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July, 2007

콘택트

Saturday, July 28th, 2007

고등학교 때 봤던 영화였는데, 아주 좋아했다. 대학에 갈 때, 기초과학계열로 지원을 하고 나서, 뭘 물어보는지도 몰랐지만, 아무튼 면접시험전날 서울에 올라와서 하루를 자는데, 이 영화의 비디오를 빌려다가 다시 한 번 보며 마음을 다스렸다.

외계에서 오는 신호를 찾던 엘리 박사가 이상한 신호를 포착하는 장면. 외계인들이 보낸 신호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뒷부분의 대사

Explain this to me.
If the source of the signal is so sophisticated... why the remedial math?

Why not just speak English?

Maybe because 70% of the planet speaks other languages.
Mathematics is the only truly universal language.
It's no coincidence that they're using primes.

I don't get it.

Prime numbers. Integers only divisible by themselves and 1.

영화의 교훈 : 소수를 모르면 원시인

Kissing Number

Thursday, July 26th, 2007

동전을 가지고 실험을 해 보면, 동전 하나를 가운데에 놓고, 주변에 최대로 둘 수 있는 동전의 개수는 6개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제 차원을 높여서 공을 가지고, 같은 실험을 한다면, 몇개의 공을 하나의 공에 붙일 수 있을까? 일단 가장 무지막지하게 최대값을 구하기 위해서, 대학 1학년에 미적분학에 나오는 입체각의 개념을 두 개의 접하는 공에 대해 적용하면, 답은 적어도 14.93보다는 작다는 것을 계산할 수 있다. (백만년만에 입체각 계산을 할랬더니, 땀이 삐질삐질 -_-; 났다 )

아무튼 옛날에 이 문제의 답을 두고 12개다 13개다 싸운 사람들이 있었는데, 정확한 답은 12개이다. 증명은 여기에 링크. 혹시나 당구장에 가면 한번 실험을 해보자. 당구용어도 있지 않나 키스 ㅋㅋ

아무튼 이 문제가 더 고차원에서는 어떻게 될까 하는 것을 kissing number 문제라고 한다. 문제는 간단해 보이지만, 4차원에서는 답이 24라는 것이 증명이 되었다는데, 5차원부터는 답이 제대로 안 나와 있는 것 같다. 예외적으로 답이 잘 알려진 경우는 8차원에서 240, 24차원에서 196560. 왜냐하면 8차원과 24차원에는 E8Leech 라고 하는 괴상한 녀석들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냥 간만에 입체각 계산을 고생해서 했다는 얘기를 하려 했는데, 얘기가 길어졌다.

하디를 넘어서

Tuesday, July 17th, 2007

영국 수학자 하디가 쓴 '어느 수학자의 변명'은 다음과 같은 문단으로 시작한다.

It is a melancholy experience for a professional mathematician to find himself writing about mathematics. The function of a mathematician is to do something, to prove new theorems, to add to mathematics, and not to talk about what he or other mathematicians have done. Statesmen despise publicists, painters despise art-critics, and physiologists, physicists, or mathematicians have usually similar feelings: there is no scorn more profound, or on the whole more justifiable, than that of the men who make for the men who explain. Exposition, criticism, appreciation, is work for second-rate minds.

지난 주말에 (대중을 염두에 둔) 수학책 아이디어가 하나 생겼는데, 하디가 했던 저 말이 꿈에 보이는 것이 아닌가.

수학자와 대중의 거리는 왜 먼가? 하디 때문이다 -_- 하디의 논리를 격파해야 한다.

A4 와 루트2

Tuesday, July 17th, 2007

A4 종이의 사이즈는 mm 으로 210 × 297 가 된다. 이 길이의 비율을 계산해 보면,

[math]\frac{297}{210}=1.41428...[/math]와 [math]\sqrt{2}=1.41421...[/math]가 된다.

루트 2가 무리수였기에, A4의 사이즈는 저렇게 근사값으로 정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플라톤이 사는 이데아의 세계에서는 이상적인 루트 2비율의 종이를 사용할 것이다. 그렇다면 왜 하필 루트2인가?

A-계열의 종이사이즈는 다음과 같이 정해진다.

가장 큰 사이즈인 A0를 반으로 자르면 A1두장이 만들어진다. A1을 반으로 자르면 A2 두 장이 만들어진다. 이하 과정 계속 같음.

여기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 - 이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모든 종이의 너비와 길이의 비가 루트 2 라는 것이다.

수식으로 표현하자면,

[math]\sqrt{2}:1=1:\frac{\sqrt{2}}{2}[/math]

A계열의 모든 종이가 서로 닮음이라는 것이다. 이로 인한 장점은? 원래 모양의 왜곡없이 같은 비율로 확대, 축소 복사가 가능해진다는 것! 물론 종이 만들기도 쉬워질 것이다. 큰 종이를 반으로 쩍쩍 갈라대기만 하면 되니까. 이런 성질은 루트 2말고는 없다.

오늘 혹시 어디선가 A4를 만나면 (사실은 B5의 비율도 마찬가지) 잠시 눈을 감고 루트 2에 대해 묵념을 하도록 하자.

수학과 나라의 장래

Tuesday, July 10th, 2007

며칠전 대학생이 적분도 모른다고 뉴스가 포털 대문에 오르는 등 난리를 쳤다. 동아일보는 "적분기호 ∫ 모르는 공대 신입생 많은데…정부 ‘나몰라라’"식의 제목으로 오발질을 했다. 문제의 근원은 사이언스에 이러한 기사가 났기 때문이었다.

A professor at a prestigious engineering college is scribbling on a chalkboard, so the story goes, when a puzzled freshman looks at the integration sign in one of the equations and asks, "What is that curly symbol?"

Lee Duckhwan, a chemist at Sogang University here, says the story, which he swears is true, illustrates the large number of South Korean students who arrive ill-prepared for college-level mathematics. He blames the "unprecedented crisis" on a 1997 national curriculum that lifted requirements on many high school science and math courses. With two-thirds of students now avoiding science altogether in 11th and 12th grades, Lee says university science departments have been forced to offer remedial courses before students can tackle the regular curriculum.

어느 학교인지는 모르지만, 저건 학교가 학생을 잘못 뽑은거다. 수능보고, 내신보고, 논술도 보고, 면접도 보고, 가지가지 해서 뽑아놓고는, 뽑아놨더니 적분을 모른다? 어떻게 뽑았길래? 학교가 prestigious engineering college가 아닌가 보지.

이공계 교육의 위기를 말하는데, 저렇게 하나의 사례를 가지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고, 호들갑을 떨일도 아니다. 문제의 근원이 중고등학교 교육에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중고등학교에서 수학 과학 빡세게 가르치면, 이공계가 좋아지는가? 지롤을 해라. 커리큘럼의 변화가 있어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문제의 핵심은 아니다. 이것은 훨씬 광범위한 문제이기 때문에 내가 여기서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나는 다만 수학이 어떤 면에서 국가의 장래에 중요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건드려 볼까 한다.

현대 사회는 두 가지가 지배한다. 돈과 정보다. 둘의 공통점? 둘다 숫자다. 돈도 숫자고, 정보도 숫자다.

1948년 클로드 섀넌은 통신의 수학적 이론(A mathematical theory of communication)이라는 논문을 발표한다. 여기에 샘플링 정리라는 것이 있다. 이 정리가 아날로그 정보를 디지털로 손실없이 저장하는 것에 대한 수학적 바탕이 된다. 논문은 또한 디지털 정보의 송수신에 관한 코딩이론의 문을 연다. 이후 1965년 쿨리와 투키가 '빠른 푸리에 변환'(Fast Fourier transform)을 세상에 내 놓으면서, 정보처리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한다. 이러한 수학적 결과들이 소위 우리가 사는 정보화시대를 떠받들고 있는 것이다.

내가 수학과 박사과정에 적을 두고 있다 보니, 금융회사들의 스팸성 메일을 종종 받게되는데 뒤져보니 이렇게 써 있다.

The ideal candidates will have an exceptionally strong mathematical background with an advanced degree (PhD) in a hard science or another mathematical based discipline. Candidates will also have some programming skills and a high degree of mathematical expertise in one or more of the following topics: partial differential equations, probability and statistics, stochastic calculus, or numerical methods

나야 저기서 필요한 것들은 공부를 하지 않기 때문에 별 상관이 없지만, 그래도 이렇게 각국의 헤지펀드 회사들이 돈을 굴리기 위해, 수학자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데, 대한민국은 무슨 준비를 하고 있는지 생각을 해봐야 한다. 내가 있는 건물에는 수학과, 통계학과, 경제학과가 같이 있는데, 언제까지 우리나라는 경제학과를 문과 취급할 건가?

지금 전세계의 돈이 전세계를 돌고 있다. 이러한 큰 돈이 어디서 오고 있는가? 모르긴해도 각 나라의 연금들이 큰 부분을 차지해서 굴러다니고 있을 것이다. 유시민의원도 복지부장관할때, 국민연금 월스트리트에 투자한다고 미국에 온적이 있었다. 좌파(연금)정책이 우파(헤지펀드)의 무기가 되고 있다. 좌도 우도 없는 것이다. 돈버는 나라가 장땡이고, 거기엔 수학만이 살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