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January, 2005

변하는 가운데 변하지 않는 것

Friday, January 14th, 2005

변화 속의 불변 ...
무척이나 심오한 말로 들리지만, 수학과 전공 수업을 하나만 들어봐도, 수학자들에겐 이 말이 무척이나 일상적인 용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선형대수학의 예를 들어보면, (대충 읽으시면 됨)
유한차원 벡터공간 위에서 정의된 선형사상이 있다고 하자. 적절한 기저를 선택하여, 이 선형사상을 행렬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때 만약, 기저를 다른 것으로 선택한다면, 선형사상은 다른 행렬로 표현될 것이다. 다시 말해 선형사상의 행렬표현은 기저의 변화 속에서 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흥미를 끄는 것은, 이 서로 다르게 표현된 행렬들의 행렬식(determinant)은 같다는 것이다. 더 관찰해 보면, 행렬식 뿐만이 아니라, 대각성분의 합(trace)도 같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이는 사실, 특성다항식(characteristic polynomial)이 같다는 데서 자연스럽게 따라나오는 결과이다. 행렬식과 대각성분은 특성다항식의 계수일뿐이므로...
재밌는 문제는 여기서부터 생겨난다. 만약에 서로 다른 두 행렬이 있을 때, 이들은 어떤 하나의 선형사상의 서로 다른 행렬표현으로 얻어졌겠는가? 하는 질문이다. '그렇다'라고 답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두 행렬의 특성다항식이 동일한지 정도는 살펴봐야 할 것이다. 만약에, 계산 결과 특성다항식이 같다면, 질문에 완전히 답할 수 있을까? 아쉽게도 그렇지는 않다. 그러면 무엇을 더 조사해 보아야 하는가? ... ... 당연한 것이지만, 기저를 변화시키면서 선형사상을 행렬로 표현할 때, 기저의 변화에 관계없이 변하지 않는게 또 무엇이 있는지를 찾아보아야 할 것이다. 특성다항식은 그것들 중의 하나였을 뿐. 아무튼 만약에 이렇게 해서, 질문에 완벽하게 답할 수 있게 해 주는 정보를 더 찾아내게 되면, 그때 우리는 처음에 제기된 문제가 완벽하고, 깔끔하게 해결되었다고 말할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선형대수에서도 '변하는 것 속에서 변하지 않는 것 찾기'는 중요한 테마가 되는 것이다.

이제 화제를 옮겨서...
이렇듯 '변화 속의 불변'은 수학의 주요 관심사인데, 내가 보기엔 음악의 주된 관심 역시 '변화 속의 불변'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내 견해로는 노래치고 변주곡 아닌게 없긴 하지만, 특별히 변주곡이야말로 '변화 속의 불변' 이라는 테마의 가장 훌륭한 구현이라고 할 수 있겠다. 끊임없이 변하는 변주 속에서, 변하지 않고 남아있는 그 주제를 찾는 것이 변주곡 감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무튼, 나는 무엇보다도 변주곡이 재밌고 좋다.

작업이 생각보다 노가다 (가지고 있는 mp3 파일을 부분별로 쪼갠 다음, wma 파일로 변환하는 작업)인 관계로 시간이 좀 걸린다. 그러니 오늘은 조금씩만 맛보도록 하자.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테마 (굴드의 허밍이 들림)
마지막변주

베토벤의 디아벨리 변주곡
테마
26번째 변주 (변주에 변주를 거듭하다 여기까지 왔음)

모짜르트의 작은별 변주곡 (동요 - 반짝반짝 작은별임)
테마
제10변주 (사랑스런 모짜르트 ㅋㅋ)

슈베르트의 죽음과 소녀 2악장
테마
제4변주 (빼어나게 아름다움)

브람스의 하이든 주제에 의한 변주
테마
제3변주

재밌지 않은가?
빠진 것들은 틈틈이 올리도록 할테니, 음악공부도 하고, 음악감상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