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February, 2008

수학의 대중화를 생각한다 (2)

Saturday, February 9th, 2008

수학의 대중화를 생각한다 의 후속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있어, 수학에 대한 인상이나 태도라는 것은 결국 그들의 수학적 경험의 전부일 학창시절에 의해 결정될 것이고, 이러한 하나하나의 마음이 모여 한 사회의 수학에 대한 입장이 되고, 사회 내에서 수학의 문화적인 위상이 결정될 것이다.

현재의 중고등학교 수학교실은, 너무나 편협한 입시용 문제풀이의 기술 전수에 치우쳐 있다. 기술의 전수는 그 중요성에 있어 두번째의 문제이다. 가장 중요한 첫번째 문제는 수학에 대한 사회의 마음을 다듬어 가는 것이다. 수학이라는 학문이 얼마나 인류에게 있어 가치있는 도전의 영역이 될 수 있는지, 근대 세계를 만드는데 있어 수학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기술과 문명의 진보를 수학이 어떻게 지탱해 주고 있는지, 수학이 수많은 다른 분야의 인간의 활동에 영향을 미쳐왔는지를 알려 주어야 한다.

물론 공교육의 첫번째 목표라 할 수 있는 이 사회가 요구하고 있는 민주시민을 길러내기 위한 ‘의심하는 정신’과 ‘주의 깊은 사색을 거쳐, 균형있는 근거를 찾아내어 얻어진 것이라면, 그 결론이 아무리 이상하게 보일지라도 받아들이는 자세’를 가르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이 당연한 것이다.

피타고라스가 음정 속에서 수의 비례를 발견했을 때의 그 놀라움과 감동의 순간을 생각해 보자. 기타줄의 절반의 위치를 짚으면, 한 옥타브가 올라가고, 3분의 2지점을 짚으면, 도가 솔로 높아지는 이 수학적 사실을 음악하는 사람은 알 필요가 없는가? 현실 세계에 있는 대부분의 원들은, 그것을 정면으로 쳐다보지 않는한, 우리의 눈에는 행성의 운동이 그리는 곡선과 똑같은 타원으로 보인다는 사실을 원근법을 배우는 학생이라면 알아야 할 것이다. 문과라서, 혹은 예체능계라서 수학에 대한 이해가 없어도 된다는 주장은 용납될 수 없다. 기술로서의 수학이 아닌 교양으로서의 수학은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다.

리만의 제타함수 (3) : 실수란 무엇인가

Wednesday, February 6th, 2008

유리수가 아닌 실수라는 말로는 무리수가 무엇인지 전혀 알수가 없다는 것을 언급하였다. 실수가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무리수를 더 직접적으로 기술하는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 기억을 되짚어 보면, 중학교에서 무리수를 순환하지 않는 무한소수라고 말하는 때가 있다. 그리고 여기에 덧붙여 유리수의 성질로는 순환하는 무한소수라는 말을 쓴다.

쉽게 흘려보내기 쉬운 이 말들이 사실은 훌륭한 정의를 담고 있다. 위의 말들을 잘 살펴보면, 실수라는 것은 결국 무한소수라는 말과 같다는 것을 알수 있다. 무리수와 유리수를 통털어 실수라고 했는데, 무리수는 순환하지 않는 무한소수이고, 유리수는 순환하는 무한소수라면, 실수가 바로 무한소수 아닌가?

중고등학교에서는 바로 여기까지 하고, 더 깊이 들어가지 않는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질문이 중고등학교를 마치고 나서도 알듯말듯한 문제로 남는 것이다.

[math]0.9999999\cdots = 1.000000\cdots[/math]

이런 문제가 생기는 이유는 "어떤 무한소수들을 같은 실수로 볼 것인지" 언급을 안 하기 때문이다. 실수를 더 완벽하게 정의하자면, 무한소수를 하나 써내려가면 하나의 실수가 표현된다는 사실과 함께, 어떤 경우에 두 개의 무한소수가 같은 실수가 된다는 관계까지 포함시켜주어야 한다. 이렇게 문제가 점점 다루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에, 중고등학교에서의 실수의 정의는 결국은 수직선위의 한 점이라고 하는 기하학적 직관에 의존하게 된다.

그러나 그것으로도 사실은 충분하다. 실수의 정의라는 것도, 사실은 19세기말, 20세기초에야 완전해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 이전의 수학자들은 이미 충분히 실수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고, 다룰줄도 알았다. 엄밀한 정의만 없었을 뿐이다.

오늘 여기서 머리에 담아야할 하나의 사실 '실수=무한소수' 가 되겠다. 무한소수를 하나 정의한다는 것은, 몇째자리에 어떤 숫자가 오고, 몇째자리에 어떤 숫자가 오고 하는 것을 정해주는 규칙을 하나 정한다는 것과 똑같은 것이다.

예를 들어, 원주율을 나타내는 3.14159265358979323846...를 생각해 보자. 이미 오래전부터 원주율의 근사값을 원하는 만큼 알수있는 방법들이 있어왔는데, 이것은 곧 몇째자리에 어떤 숫자가 오는가 하는 규칙이 있다는 말과 똑같은 말이다. 그러므로 원주율은 실수이다. ?!?!

그러면 이 원주율을 표현하는데 있어, 이 숫자들이 어딘가에서부터 정말 순환을 하는지, 안하는지 알아야 유리수인지, 무리수인지 말을 할 수 있을 터인데, 순환하지 않는다가 답이다. 이건 사실 매우 어려운 문제이고, 1761년이 되어서야 증명이 되었다.

사실은 오늘 미적분학 연습시간에, 아이들한테 적분의 근사값 구하는 세가지 방법을 가르쳐주고 문제 하나를 내준다음, 그룹별로 풀어보라 시켰는데, 결과가 아주 잘 나왔다. 맨 아래의 결과는 소위 Simpson's rule이라는 것을 적용한 것. 숫자 다섯개만 더하면 이 정도가 된다.

[math]\int_0^1 \frac{1}{1+x^2} dx=\frac{\pi}{4}[/math]

원주율이 3.14 정도라는 것을 남이 말해줘서 알기만했지, 자기손으로 계산기 두드려서 얻어본 것은 아마도 처음이었으리라. 이러한 결과를 보는 때가 바로, 수학의 체험이라 부를만한 순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어지는 동영상은 2006년 7월 24일 EBS 지식채널 '끝없는 3.14'

리만의 제타함수 (2) : 수의 체계

Monday, February 4th, 2008

리만의 제타함수(1)에서 말한대로, 지금 우리는 리만의 제타함수를 정의하는 여정에 있다. 물론 이 글은 일반인을 염두에 두고 쓰여지는 것이므로, 중고딩때 배운 수학교과과정을 돌아보며, 잘근잘근 하나하나 씹어가면서 가도록 하겠다. 이 여행의 어느 지점에서 나는 박사가 사랑한 수식, 오일러의 공식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오일러의 공식이란,

[math]e^{i\pi}+1=0[/math]

을 말한다.

이 오일러의 공식이나 더 나아가, 리만의 제타함수라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복소수라는 녀석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복소수를 알려면 그 전에, 실수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면 이제 나는 중고교수학에 있는 모두 쉬쉬했던 비밀 하나를 말하려 한다. 그것은 바로 중고등학교 수학 교과과정에서는 '실수'가 무엇인지 제대로 안 가르쳐준다는 것이다!!

나한테 지금 한국에서 사용되는 중고등학교 교과서가 있을리 만무하지만, 대충 검색을 해보니, 중학교 3학년 수학교과 과정에 '무리수와 실수'라는 단원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고등학교 1학년에 아마 다시 이걸 다루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검색으로 아래와 같은 표 하나를 찾았다. 일반적인 수학 참고서에 정도에 실려있을만한 도표이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실 분들을 위하여 설명을 해 보면, 유리수는 분모가 0이 아닌 분수 (정수)분의(정수) 꼴로 나타낼수 있는 수를 말한다. 유리수 = 분수 O.K. 그리고 무리수는 유리수가 아닌 수이다. 유리수와 무리수를 통털어 '실수'라 한다. 실수가 그거구만. 끄덕끄덕. 이거면 다 된거 아닌가?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런데 이건 지금 심각한 결함이 있다.

유리수까지는 구체적으로 무엇이 유리수인지 아니까, 안다고 쳐주자. 그러나 "무리수는 유리수가 아닌 수"이다라고 하면, '무리수'가 무엇인지 알수 있는가?

가령 우리가 '여자'의 정의를 '남자'가 아닌 '사람'이라고 하면, 그것은 이해가 된다. 왜 이해가 되냐하면, '사람'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무리수는 유리수가 아닌 수"라고 할 때, 우리가 과연 '수'라는 것을 '사람'이란 말을 알듯이 잘 알고 있는 상태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인가? 무엇을 정의한다는 것은 언제나 이미 잘 알고 있는 말로 해야하는 것이다. 위의 설명을 다시 읽어보면, 유리수와 무리수를 통털어 '실수'라고 하고 있으므로, 여기서의 '수' = '실수' 라는 것을 알수 있다. 그러니 결국 위의 무리수에 대한 언급은 '무리수는 유리수가 아닌 실수'라는 말과 동일한 말이라는 것을 알수 있다.

그런데 '실수'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위의 설명은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

리만의 제타함수 (1)

Saturday, February 2nd, 2008

다음 동영상은 요즘 재밌게 듣고 있는 싸부의 정수론 '영어몰입강의' 의 한 장면이다. 뭘 쓰고 있는 지는 몰라도, 뭔가 웃기는 것은 느낄수 있죠?

칠판에 쓰고 있는 숫자는,
Skewes' number 라 불리는 것으로,[math]\pi(x) > li(x) [/math] 를 처음으로 만족시키는 자연수의 대략적 크기이다.

여기서 [math]\pi(x) [/math] 는 x 이하의 소수의 개수를 나타내는 함수(원주율 [math]\pi[/math] 와는 아무 상관 없음) 이고,

[math] li(x) = \int_0^x \frac{dx}{\ln x} [/math]

로 정의된다.

소수는 2,3,5,7,11,13,17, ... 와 같이 1과 자신만을 약수로 갖는 자연수를 말한다. 이러한 소수는 매우 오래전부터 수학의 중요한 관심사였는데, 19세기말에 소수의 분포와 관련하여, 소수정리(prime number theorem)라는 것이 증명되었다. 소수정리는 x 가 굉장히 클때, x 이하의 소수의 개수는 대략,

[math]\frac{x}{\ln x}[/math]

정도라는 것을 말해준다.

다른 관점으로 말하자면, 이 소수정리는 큰 자연수 N 이 있을때, N 이하의 자연수가 소수일 확률은 대략

[math]\frac{1}{\ln N}[/math]

라는 것을 말하기도 한다. 이렇게 확률적으로 생각을 해 보면,

[math] li(x) = \int_0^x \frac{dx}{\ln x} [/math]

역시 x이하의 소수의 개수 [math]\pi(x) [/math] 에 근접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수학의 미해결 문제 중에 '리만가설(Riemann hypothesis)'이라는 것이 있다. 풀게 되면, 큰 상금을 타게되며, 역사에 길이길이 이름을 남기게 되는 150년 묵은 악명높은 문제이다. 리만가설은 리만의 제타함수에 대한 추측으로, 제타함수 [math]\zeta(s) [/math]라는 것이 있다. 이 녀석은 [math]s[/math]가 1이 아닌 복소수일 경우, 복소수값을 주는 함수이다. [math]s=-2,-4,-6, \cdots[/math]와 같이 짝수이며 음수인 정수는 제타함수의 해, 즉 리만제타함수의 값을 0으로 만든다. 그러면 다른 해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하는 것이 질문인데, 리만가설이란 바로, 이 녀석들의 실수부가 모두 [math]\frac{1}{2}[/math]가 된다는 것으로, 아래 그림에서 점선으로 나타나고 있는 직선위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리만가설이 왜 중요한가? 하는 것을 물을 수 있는데, 역사적으로 이 리만가설은 위에서 언급한 소수정리와 연관되어 있는데, 리만가설은

[math]\left|\pi(x) - li(x) \right| < \frac{1}{8\pi} \sqrt{x} \, \ln(x), \qquad \text{for all } x \ge 2657. [/math]

와 동치로, 리만 제타함수의 해들이 [math]\left|\pi(x) - li(x) \right|[/math] 의 크기를 통제하고 있다는 것이고, 다시 말하자면, 소수의 분포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렇다면 리만의 제타함수란 무엇인가? 지금까지 그 얘기를 안 했다. 바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앞으로 여러 개로 나누어 쓰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