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우산

2차원의 기하학은 다음의 세 가지 종류로 분류된다.

1. 구면기하학 (Spherical geometry)
2. 평면기하학 (Euclidean geometry)
3. 쌍곡기하학 (Hyperbolic geometry)

주어진 곡면을 잘 변형시켜서 모든 점이 일정한 곡률을 갖도록 해주면, 그 곡률은 양수가 되거나, 0이 되거나, 또는 음수가 되는데, 이는 가우스-보네의 정리에 의하면, 곡면의 위상적 성질에 따라 결정된다. 즉, '위상적 성질이 기하학을 결정한다'. 뭔 말인지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다 생각되지만, 이 위상수학과 기하학의 이야기는 언젠가 다시 때가 되면 차근차근 다루겠다는 것을 약속하며 나중으로 미뤄둔다. 아무튼 곡률의 부호에 따라 각각의 곡면을 위에 나열한 세가지 종류의 기하학으로 분류한다. 이 중에서 쌍곡기하학을 일컬어, 보통 비유클리드 기하학이라 하는 것이다.

아래의 도표는 구면을 똑같이 생긴 삼각형들로 채울수 있는 경우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이다.

구면기하학
Td Oh Ih
*332 *432 *532

( 3 3 2)

(4 3 2)

(5 3 2)

이 표의 그림속에 구면 위에 그려진 삼각형들이 바로 구면삼각형들인데, 예를 들어 가운데 (4 3 2)라는 녀석은 그 삼각형의 세 각이 각각

[math]\frac{\pi}{4},\frac{\pi}{3},\frac{\pi}{2}[/math]

라는 것을 말한다. 이 삼각형의 세각을 더해보면,

[math]\frac{\pi}{4}+\frac{\pi}{3}+\frac{\pi}{2}=\frac{13\pi}{12}[/math]

가 되어 180도 보다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구면기하학에서는 일반적으로 삼각형의 세 각을 더하면 180도보다 크게 된다. 이는 곡률이 양수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눈썰미가 좋은 사람들이라면, 이 삼각형들이 정다면체와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수 있을 것이다.

아래의 도표는 각각 평면기하학, 쌍곡기하학에서 공간을 똑같은 삼각형으로 채울수 있는 그림을 그려놓은 것이다. 쌍곡기하학의 그림은 예전의 포스팅 '에셔의 예술에 공헌한 수학'과 'Hurwitz의 정리: Compact Riemann Surface의 Automorphism group'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다.

평면기하학 쌍곡기하학
p4m p3m p6m
*442 *333 *632 *732 *542 *433

(4 4 2)

(3 3 3)

(6 3 2)

(7 3 2)

(5 4 2)

(4 3 3)

구면기하학에서 했던 것을, 평면기하학의 (6 3 2)라는 녀석에 대해서 해보면,

[math]\frac{\pi}{6}+\frac{\pi}{3}+\frac{\pi}{2}=\pi[/math]

가 되어 삼각형이 세 각의 합이 180도가 됨을 확인할 수 있다. 평면의 곡률이 0 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한편 쌍곡기하학에서도 예를 들어 하나 해보면, (7 3 2)라는 것은 그 삼각형의 세 각이 각각

[math]\frac{\pi}{7},\frac{\pi}{3},\frac{\pi}{2}[/math]

라는 것을 말한다. 이 세각의 크기를 모두 더하면,

[math]\frac{\pi}{7}+\frac{\pi}{3}+\frac{\pi}{2}=\frac{41\pi}{42}[/math]

가 되어, 180도보다 작게 된다. 쌍곡기하학에서의 곡률은 음수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위의 그림들처럼 그 공간을 똑같이 생긴 삼각형으로 채운 그림은, 지금 나온것만 해도 위상수학, 미분기하학, 군론 등등 많은 수학을 이어주기 때문에, 중요하다. 가령 아래 그림 역시 쌍곡기하학의 그림인데, Modular group이라고 하는 수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대상을 공부할 때, 반드시 등장한다. 참고로 이 그림에 등장하는 삼각형은 [math] (2, 3, \infty)[/math]이다.

이제 제목과 관계있는 결론. 얼마 전에 쓰던 우산이 망가져서 학교에서 파는 우산 하나를 샀다. 이제 이곳 버클리에서는 비내리는 겨울이 다 지나가고, 비 안오는 계절이 도래했기에 앞으로 한동안 쓸일이 없을것 같아, 구석에 밀어 두기 전에 사진을 올려둔다. 우산의 기하학은 구면기하학. 우산을 구면으로 늘린다면 아마도 정팔면체의 대칭. 어쩜 이렇게 색깔도 수학자들이 하듯이 하나하나씩 번갈아가면 칠했는지. 며칠 안 썼다고 조금 구겨진게 흠이네. 그래도 예쁘죠?

p.s. 우산에 새겨진 Cal 이라는 것은,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를 줄여쓴 것. University of California 중에 제일 먼저 세워졌기에 가능한 일. 서울대학교 교내신문을 '대학신문'이라 하는 것과 좀 비슷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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