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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163 (3)
2007년 01월 14일 23시53분

사람들은 수학에는 논쟁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수학적 결과 그 자체에 대해서 논쟁이 존재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한발짝만 수학 밖으로 나가서 수학을 바라보게 되면, 수학에도 역시 재미있는 논쟁이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수학을 한다는 것은 발견을 하는 것인가 발명을 하는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절대주의적이며 플라톤주의적인 관점에서는 수학이란 이미 어딘가에 완벽하고 아름다운 형태로 존재하고 있고, 인간은 그것을 하나둘씩 찾아 나갈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보다 인간적인 관점에서는 수학 역시 인간의 선택이 끼어들어가는 발명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사실 이 문제에 대해서 수학자들은 별로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이런 논쟁을 더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빨로 먹고 살아야 하는 철학자같은 사람들이겠지요. 수학자들은 그저 묵묵히 수학을 할 뿐입니다. (내놓고 말은 안해도, 속으로 수학은 아름답게 실재한다고 믿으면서 말이죠)

고딩수학을 보면 허수라는 것이 있습니다. i^2 = -1 라는 것이죠. 교실에는 대혼란이 시작됩니다. 그런게 세상에 어디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현실의 세계와 수학의 세계 사이의 대응관계가 깨지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음수는 온도계에 있었다고 둘러대면 됐지만, i는 도무지 눈에 보이질 않습니다. i는 이미 존재하고 있었던 것일까요? 아니면 인간이 만들어 억지로 끼워 넣은 것일까요?

쓸데없는 얘기가 길어졌는데, 이제 다시 주제로 돌아가야겠습니다. 주제를 잊었을 법도 한데, 지금 우리는 163x^2+x+41가 보여준 기이한 현상을 이해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서, 오늘은 한 가지 개념을 공부해 볼까합니다. 바로 (소)인수분해라는 것이죠. 중고딩 시절에 많이 들어본 익숙한 단어일 것입니다.

문제를 하나 풀어봅시다.

x^4-y^4를 인수분해하시오.

이 정도 문제라면, 어렵지않게 (x^2+y^2)(x+y)(x-y) 라는 답을 쓸 것입니다. 그런데 이게 과연 정답일까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아마도 중고딩들에게는 이 정도면 정답입니다. 그러나 수학을 공부하는 학생이라면 문제가 좀 불완전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왜 그렇냐고요? 답이 (x+iy)(x-iy)(x+y)(x-y)라고 하면 어떻겠습니까? 이것도 가만 보면, 맞는 말이지 않습니까? 지금 여기서 중요한 문제는 우리가 지금 놀고 있는 무대가 어디냐는 것입니다.

이제부터 정수의 집합 \{\dots, -3, -2, -1, 0, 1, 2, 3, \dots\}\mathbb{Z} 라고 표기합시다. 처음엔 이것이 다소 낯선 표현이어서 어려움을 줍니다. 그렇지만 이겨내야 합니다. 수학을 공부하는데 있어 사실 가장 고통스런 과정은 바로 이 낯선 심볼들과의 전쟁을 벌이는 일입니다. 이 전쟁에서 패하면, 우리는 이러한 주술을 해독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들에게 지배받게 됩니다. 그러나 이 고통을 이겨내어 심볼을 몸에 익히게 되면, 우리는 소통할 수 있게 되고 사유할 수 있게 됩니다. 무슨 분야든 결국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차이는 그 분야의 심볼 해독 능력에 달려 있습니다. 귀머거리 베토벤이라면 악보만 봐도 음악이 들리지 않았겠습니까?

\mathbb{Z} 안에서는, 2를 소인수분해하라는 것이 이상합니다. 그런데, 이제부터 이 녀석의 범위를 조금 더 넓혀, \{a+bi \: : \: a,b \in \mathbb{Z}\} 가 이제부터 우리의 정수인 것처럼 생각해 봅시다. 이 집합은 \mathbb{Z}처럼, 더하기 곱하기가 그 안에서 완벽하게 작동므로 이렇게 생각을 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아무튼 여기선 2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요? 2=(1+i)(1-i) 가 됩니다. 예전에는 소수였던 2가 쪼개지는 일이 생깁니다. 2는 \{a+bi \: : \: a,b \in \mathbb{Z}\} 에서는 소수가 아니라는 것이죠.

요약을 합니다. 인수분해를 하는데 있어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지금 손에 들고 있는 수가 어디에 속해 있는 것이며, 이녀석을 분해하는데 있어, 어느 범위까지의 수를 사용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지금 어디서 놀고 있는 것인지, 다시 말해 어떤 집합에서 놀고 있는 것인지를 인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중고딩에게는 이런 고민이 요구되지 않지만, 163x^2+x+41의 미스테리를 풀려면, 이러한 개념이 필요해집니다.

이제 조금씩 문제의 본질로 다가서고 있고, 두번 정도의 글을 더 쓰면, 끝을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끝까지 갈 의지가 아직 남아있는지 알려주세요. 그리고 기억하세요.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이, 지루함을 참아낼 수 없는 사람에게는, 재밌는 시간도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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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By: 화종 2007년 01월17일 04시05분

메렁

By: JD 2007년 01월16일 17시40분

It's just got interested!!

By: 철구 2007년 01월15일 23시01분

너 밖에 없다 ㅎㅎ

By: 윤형 2007년 01월15일 19시44분

흥미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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