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 대한 몇가지 생각

벌써 한참 전의 일인데, 대학에 입학했더니 자연대의 선배들이 만든 새내기를 위한 추천도서 목록 같은 것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쉽게 말하자면 불온서적 모음집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빨갱이들이 쓴 책, 감옥갔던 사람들이 쓴 책 거의 그런 것이었다. 그 중에 페다고지라는 책이 끼어 있었다.

파울로 프레이리, 페다고지 - 억눌린자를 위한 교육. 역시나 브라질의 체제 위협자로 감옥에 간 사람. 아무튼 그 때 처음으로 페다고지라는 말을 배웠다.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다 읽어보긴했는데, 제대로 읽지는 못하고 그냥 반납했던 것 같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단어 하나를 배웠다는 것이었다.

페다고지. pedagogy.

the function or work of a teacher; teaching.
the art or science of teaching; education; instructional methods.
the study and theory of the methods and principles of teaching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나는, 내가 교육에 관심이 많다는 사실을 발견해간다. 나의 교육에 대한 생각, 페다고지를 짧게 적어보려 한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역시 내가 신주단지처럼 모시는 러셀의 말. (나의 예전 포스팅 :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자기 자신과 친구들 또는 세계에 유익한 삶을 사는 이들은 희망에 의해 영감을 받으며 기쁨으로 살아간다. 그들은 가능한 사태를 상상해 보며 그것이 어떻게 실현될지를 생각한다. 사적인 관계에서도 그들은 자신들이 받았던 애정과 존경을 잃지 않기 위해 미리 걱정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유롭게 애정과 존경을 줄 수 있으며, 굳이 구하지 않아도 그 대가는 그들에게 저절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일을 할 때도 그들은 경쟁자들의 질투에 휘말리지 않으며, 실제로 해야 할 실질적인 문제에 관심을 기울인다. 정치적인 면에서, 그들은 그들 계급이나 국가의 부당한 특권을 옹호하는 데 시간과 정열을 낭비하지 않는다. 대신 그들은 세계 전체를 더 행복하고 덜 잔인하게 하며, 경쟁적 탐욕의 갈등이 줄어들게 하고, 억압에 의해 인간의 발전이 저해되거나 움츠러들지 않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것은 직접적으로 교육을 말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보다 훨씬 더 근본적인 삶의 자세를 말해준다. 러셀은 실제로 비컨힐이라고 하는 학교를 세워서 운영한 적이 있었다. 나도 나중에 할아버지되면, 이런거 하면서 청소년들 한번 똑똑하게 키워보고 싶은 소박한 꿈이 있는데(그렇다고 뭐 하고 싶어서 미칠 것 같다던가 그런건 아니지만), 이게 요즘말로 하자면, 자사고라는 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지금처럼 대학교육 및 입시가 개판인 상황에서는, 절대로 국가가 청소년의 교육에 대한 통제를 놓아서는 안된다는 입장이기에 좀 문제가 있다. 그러니 지금으로서는, 좋은 애들 뽑아서 망치기만 잘하는 꼴통 대학들이 정신을 좀 차려줬으면 하는 맘뿐이다.

아무튼 짜증나는 인간들이 득실득실한 세상에서 남에게 자유롭게 애정과 존경을 준다는 게 말이 쉽지 실천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것이 사실이지만, 어쨌든 마음만은 이 말을 나의 주기도문으로 삼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유시민 의원이 학교근처에 강연을 하러 왔을때, 만나러 가서는 잡다한 말 다 때려치우고, 이 글을 적은 종이를 건네주었었다. 첨부터 끝까지 욕만 먹다가 쫓겨나가는 노무현 대통령을 볼 때마다, 나는 '애정과 존경을 잃지 않기 위해 미리 걱정하지 않는 사람'을 생각한다.

누군가 나에게 자유주의자를 위한 행동 강령 및 논리를 전개해 보라한다면, 이것을 가장 근본적인 원칙으로 삼겠다. 여기서 교육에 관련한 다음과 같은 생각을 덧붙인다.

바른 지식이 삶을 더 풍요롭게 하고, 삶의 질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것을 믿으며, 나의 지식을 공유하고, 다른 사람의 성장을 돕는다.

이러한 생각이 모든 교육현장에서 가장 우선으로 적용된다면, 그 어떤 백가지 교육개혁보다 혁명적일 것이다. 특히 한국의 대학들에게는 사회에 대한 책임이라는 가치를 좀더 주입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아무튼 이러한 생각이, 내가 이 블로그에 글을 쓸 때에도, 신변잡기가 아닌한은, 지식 한 조각, 지식 한 모금을 담아 보려는 마음을 갖도록 만든다.

수학의 교육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좀 더 구체적인 생각들은 앞으로 천천히 적어가도록 하겠다.

Tags: ,

One Response to “교육에 대한 몇가지 생각”

  1. rlaqud says:

    철구야 잘 사냐? 블로그가 바뀌어군!
    끄적거릴만한 데가 없어서 여기다 쓴다.
    재미나게 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