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수학의 명장면 (1)

코앞에 닥친 입시 때문에 억지로 수학을 공부해야만 하는 고딩들이 아닌, 학교공부 다 끝내고 이제 사회 생활을 하는 성인들이 계속해서 수학을 증오하면서 살 필요는 없을 것이다. 따분하고 지루했던, 생각만 해도 싫은 고등학교 수학 시간... (나는 지금 일반적인 관점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음을 유의할 것) 그 때는 모든게 싫었지만, 그래도 지금 한번쯤 돌이켜본다면 어떠한 생각이 들까? 솔직히 수학이 그렇게 쓸데없는 것이면, 미술 같은 것도 쓸데없기는 마찬가지다. 그림은 즐겁게 감상이라도 하지... 그렇다면 왜 수학도 작품 하나씩 감상한다고 생각하면 안되는 것일까? 그러니 한번 기억을 더듬어, 고교 수학 시간의 명장면들을 회상해 보기로 하자. 내가 여기서 명장면이라고 하는 것은 그 결과가 중요한 것들도 있고, 결과는 대단치 않을지라도 그 뒤에서 살아 숨쉬는 어떤 아이디어가 있는 경우들도 포함된다. 물론 이 선택은 전적으로 주관적인 것이며 나의 경험에 바탕한다.

루트 2는 무리수이다.

이 정리는 그 결과가 무척 심오하고 놀라울 뿐더러, 굉장히 역사적 의미가 있는 정리이기도 하다. 고등학교 1학년 초반에 배우는 것으로, 여기서 무언가를 느끼느냐 아니냐에 따라 고딩시절 수학과의 인연이 결정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산뜻한 증명) 직각삼각형에 대한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사용하면, 루트 2는 변의 길이가 1인 정사각형의 대각선의 길이이므로 그 존재가 의심할 수 없이 확실하다. 보이는 것은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루트 2가 무리수라는 사실은, 그 대각선의 길이를 소수로 표현해 본다면, 1.4142135623730950488...으로 반복되지도 않고, 끝나지도 않는 수들이 끊임없이 나타난다는 것을 뜻한다. 참으로 이상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어떻게 저렇게 정확히 표현할 수도 없는 게 수라는 말이냐? 당연히 혼란이 온다.

루트 2는 확실히 존재하는 무언가의 길이로 나타났으므로, 수인 것은 확실하다. 그런데 그것을 소수로 표현하면, 그것이 끝나지 않고 계속된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다면 이제 진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순간이 온 것이다. 소수점 밑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되는 수의 열, 바로 그것이 수라는 사실을. 그러므로 0.99999... 도 수다.


수학적 귀납법

수학적 귀납법은 굉장히 기본적인 증명방법 중의 하나인데, 그 본질은 비유해서 말하면 도미노와 같은 것이다. 도미노가 모두 쓰러지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번째, 앞의 블럭이 쓰러지면 그 다음 블럭도 쓰러지게 만들어져야 한다. 두번재, 첫번째 블럭을 밀어서 쓰러뜨려야 한다. 여기서 하나의 블럭은 하나의 명제다. 쓰러진다는 것은 그것이 참이라는 것을 말한다.


둘 사이의 간격을 잘 맞춰서 세운다.

첫번째 것을 민다.

그러면 모두 쓰러진다.

예를 들어 보자.

이 녀석을 증명하고 싶다.

그러므로 그냥 덜컥 n=k 일 때, 이 명제가 참이라고 가정을 한다. 만약 이것이 참이라면 ,

이 계산은 n=k+1 일 때에도, 이 명제가 참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것은 우리가 도미노를 잘 세웠다는 것을 뜻한다.
그 다음 n=1인 경우를 직접 계산해 보면, 좌변은 1, 우변도 1이므로, 첫번째 도미노를 쓰러뜨릴 수 있다.
그러므로 도미노가 모두 쓰러진다.

은 사실인 것이다.
이렇게 힘들게 얻은 공식에 n=24를 넣어서 계산해 보면, 우변이 4900, 즉 70의 제곱이 된다. 이렇게 제곱을 만들 수 있는 녀석은 1, 그 다음 24, 그 다음은 ...? 이런 일이 그리 흔한게 아니다.
혹시나 해서 덧붙여 말하는데, 수학적 귀납법은 귀납법이 아니라 연역법이다.

중복 조합의 공식 H(n,r) =C(n+r-1,r)

먼저 조합이란, 여러 개 가운데에서 몇 개를 순서에 관계없이 뽑아내는 것이다. 가령 1,2,3,4 가운데서 세 개씩 뽑아 모은 조합은 123, 124, 134, 234 의 네 가지이다. n개 중에서 r개를 선택하는 조합의 개수를 C(n,r) 이라고 쓰자. 즉, C(4,3)=4.
중복 조합은, 동일한 것의 중복을 허용하는 조합이다. 예를 들면, 1와 2에서 세 개를 취하는 중복 조합은 111, 112, 122, 222의 네 가지가 있다. n개 중에서 r개를 선택하는 중복조합의 개수를 H(n,r) 이라고 쓰자. 즉, H(2,3)=4.
H(2,3) = C(2+3-1,3)=C(4,3)=4 임을 확인할 수 있다.

증명의 아이디어를 이해하기 위해, 예를 들어보자.
H(4,2)를 한번 계산해보자. 1,2,3,4 중에서 뽑는 것으로 하자. 중복해서 두 개를 뽑는 방법은
11,12,13,14,22,23,24,33,34,44 열 가지가 있다.
이제 각각의 조합에서 첫번째 것은 내버려 두고, 두번째 수에 1을 더해 주면,
12,13,14,15,23,24,25,34,35,45 를 얻는다.
이것은 1부터 5까지 중에서 2개를 선택하는 방법과 정확히 같다.
그러므로, H(4,2)=C(5,2)
하나만 더 해보자.
H(2,3)를 계산해 보자. 1,2를 가지고 중복조합을 하면,
111,112,122,222 네 개를 얻는다.
이제 첫번째 것은 내버려 두고, 두번째 것에 1, 세번째 것에 2를 더한다. 그러면,
123,124,134,234 로 변한다.
그러므로, H(2,3)=C(4,3)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거의 명확하므로, 증명은 쓸 필요조차 없다. 이 밑에 깔린 핵심개념은 바로 일대일대응이라는 것이었다.

<허수 i>
배워도 배워도 이해가 가질 않는다. 고교 수학의 괴물이라 할까? 루트 2는 그래도 눈으로 볼 수나 있었지, 도대체 제곱해서 -1이 된다는 것은 이해가 가질 않는다. 다짜고짜 a+bi (a,b 실수) 형태의 수를 생각하자고? 그런게 있기는 한 것일까?


실수는 이미 이렇게 직선 위의 하나의 점으로 생각했는데, 평면의 점 하나를 이제부터 새롭게 복소수라고 하는게 무슨 큰 문제가 있으랴.


수가 다른 어디에 있어서 수가 아니라, 점이 수이기 때문에 수다.

허수 i를 이해하기 위해 -1을 새롭게 해석해 보자. 어떤 복소수 a+bi 에 -1을 곱하면, -a-bi를 얻으니까, -1을 곱하는 것은 평면의 점들을 원점을 중심으로 180도 돌려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i라는 것은 그것을 곱했을 때, 원점을 중심으로 반시계방향으로 90도 돌려주는 놈으로 생각을 하자. 그러면 두번곱하면 180도 돌려주는 것이니, -1을 곱하는 것과 똑같은 것이다. 그러니 i를 제곱하면 -1이 되는 것이 맞다. 그리고 좀 이해가 안 된다 싶으면, 그냥 받아들이면 된다.

쓰기 전에 생각한 것은 몇 장면이 더 있었는데, 자꾸 길어져서 안 되겠다. 오늘은 이만.
(요즘 사교육 시장에 수리논술 열풍이 분다고 하니, 드디어 때가 왔나보다. 수학으로 안되면, 이삿짐센터 아니면 수리논술 장사 ??)

다음편, 고교 수학의 명장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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