 1⁄5, 1⁄4, 1⁄3, 2⁄5, 1⁄2, 3⁄5, 2⁄3, 3⁄4, 4⁄5, 1⁄1} 를 예를 들어 설명한다.

먼저 각각의 분수들에 대해, 좌표평면에다가 다음과 같은 방식의 대응관계를 찾아 점을 찍는다. 즉,

0/1 -> (1,0)
1/5 -> (5,1)
1/4 -> (4,1)
...
3/4 -> (4,3)
4/5 -> (5,4)
1/1 -> (1,1)

그러면 아래와 같은 그림이 얻어진다.

pick1.JPG

이 다음 각각의 좌표를 원점과 잇는 선분을 그린다.

pick2.JPG

각각의 분수들은 이와 같이 얻어진 직선의 기울기와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접한 두 분수는 인접한 두 직선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제 왜 인접한 [math]\frac{b}{a} < \frac{d}{c}[/math], 가 [math]ad-bc=1[/math]를 만족시키는가를 이해해 보자. 예를 들어, 1/2와 3/5는 인접해 있는데, 2x3-1x5=1을 만족시키고 있다. 이 상황을 기하학적으로 이해하자.

좌표평면 상에서 (0,0), (a,b), (c,d)이 그리는 격자삼각형을 생각해보자. ( (0,0),(2,1), (5,3) 의 경우를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라)

세 점을 이어서 삼각형을 그리게 되면, 이 삼각형은 그 내부와 경계에 (0,0), (a,b), (c,d)를 제외한 다른 격자들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이 관찰이 매우 중요하므로, 이것이 왜 참인지, [math]F_n[/math]의 정의를 가지고 곰곰이 생각해보면 좋겠다.

이제 픽의 정리에 의해, 삼각형의 넓이는 [math]\frac{1}{2}[/math]가 된다. (I=0,B=3 인 경우) 픽의 정리는

를 말한다.한편 좌표평면 상에, 원점과 (a,b), (c,d) 세 점이 결정하는 삼각형의 넓이는 다음과 같이 주어진다.

[math]\frac{|ad-bc|}{2}[/math]

따라서 ad-bc가 양수라면, ad-bc=1이 성립해야만 한다. 증명이 끝났다. 다음 편에 마무리를 짓도록 하겠다.

픽의 정리(Pick's Theorem)

Wednesday, April 23rd, 2008

다음 글은 아주 오래 전 2001년에 작성한 것으로, 원본은 이곳에 있다.
초딩들의 꿈 - Farey Series 에서 제기된 질문에 써먹기 위해 불러왔다.

우리가 다룰 대상은 그 꼭지점이 격자위에 놓여 있는 다각형으로 원과 연결상태가 같은 다각형이다. 다각형이 넓이가 클수록 그 안에 또는 그 변위에 있는 격자점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가? 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당연한 생각이 우리의 여정의 출발점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이미 그들의 관계가 일차식임을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목표는 이 관계를 좀 더 정교하게 알아내는 것이다.

Some Examples

다각형의 내부에 있는 점은 푸른색이고, 경계에 있는 점은 빨간색으로 표시되어 있다.

내부
경계
넓이
6
6
8

내부
경계
넓이
5
10
9


내부
경계
넓이
14
12
19

다각형의 넓이와 점의 개수 사이에서 어떤 관계가 관찰되는가?

내부(I)
경계(B)
넓이(A)
6
6
8
5
10
9
14
12
19

표의 오른쪽에 나와 있는 공식이 바로 우리가 증명해야 할 것이다.

증명의 뼈대를 이해하자.

우리는 곧 V라고 하는 함수를 정의할 것이다. 이 함수가 우리의 증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증명과정은 크게 두 과정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V라는 함수의 값이 다각형의 넓이와 같다는 것을 보이는 과정이고,
둘째는, V의 값을 정의대로 계산하는 과정이다.

즉 다각형의 넓이와 V를 계산한 결과를 비교하면 우리는 원하는 것을 손에 넣게 된다.

V를 정의하자

위에서 말한대로 이제는 V를 정의할 차례이다.
V는 다각형 P에 대한 함수라 할 수 있는데, 다각형의 내부에 있는 점에 대해서는 2Pi, 다각형의 꼭지점이 아닌 경계의 점에 대해서는 Pi, 꼭지점에 대해서는 그 내각의 크기 만큼의 값을 주고 모두 더한 뒤에 2Pi로 나눈 값이다.

이해를 돕기 위하여 예를 하나 들어보자.

V를 계산한 과정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 사다리꼴의 넓이와 방금 구한 값이 9로 일치함을 확인하자.이제는 본격적인 증명이다.

구체적인 작업에 앞서 이제 논의를 네 단계로 나눈다.

P1 :V(P)는 다각형을 작게 쪼개어 각각 계산한뒤 더해도 된다.
P2 :격자삼각형에 대하여 V(p)=Area(p)이다.
P3 :격자다각형에 대하여 V(p)=Area(p)이다.
P4 : 이다.

P1: V(P)는 다각형을 작게 쪼개어 각각 계산한뒤 더해도 된다.
처음에 들었던 복잡한 도형을 가지고 생각해 보자.

이 다각형에 대하여 V값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다음엔 다각형을 그림과 같이 두 개로 나누어 보자.

두 개의 다각형에 대하여 각각의 V값을 구해 보자. 각각 구한 두 개의 V를 더하면 원래 다각형과 같을 것이다. 이유는? 보이는 대로 믿으면 된다. 결과를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커다란 다각형의 V값을 구하고 싶다면 작은 다각형들로 쪼개서 따로따로 V값을 구한 뒤에 더하면 된다. 물론 두 개 이상으로 쪼개도 된다.
다소 직관적인 논의였지만, 우리가 끌어낸 사실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그 이유는 앞으로의 논의에서 알게 될 것이다.P2: 삼각형 P 에 대해서 V(P)=Area(P) 이다.
먼저 아래 그림과 같이 각 변이 x축과 y축에 평행한 직사각형에 대해서 V(R)=Area(R)임을 보이자.

위의 직사각형은 가로가 4, 세로가 3 이므로 넓이는 12이다. 한편, 그 내부의 점은 (4-1)(3-1)개이고, 꼭지점이 아니면서 경계에 있는 점은 2*((4-1)+(3-1))개이므로, 이다.
비슷한 생각으로부터 우리는 형태의 직사각형에 대해서 V(R)=(p-1)(q-1)+(p-1)+(q-1)+1=pq 임을 안다. 즉 V(R)=area(R) 이다. 이 사실로부터 직각삼각형에 대한 결론도 이끌어 낼 수 있다.

두 선분이 x축과 y축에 평행한 직각삼각형 P를 합동인 직각삼각형을 붙여서 직사각형으로 만들 수 있다. 이 직사각형을 R이라 할 때, 이다.이제 맨 처음에 보인 V의 성질이 등장한다. 두 개의 직각삼각형에 대해서 각각 V를 구하여 더한 값은 V(R)과 같은데,두 직각삼각형의 V값이 같을 것임은 쉽게 알 수 있다. 즉,직각삼각형의 이어야 한다.
V(R)=area(R)에서 V(P)=area(P)가 얻어졌다 !!

임의의 격자삼각형에 대해서 많아야 세 개의 직각삼각형을 덧붙이면, 직사각형을 만들 수 있다. 따라서 비슷한 논의에 의하여 삼각형에 대해서도 식은 성립한다. P3: 격자다각형에 대하여 V(P)=Area(P)이다.

격자다각형이 다각형의 꼭지점을 꼭지점으로 갖는 삼각형으로 분해되었을 때, 그 분해된 각각의 삼각형에 대해서 V값을 구하여, 모두 더하면 그것은 다각형의 V와 같을 것이고, 각각의 삼각형에 대한 V값은 넓이와 같으므로,그 합은 다각형의 넓이가 될 것이다.
실제로 격자다각형은 격자삼각형으로 분해된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증명은 생략하나, 이것은 여기서 굉장히 중요한 정리임.)

잠시 숨을 돌릴겸, 이제까지의 결과를 정리하면, 격자다각형의 V값은 넓이와 같다는 것이다. 이제 원하던 공식을 얻기 직전이다.

P4 : 이다.

주어진 다각형이 n각형이라고 하자. 다각형의 내부에 있는 점은 I개 이고, 경계에 있는 점은 B개 이다. 꼭지점 위에 있지 않는 경계의 점은 B - n 개 가 된다. 한편 각 꼭지점이 V에 공헌하는 것은 다각형의 내각의 크기가 될 것이다. 내각의 합은일 것이다. 이제 V를 정의대로 계산하면,

리만의 제타함수 (8) : 소수는 무한히 많다(i)

Tuesday, April 22nd, 2008

지난글

리만의 제타함수 (1)
리만의 제타함수 (2) : 수의 체계
리만의 제타함수 (3) : 실수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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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만의 제타함수 (7) : 오일러의 공식 - 박사가 사랑한 수식

영국 수학자 하디가 쓴 그의 책 '어느 수학자의 변명'에는 다음과 같은 부분이 있다.

I will state and prove two of the famous theorems of Greek mathematics. They are ‘simple’ theorems, simple both in idea and in execution, but there is no doubt at all about their being theorems of the highest class. Each is as fresh and significant as when it has discovered—two thousand years have not written a wrinkle on either of them. Finally, both the statements and the proofs can be mastered in an hour by any intelligent reader, however slender his mathematical equipment.

나는 그리스 수학의 두 가지 유명한 정리를 서술하고 증명할 것이다. 그것들은 아이디어에 있어서나 실제 증명의 수행에 있어서나 모두 '간단한' 정리들이지만, 최상급의 정리들이라는 면에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들은 처음 발견되었을 때만큼이나 신선하고 또 의미심장하다 - 이천년의 세월이 흘렀어도 이들에는 어떤 흠집도 생기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이 두 증명은 지적인 독자들이라면, 수학적 재능이 다소 부족할지라도, 한 시간 이내에 이해할 수 있다.

뭘하는 사람들인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수학자들이 추구하는 진짜 수학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일반인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일반인들에게 접근이 가능하면서도, 수학적으로 최상급이라 할 수 있는, 하디가 선택한 두가지 수학의 정리는, '소수는 무한히 많다'와 '루트2는 무리수이다' 였다. 자기 자신이 적어도 수학에 대한 교양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 두 가지는 언제라도 그 증명을 복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증명을 고등학교1학년 때 처음 알게 됐는데, 감동적인 순간으로 기억을 한다. 기본적인 증명의 기법들을 배우면서, 귀류법을 배울 때였다.

이제 이천년전 유클리드가 남긴 '소수는 무한히 많다'는 증명을 소개한다.

소수의 개수가 유한하다고 하자. 즉 2,3,5, ..., p 가 모든 존재하는 소수라고 가정하자.

[math]N=2\times3\times5\times\cdots\times p +1[/math]

라는 숫자를 생각해 보자.
이 숫자 N은 위에서 언급한 소수의 리스트에 들어있지 않으므로, 소수가 아니다.
그러므로 N을 나누는 어떤 소수가 존재해야 한다. 그런데 N을 2로 나누면 나머지가 1, 3으로 나누어도 나머지가 1, 5로 나누어도 나머지가 1, ...,p로 나누어도 나머지가 1이다. 따라서 어떤 소수도 N을 나누지 않고, 그러므로 N은 소수이다.
모순.

다음 글에서는 드디어 리만의 제타함수가 모습을 드러낼 것이고, '소수는 무한히 많다'는 것을 새롭게 증명할 것이다.

지식채널e를 위한 수학 컨텐츠

Sunday, April 20th, 2008

나는 EBS의 지식채널e를 좋아한다. 내가 알기로는 현재까지 수학을 주제로 한 두 개의 작품이 만들어졌다. 이 곳에서도 소개를 한 적이 있다.

2006년 7월 24일, '끝없는 3.14'
2008년 1월 21일, '오일러의 왼쪽 눈'

지금까지 수백개의 지식채널 작품이 만들어졌음에도, 수학은 단 두 개 뿐이라니, 그 안에 아무래도 수학을 책임질 사람이 없는 모양이다. 아무튼 수학분야가 이렇게 부진한 것은, 수학인들이 반성해야 하는 일이다. 앞으로는 이 곳 블로그의 글들이 지식채널에서 활용가능한 상태가 될 수 있도록, 신경을 좀 써야겠다.

나레이션이 없는 지식채널의 프레젠테이션 형태는, 간단한 정리의 수학적 증명까지도 가능한 포맷이다. 더군다나 지식채널의 모토에 맞게, 주변에 숨어 있는 수학적 소재도, 본격적으로 발굴을 하지 않아서 그렇지,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다.

당장 이 곳에서 언급된 적이 있는 소재들의 활용가능성을 생각해 보아도,

피타고라스와 숫자 2, 그리고 음계의 구성
원뿔곡선과 행성의 궤도, 망원경, 위성안테나, 원근법에의 활용 등등
에셔의 예술과 수학

등등. 이런 것은 재미가 있지 않을까? 이런 것 말고도, 주민등록번호 속 코딩이론이라던가, 라이프니츠의 이진법과 주역 같은 것은 좋은 떡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지식채널의 소재제안 게시판에도 수학에 대한 수요가 있어 보인다.

언제 한국에 들어갈 때, 접선을 시도해 보겠으니(만나줄지는 모르겠으나 -.-), 관심 주제 제보 바람.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